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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환규
-뉴스에서는 여느때처럼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책임자는 없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모든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다”는 전제 하에서 법과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키즈까페에서 3세 남아가 길이 17미터짜리 놀이열차에서 내리다가 발이 끼어 끝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났다.
뉴스에서는 연일 “기구에 안전벨트도 없다”, “관련규제가 미비하다”며 여느때처럼 누군가에게 책임을 지우려는 주장을 반복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누군가는 책임져야 하기에, 또 하나의 규제를 만들 것이다. 현재 관련규정은 궤도길이 30미터 이상의 시설은 여러 규제를 받지만 그 미만은 해당되지 않는다고 한다. 현행 규정을 10미터 이상으로 낮출지 모르고, 거기에서도 사고가 나면 5미터로 낮출지도 모른다.

대체 아이는 왜 사망했을까?
그리고 책임이 있다면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대체 아이는 왜 사망했을까?
그리고 책임이 있다면 누구의 책임이 가장 클까?
나는 뉴스를 듣자마자 “열차에 발이 끼었는데 왜 과다출혈로 사망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발이 끼었다는 것은 발을 다쳤다는 것일테고, 과다출혈로 사망했다면 발에서 과다출혈이 일어났다는 것일텐데…
골반이나 복부, 또는 흉부라면 모를까 발을 다쳤다면 과다출혈을 막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지 않았을까…
적어도 사고 직후에 의학 상식을 가진 사람이 아이 곁에 있었더라면 과다출혈만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어린아이는 혈액량이 적기 때문에 적은 출혈량에도 쉽게 허혈성 쇼크에 빠질 수 있다. 그래서 빠르고 완벽한 지혈이 필요하다.
뉴스에 상세한 보도는 안 나오지만, 아이가 인근의 의료기관으로 이송되었다가 상태가 나빠 대학병원으로 다시 이송한 후 그곳에서 사망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3세 남아가 그 정도의 시간을 버틸 수 있었다면, 순간 과다출혈보다는 지속적인 중등도 이상의 출혈량이 쌓여 결국 과다출혈에 이르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랬다면 살 기회가 여러 번 있었을 수도 있지 않았을까…
누군가 이렇게 주장하면,
어느 국회의원 나리께서 ‘키즈까페 즉시 출동가능 의료진 의무확보법안’이나 ‘의사 의무당직법’ 같은 법안을 입안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망상마저 드는 저녁…
결론적으로 책임자는 없다.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말은 이럴 때 쓰는 말이다.
하임리히 매뉴버라는 단어를 아는 국민이 많아질 때,
“지혈만 잘하면 살 수 있다”는 상식을 아는 국민이 많아질 때,
그런 때가 올 때 진짜 선진국이 되는 것이고,
진짜 선진국이 될 때 어처구니 없는 사망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물론 세계 최고의 선진국이 되어도, 모든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다.
“모든 사고를 방지할 수는 없다”는 전제 하에
국민의 편의와 자유, 그리고 안전을 균형있게 만드는 법과 제도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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