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가미만의 의료수가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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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환규

 

출발점도 낮았는데 수십 년간 인상폭이 매년 평균 인상률을 밑돈다.

전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대한민국의 의료는 수명을 다하고 있다.

지금 말하는 수가 문제는 ‘정상적’이냐, ‘비정상적’이냐에 대한 것이다.

 

 

지난 7월, KFC(켄터키프라이드치킨)는 대표 제품인 징거버거 가격을 8.1% 인상하는 등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 가격인을 인상했다.

 

오늘 맥도날드 역시 올해 들어 두 번째 가격 인상 계획을 발표했다. 대표메뉴는 6.5% 전체적으로는 4.8% 인상이다.

 

물가가 오른다는 것은 가만히 앉아서 내 수입이 줄어든다는 것과 다르지 않다. 따라서 짜증 나는 소식이지만, 그러나 그들이라고 어쩌겠나. 인건비도 오르고, 식자재비가 오르는데 어떻게 가격 인상을 하지 않을 수 있겠나. 그 필요성을 인정한다.

 

문제는 의료수가다.

 

문제는 의료수가다. 출발점도 낮았는데 수십 년간 인상폭이 매년 평균 인상률을 밑돈다. 그런데 정부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으니, 민간의료기관도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할 수 없다.

 

출발점도 낮았는데 수십 년간 인상폭이 매년 평균 인상률을 밑돈다. 그런데 정부가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으니, 민간의료기관도 마음대로 가격을 결정할 수 없다. 원가미만의 의료수가는 여기에서 탄생했다. 정부가 제시한 인상안(대체로 매년 2~3% 수준)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페널티가 주어진다. 페널티란 정부안을 밑도는 인상폭이다. (정부가 2.3% 인상안을 제시했을 때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2.1%로 결정되는 식이다)

 

쌍방 간의 계약에 있어 한쪽(을)이 다른 한쪽(갑)의 계약조건을 거절할 권한이 없는 것은 자유대한민국에서 당연히 위헌적 조항이다. 그러나 번번이 헌법재판소는 조폭정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단연코 말하건대, 조폭보다 더 나쁘다. 왜냐면 조폭도 법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원가미만의 수가를 받고 있는 의료기관이 망하지 않는 이유가 뭐냐고?

공부를 하시면 금새 아시게 된다.

 

대학병원의 경우, 장례식장/주차장/식당임대 등의 수입으로 버틴다. 그리고 ‘비급여’로 버틴다. 비급여는 급여의 손실부분까지 만회하는 수준이어야 하기 때문에 비급여의 이익률이 높다.

정부가 보조하는 급여는 원가 이하고, 환자가 부담하는 비급여 부담은 오로지 환자 몫이다.

이래저래 환자들이, 즉 국민이 속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의료가 왜곡되지 않고 정상적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과연?

 

전세계에서 가장 좋다는 대한민국의 의료는 그래서 수명을 다하고 있다. 버티는 것도 한계가 있지…

 

그러나 시민단체는 이런 얘기 안한다.

이유는?

 

그건 나중에…

 

아, 그리고…

분명 누가 이렇게 말할 것이다.

“또 수가 타령이야?”

맞다. 대한민국 의료가 안고 있는 거의 모든 문제의 핵심에 잘못된 수가 구조가 있기 때문이다. 그걸 지적하는데, 뭐가 문제인데?

 

수가는 의사가 잘먹고 잘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지금도 대형병원은 수익을 내기 때문에 자꾸만 확장한다.

지금 말하는 수가 문제는 ‘정상적’이냐, ‘비정상적’이냐에 대한 것이다.

수가를 말하지 말라는 것은 비정상적인 지금 이대로가 좋다는 뜻밖에 안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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