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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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봉달

 

-뷰티서플라이는 주로 흑인 상대로 한인들 독무대. 시카고 한 도매업체가 전국구 규모

-세탁소, 리커스토어, 식당, 노가다, 식품, 뷰티, 핸펀 등 소매업 등 스몰비즈니스 중심

-벨연구소, 페르미연구소, 아르곤연구소 존재감. 한국 이과출신이나 의사들 많이 정착

 

 

 

뷰티서플라이는 주로 흑인들을 상대로 하며, 한인들이 꽉 잡고 있는 업종이다.

 

L이 즐겨 다니던 주요 취재처는 한인 그로서리와 뷰티서플라이 등이었다. 커뮤니티에서는 그나마 규모가 있으면서 돈을 버는 업체들이다.

 

이외에도 상공회의소나 무슨무슨 협회 같은 게 있는데 동네 아저씨들 복덕방 하듯 차려놓고 시간 때우며 나름 동포사회를 위해 주류 정치인에 줄을 대서 사진도 찍고 암튼 바쁜 단체다.

 

뷰티서플라이는 주로 흑인들을 상대로 하는데 한인이 소유한 시카고 지역 한 도매업체가 전국구 규모일만큼 크고 업계 자체를 한인들이 꽉 잡고 있다. 요새는 다른 인종들의 진출이 많아져 예전 같지 않다고는 하나 서브프라임 전까지만 해도 온갖 도매업체가 난립했음에도 불구하고 호경기에 다들 지화자 니나노 잘먹고 잘살았었다.

 

L이 자주 드나들었던 전국 1위 J뷰티는 이북 실향민 출신 한인 이민자가 맨손으로 일궈낸 회사다. 개인으로선 입지전적인 성공이요 커뮤니티 차원에서도 고용과 원만한 상품 공급으로 기여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이북출신들이 흔히 그러듯 창업자는 1전 한푼 허투루 쓰지 않고 근검했다고 하는데, 그럼 뭐하나 사후에 아들들은 맨날 룸빵 가고 비서로 있다 재취한 사모님은 돈을 펑펑 쓰면서 한인회장 역임 후 정치권을 기웃거리신다. 버는 놈 따로 있고 쓰는 놈 따로 있다더니 딱 그짝이다.

 

기자 노릇하며 가장 기억에 남았던 이벤트는 H마트 시카고 입성이었다. 한국에서야 동네에 이마트가 들어오든 말든 슈퍼 하나 생겼다고 무에 큰일이랴마는, 워낙 없이 살던 시카고 한인들은 그동안 몇평 되도 않는 시골마트에서 장을 보다 대형 H마트가 들어오니 가뭄에 비 온 격이요 온동네 잔치가 돼 버렸다. 개장 첫날 만 명이 왔던가 발디딜 틈도 없이 읍내 마실 나와 장을 보는데 밀집도로만 보면 명동 한복판 저리가라할 정도였다.

 

그 뒤 7시 계열 아씨마트가 들어오고 H마트는 전두환의 29만 원이 투자된 나아쁜 업체라는 소문이 퍼지며 한동안 양강체제가 유지됐다. 요즘엔 멀리 있던 중부시장도 한인들의 읍내라 할 수 있는 나일스-글렌뷰 쪽에 지점을 크게 내 경쟁 중인데, 한인 뿐 아니라 타인종도 잘 공략해 계속 번창하는 H마트와는 달리 아씨는 날이 갈수록 폭망 중이다.

 

시카고에서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한인 비즈니스는 위에 소개한 뷰티서플라이와 그로서리 정도다. 고학력 전문직이 아닌 한인들로서는 고용 기회가 많지 않다. LA처럼 인구가 50만 이상이 되면 웬만한 중소도시 정도는 되니까 자체 선순환이 가능한데 시카고는 끽해야 5만 정도라 현지 주류 사회와 연결이 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언어나 전공이 적응하고 살기엔 부족하기 때문에 많은 한인들이 자기 스몰비즈니스를 한다. 주로 세탁소나 리커스토어, 식당, 건설업(이라 쓰고 노가다라 읽는다), 식품, 뷰티, 핸펀 등 소매업, 공업사, 헤어 및 네일 등 미용업, 태권도장 등이다.

 

한국은 자영업자들의 지옥이 된 지 오래지만 미국은 그래도 자기 장사하면 먹고는 산다. 케바케지만 많이 벌진 못해도 웬만한 가게 부부가 둘이 같이 매달리면 연 10만 달러는 가져온다고들 한다. 시간당 인건비를 생각하면 많이 버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학군 좋은 비싼 동네에 살며 애들 대학 보내고 노년에 큰 쪼달림 없이 잘들 산다.

 

다만 나 같은 월급쟁이에겐 종종 짜증나는 것이, 장사하며 세금 보고를 안 해 저소득 지원을 받으면서 좋은 집에 럭서리카를 타고 다니는 경우를 자주 본다는 것이다.

 

시카고-일리노이는 한국엔 엘에이나 뉴욕만큼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 수십년간 미국의 3대 도시 중 하나였으며 요새 중서부 러스트벨트의 경기 침체로 성장이 동반 하락했으나 여전히 4, 5위권 대도시다. 상품과 자본, 물류의 허브이자 첨단 기업들 특히 제조업과 제약회사들이 많이 들어와 있기도 하다.

 

그 유명한 벨연구소와 페르미연구소, 아르곤연구소 등이 모두 시카고 지역에 있다. 따라서 한국의 물리학이나 공돌이박사들이 많이 정착해왔고 요즘엔 좀 뜸하나 예전 베트남전 이후 한동안 의사 간호사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눌러앉은 곳이기도 하다.

 

특히 의사들은 가만 보면 여기서 돈 많이 버는 것 같다. 페이닥터야 뭐 전공에 따라 최저 15만 달러에서 50만 달러 사이겠으나 한인을 주상대로 하는 내과의원만 열어도 꽤 쏠쏠한 모양이다. 박정희 때 학생운동 하며 돌 좀 던졌다는 모 닥터께선 자녀들도 모두 의대에 보냈는데 레지던시를 미국에서도 최고인 서부 어느 병원(개인 정보 보호 차원에서 자세하겐 안 쓴다)에서 잘하고 있던 애들을 급히 시카고로 불러 본인 의원 물려주셨다. 그깟 월급 받아 뭐하냐고 남주기 아깝다나.

 

미국이라고 탱자탱자 놀면서 돈 벌 수 있는 것도 아니고 특히 시카고 지역은 높은 세금에 경기는 갈수록 침체되고 있어 사는 게 팍팍하지만 한국보다는 사정이 나은 것 같긴 하다. 실직했다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도 없고 나이 들어 은퇴한 뒤 폐지 줍고 다니는 노인도 없다. 여유가 많진 않아도 최소한의 dignity는 있다고나 할까. 나만 해도 문레기 쓸데없는 전공에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것도 아닌데 그래도 취직 되고 어떻게든 살고 있지 않은가.

 

<이어서 읽기>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2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3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4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5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6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7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9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0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1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2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3
봉달의 미국 이민 이야기 #14 결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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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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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미국에서 혼자노는 남자2018.12.19 PM 13:59

    글 잼있게 잘 봤읍니다^^

  2. 미국에서 혼자노는 남자2018.12.19 PM 14:02

    잼있게 잘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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