국가권력에 대한 예속화 심각한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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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대호

 

-정권 바뀌면서 KDI, 노동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 입장 180도 바뀌고 관변단체 변화도 놀라워

-한국에서 공공정책 담론은 국가 의존 심해. 국가의 젖과 꿀을 빠는 빨대 없으면 풍찬노숙 필연

-권력이 맘만 먹으면 밥그릇을 깨거나 부정비리사범으로 자유 빼앗을 사람과 기관이 너무 많다

 

 

 

공영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종편조차도 패널 선정할 때 몸을 사린다. 적폐 패널이 돼서는 밥 먹고 살기 어렵다.

 

개인적으로 10대 후반부터 운동권에 몸을 담았고, 최근 12년간은 민주/진보 동네에서 ‘제3의 길’의 한국 버전을 개발/판매해왔기 때문에 민주/진보 동네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근황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아는 한 지금 대한민국이 어디쯤 있고, 어디로 가야 하는지 고민이 좀 깊은 자는 입을 아예 다문다. 양심과 이성이 있으니 비판을 전혀 하지 않을 수 없는데, 당연히 표현이 매우 조심스럽다. 방향 시비가 아니라 절차, 과정 시비를 주로 한다.

 

물론 똥오줌 못가리는 자들은 열심히 쉴드친다. 진영 논리로 무장하여 적폐 세력을 향해 야유도 하고, 무딘 칼이라도 휘둘러야 일용할 양식이라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일 게다. 나는 비판의 선봉(?)에 서봤기에, 이들이 쉴드치는 다양한 논리나 수법을 비교적 많이 접한다.

 

메시지가 안되면 메신저를 공격하라고, 논리가 딸리면 자격 시비를 한다. 자유한국당은 그런 말(비록 옳은 말이라 하더라도) 할 자격이 없다고 한다. 나 같은 사람에게는 “이명박근혜 때는 뭐했냐? 왜 그런 비판 안했냐?”라고 한다. 이명박근혜 때 작은 벼슬이라도 했으면 바로 도매금으로 넘길 기세다.

 

비정규직을 재벌과 연결시키고, 자유한국당은 재벌비호당이라 하고, 비정규직 책임은 자유한국당과 이명박근혜 정권에 있단다. 팩트도 논리도 이성도 없다.

 

이건 이쯤하자. 이 글을 쓰는 것은 자칭 똥오줌 못가리는 민주/진보 sns 왈왈이들을 한번 더 까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국가권력에 대한 노예화 현상이다.

 

태영호는 <3층 서기실의 암호>에서 북한 인민을 김정은 일가의 노예라고 규정했다. 생명권, 재산권, 자유권이 없기 때문이다. 김정은 일가가 인민의 생명, 재산, 자유를 마음대로 유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김정은 일가가 마음대로 유린해도 견제, 감시, 저항, 도피할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들은 인간의 기본 권리인 의사표현의 자유, 이동의 자유, 생산수단을 보유할 자유, 자기 자녀를 관할할 수 있는 자유마저 빼앗겼다. 북한은 김정은 가문만을 위해 존재하는 노예제 국가다. 따라서 한반도 통일은 북한 주민을 노예사회에서 해방시키는 ‘노예해방 혁명’이다.”

 

정권이 바뀌면서 KDI, 노동연구원 등 국책연구기관의 입장이 180도 바뀐다는 뉴스가 종종 나온다. 자유총연맹 등 관변단체의 입장 변화도 놀랄 만하다. 북한통일 관련된 담론은 거의 국가가 소비자이기에, 퇴직자 외에는 다른 입장을 피력하는 사람을 찾기 어렵다. 북한통일 관련 세미나에서 젊은 발제/토론자 찾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교육 관련 담론도, 압도적으로 국가가 소비자다. 그래서 교육부나 교육청이 뿌려대는 각종 지원금과 용역비의 포로가 된 사람, 기관, 학교에서는 정부 정책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사람을 찾을 수없다.

 

공영방송은 말할 것도 없고, 종편조차도 패널 선정할 때 몸을 많이 사린다. 적폐 패널이 돼서는 밥 먹고 살기 어렵다.

기업인들도 움추린다. 찍히면 검찰, 국세청, 공정위, 금융위, 고용부 등이 개떼처럼 달려들 수 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 배지를 달았거나, 그 보과관이나 당료가 아니라면, 정부에 비판적인 생각을 당당하고 날카롭게 표현하며 먹고 사는 게 여간 어렵지 않다.

 

불행하게도 한국에서 공공정책 담론은 너무 심하게 국가(중앙정부+지방정부+공공기관)에 의존한다. 중앙정부-국회-정당-지자체-공공기관에서 흘러나오는 젖과 꿀을 빠는 빨대가 없으면 그야말로 풍찬노숙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민주/진보는 1987년 이후, 권력이 함부로 할 수 없는 (젖과 꿀이 솟아나는 샘을 가진 ) 노동조합과 시민사회 단체가 있었다. 그리고 진보와 보수의 기계적 균형을 애써 맞추려는 방송사의 정책에 따라, 민주/진보 간판을 단 패널들을 제법 필요로 하였다. 공공정책 연구 용역 시장에서도 그랬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진보-보수가 아니라 적폐-개혁, 부도덕-도덕, 불의-정의, 친일독재-민주평화, 반통일-친평화, 친재벌-반재벌 같은, 초딩스러운 대립구도로 세상을 보기에, 상생이나 균형을 도모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척결, 궤멸, 분쇄, 박살을 도모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은 북한과 달리 생명, 재산, 자유를 함부로 빼앗을 수는 없다(그래도 전직 대통령들에 대해서는 아니지만…).

 

하지만 국가권력이 공무원 인사권(승진, 보직), 감사권, 수사권, (국세청, 공정위, 금융위)조사권, (방송사)인허가권, 행정명령권, 예산편성권 등으로 밥줄을 끊거나, 죄거나 할 수 있다. 권력이 맘만 먹으면 밥그릇을 깨거나 부정비리 사범으로 자유를 빼앗을 사람/기관이 너무 많다. 

 

하지만 여전히 저 많은 치명적인 권한이 자의적으로 행사되지 않게 하는 견제, 감시, 균형 장치는 부실하다. 권한 오·남용, 예산 남용 등에 완전히 무방비 상태나 다름없다.

 

내가 내 청춘의 민주화운동과 노동운동이 바다에 한 쟁기질이나 다름없다고 한 토로에 대해 박수치는 보수우파들이 많더라. 무슨 귀순 용사라도 본 양! 가만보니 자신들은 항시 옳았고, 운동권, 민주, 진보, 좌파는 항시 틀렸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자칭 보수우파야 말로 나와 같은 토로를 해야 마땅하다. 보편 이성과 양심의 성찰, 반성, 진화, 발전 과정으로 사상이념을 보지 않으면 시대착오에 잔악무도한 진보에게 계속 당할 수밖에 없다.

 

성찰, 반성해야 할 것들이 수두룩하다. 형편없는 대통령이 두번 연속, 어찌보면 서너번 연속으로 나오는 정치시스템을 고치지 않은 것, 담론이 초딩 수준에서 발달하지 않는 것, 권력의 노예가 구조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게 제도를 허술하게 짠 것, 권력 오·남용에 대한 견제, 감시, 균형 장치를 만들지 못한 것 등.

 

북한 인민은 확실히 김씨 가문의 노예라면, 남한 국민의 상당수도 마찬가지다. 특히 공공정책 담론 연구자의 절대다수는 권력의 진짜 노예다. 권력은 인적으로는 선출직 공직자와 직업공무원이다.

 

얼마 전 한 의원이 범죄에 상관없이 금고 이상의 형을 받으면 의사 면허도 정지/취소시키자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들었다. 우리의 수사/기소권과 재판권이 어떻게 행사되는지 안다면, 또 한반도의 유구한 역사와 전통인, 백성/인민/국민에 대한 권력의 노예와 경향을 안다면 절대로 발의할 수 없는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1980년대 중반 운동권의 핵심 구호 중의 하나는 ‘미제축출 파쇼타도’였다. 지금 보니 축출할 것은 권력 그 자체다. 시장과 사회와 지방에서 최대한 축출해야 한다. 축출할 것은 권력만이 아니다. 지대도 추가해야 한다. 사실 지대가 있는 곳에 권력의 개입이 있거나, 방조가 있다. 권력과 지대는 일타 쌍피다. 그리고 파쇼 타도는 여전히 맞는 것 같다.

 

1982년 봄에 파쇼라는 말을 처음 들었는데,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지금 보니 문재인정권이 전두환정권 보다 더 파쇼 정권에 가까운 것 같다.

 

나랑 생각을 같이 하는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대부분 입을 닫고 살 수밖에 없는 현실이 참으로 서글프다. 그 사람들 몫을 하려니 내가 좀 더 부지런하지 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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