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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선우
–장애인의 사랑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으면서도 작가의 정치질에 큰 화도 났던 드라마였다.
–드라마로 멋지고 예쁘게 포장하니 장애인의 삶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았나?
–가장 화나는 것은 소중한 주제를 비겁한 정치질이나 하는 저들에게 빼앗겼다는 점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종영했다. 장애인의 사랑 이야기에 큰 감동을 받으면서도, 드라마 작가의 정치질에 큰 화도 났던 드라마였다. 장애인 인권 문제를 이용하여 작가 자신의 정치 사상을 주입시키는 매우 악질적인 모습에 안 볼까 했다. 그럼에도 이 드라마가 많은 것을 반성하게 해 끝까지 봤다.

현실의 장애인들 중 굿닥터 주원과 우영우 박은빈처럼 멋지고 예쁜 사람이 많지도 않고 드라마 속 그들처럼 천재인 사람도 보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2013년에 방영한 KBS 드라마 <굿닥터>와 비교가 많이 된다. 천재 장애인의 이야기라는 점, 그들이 소위 고위직이라 불리는 의사와 변호사가 되어 일하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비판도 많이 받았다. 현실의 장애인들 중 굿닥터 주원과 우영우 박은빈처럼 멋지고 예쁜 사람이 많지도 않고 드라마 속 그들처럼 천재인 사람도 보기 힘들다는 점 때문이다.
하지만 그 비판은 동의하기 힘들다. 그동안 우리나라에서 수도 없이 쏟아진 장애인 다큐멘터리, 그 방송에 ‘굿닥터’나 ‘우영우’만큼 관심이 갔나? 허구가 담겨있기는 해도 드라마로 멋지고 예쁘게 포장하니 장애인의 삶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 가지지 않았나? 그런 점에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굿닥터>와 함께, 큰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바탕이 있었다.
다만 ‘우영우’가 ‘굿닥터’에 비해 아쉬운 것은, 굿닥터는 하지 않은 정치질을 우영우는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했다는 점이다. 드라마 측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모티브로 한 게 아니라 주장한 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2화 ‘웨딩드레스 사건’에 드러난 레즈비언 비화, 9화 ‘방구뽕 사건’에 드러난 학교와 부모의 권위 부정, 12화 ‘미르생명 사건’에 드러난 페미니즘 미화 등을 보면 청소년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해주기는 어렵다.
드라마 제목이 ‘굿’닥터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다른 것에서부터, <굿닥터>에 비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이상한 내용이 많았다.
그중 가장 화나는 것은, 장애인 인권 문제라는 소중한 주제를, 비겁한 정치질이나 하는 저들에게 빼앗겼다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반성되는 것은, 장애인 인권 문제라는 소중한 주제를 가지고 비겁한 정치질이나 하는 저들보다 장애인 인권 문제에 관심 가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물론 저들은 목적이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르나, 그 열정은 높이 살만하다. 우영우 작가의 정치질에 화나서 안 보려다가 끝까지 볼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