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플랫폼 재정립이 필요하다 Ⅲ 문제 해결의 킹핀-정책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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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플랫폼은 부품, 프로그램, 기능, 활동, 정책을 지지•지원하고 조화시키는 하부 기반이나 운영체제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정책플랫폼이 있다면, 이를 구현하는 인적 플랫폼도 있기 마련이다.

-윤석열 정부 전체가 서사-미션•비전과 주요 정책을 관통하는 구라를 공유해야 한다.

 

 

1) 진짜 정무는 지피지기와 정책플랫폼

 

정권 초기의 대통령 직무수행 평가는 국정성과보다는 대통령에 대한 호감•비호감도에 크게 의존한다. 이는 표방한 정책보다는 정무, 즉 말, 태도, 행보(일정), 공직인사 등에 주로 영향 받는다. 하지만 (다변, 단언, 윽박, 질책 등)과 태도(건방, 오만, 독선, 격정, 지나친 낙관이나 비관 등)는 사람의 성격이나 습관의 산물이라서 쉽게 바뀌지 않는다. 대통령과 영부인의 말, 태도 등 처신에 대한 조언이 잘 먹히지 않는 이유다. 그런데 시간이 갈수록 주요 공직을 맡은 사람들이 발표하는 비전, 정책, 브리핑, 행보 등이 대통령직무수행 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 역시 발표 시기, 형식, 수사 등 정무적 손길이 많이 필요하다. 하지만 핵심은 어디까지나 무엇을 왜 어떻게 언제까지 바꾸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정부의 국정철학과 국정전략(싸워서 해결할 과제=), 정부가 서 있는 국제적, 국내적 정치경제 지형 및 형세에 대한 직관적 판단, 대통령이 사용할 수 있는 무기(대중의 지지, 법적 권한, 여당의 뒷받침 등)에 대한 파악과 운용 기량의 총화이다. 한마디로 지피지기의 총화로서, 개인의 성격이나 습관의 문제가 아니라 성찰과 통찰의 문제이다. 준비할 여장旅裝과 마음가짐은 넘어야 할 산이 만년설로 덮인 험준한 고산인지 슬리퍼와 반바지로 오를 수 있는 뒷동산인지를 아는 데서 시작한다. 진짜 정무는 지피지기와 정책플랫폼에서 출발한다.

 

2) 정책플랫폼과 인적 플랫폼, 그리고 리더십

 

생산자나 소비자가 모여들어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고, 상거래를 하는 장터나 비즈니스 허브hub도 플랫폼이라고 한다. 부품, 프로그램(어플), 기능, 활동, 정책 등을 지지•지원하고 조화시키는 하부 기반이나 운영체제다.

 

자동차의 기본 기능은 달리고(run), 돌고(turn), 멈추는(stop) 것이다. 이 기본 기능을 담당하는 엔진, 변속기, 차축, 바퀴, 브레이크, 핸들과 이들을 조화롭게 엮는 강고한 철골 구조를 통틀어 차대=플랫폼platform이라 한다. 이는 차의 잘 보이지 않는 하단에 있는, 본질적인 기능부다. 눈에 잘 띄는 외관(도어, 도색, 유리 등), 시트, 오디오 등은 주변적인 기능부다. 그래서 하나의 플랫폼에서 승용차(티코), 트럭(라보), 승합차(다마스) 등 겉모양이 전혀 다른 차가 나온다. 기차역의 철로 주변, 즉 사람이 타고 내리고, 화물을 싣고 내리기 좋게 만들어 놓은 어떤 ‘단壇’ 역시 플랫폼이라 한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윈도우, 리눅스, 아이폰, 안드로이드 같은 운영체제도 플랫폼이라 한다. 최근 들어서는 생산자나 소비자가 모여들어 정보와 지식을 주고받고, 상거래를 하는 장터나 비즈니스 허브hub도 플랫폼이라고 한다. 플랫폼은 부품, 프로그램(어플), 기능, 활동, 정책 등을 지지지원하고 조화시키는 하부 기반이나 운영체제다.

 

이 토론회 주최 단체 <플랫폼 통합과 전환>의 ‘플랫폼’은 통합과 전환을 위한 정치개혁 운동의 ‘단壇(받침대)이나 허브hub의 의미로 쓴다. 필자가 쓰는 ‘플랫폼’도 이런 의미를 포함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대한민국을 선진문명국으로 태우 갈 자동차(윤정부와 자유보수중도 개혁세력)의 차대에 해당하는 서사철학가치비전정책정무의 꾸러미(패키지)의 의미로 쓴다. 윤정부의 조직, 인사, 예산, 공보홍보(선전선동 혹은 언론플레이) 등 다양한 어플()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고, 잘 돌아가게 만드는 운영체제이기도 하다. 흩어진 정책 의지와 경험지식지혜를 통합조정배치하는 지적 장치이다.

 

모든 것은 사람이 하는 일이기에 정책플랫폼이 있다면, 이를 구현하는 인적 플랫폼도 있기 마련이다. 역할분담과 팀워크, 위계와 서열, 협력과 경쟁, 견제와 균형, 관행, 동지의식 등의 총체 말이다. 이는 결국 리더십 문제로 귀결된다. 아무리 좋은 플랫폼으로 만든 자동차라 할지라도 운전을 잘못하면 벽을 들이받고, 사람을 치고, 낭떠러지로 굴러떨어지듯이, 정책플랫폼과 인적플랫폼도 결국은 대통령 리더십이 후지면 별무신통이다. 사실 정책플랫폼에 관한 관심이 적었던 것은 대통령 리더십의 중요성이 압도적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승만 박정희는 지극히 열악한 조건에서 기적 같은 성취를 이루었고, 조선 고종과 문재인은 기적 같은 국가 자살극을 보여주었다.

 

3) 정책플랫폼 개발 과정에서 고려해야 할 것들

 

자동차 플랫폼을 개발할 때 주요하게 고려하는 것은 자동차 운행 환경과 법규(제약조건), 차량용도, 시장(소비자, 경쟁자 등)의 요구, 경영전략과 제품 철학(개념), 각 분야 엔지니어•전문가들의 요구와 아이디어 등이다. 국가나 정권(대통령+정당)의 정책플랫폼 개발도 동일하다. 인간의 노력이나 한국 정부의 힘으로 변화시키기 힘든 자연환경(생명자원조건), 국제정치경제지형(지정•지경학적 조건 등)을 분석하고, 윤정부가 장구한 노력으로 조금은 변화시킬 수 있는 국내정치지형, 역사 인식, 감정반응, 정신문화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그리고 변화와 개혁의 주체인 대통령과 대통령실, 행정각부 장차관, 지자체장, 정당, 주요 지지층과 기업 및 사회단체의 역량과 특성을 객관적으로 분석해야 한다. 요컨대 내치외치 지형과 정책 현안의 본질과 구조를 파악해야 한다. 정책플랫폼은 이 외에도 고려해야 할 것이 있다.

 

하나는 지피지기知彼知己다. 적을 알고 나를 아는 것이다. 지피지기는 씨름해야 할 과제(적)와 주체의 실력과 환경•지형을 아는 것이다. 그래야 중점 해결 과제와 해결책을 끌어낼 수 있다. 지피지기를 못 하면 범 무서운 줄 모르고 덤비는 하룻강아지가 될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정치 서사(story)와 미션•비전이다. 서사는 줄거리가 있는 이야기(story). 서사의 핵심은 나는 혹은 우리(국가, 정당, 정권)는 누구인지(정체성, 미션), 왜 무엇을 하려고 하는지(비전과 정책)를 설명하는 것이다.

 

서사, 미션, 비전은 감동적인 ‘구라’로 정리되어 유통되어야 한다. ‘구라’는 라디오 성우의 대본 읽기가 아니라, 잘 만들어진 무대에서 배우들이 하는 연기와 대사에 가깝다. 무대(배경), 배우(메신저), 연기, 대사(컨텐츠와 정무)의 총체다. 과학기술자, 기업 경영자, 행정•사법 관료나 교수에게는 필요 없지만, 대중을 감동·감화시켜 비전(꿈), 미션, 교리(구원, 해탈 등)을 팔아야 하는 정치인과 종교인, 정당과 교회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한 일에 비해 너무 높아서 기가 막히는 문정부 지지율도, 한 일에 비해 너무 낮아서 기가 막히는 윤정부 지지율도 각각이 딛고 선 서사에서 주로 기인한다. 서사는 구라와 태도와 호감•비호감으로 연결된다. 문정부는 북한 헌법 같은 허구적 서사를 딛고 서 있는데, 윤정부는 직업관료와 교수 출신이 많아서인지 서사에 관한 관심이 별로 없다. 얼마든지 감동적으로 만들 수 있는 개인의 서사와 진영(보수)의 서사를 만들 생각도 없고, 활용할 생각도 없다. 윤정부는 왜 이것을 하는지 혹은 안 하는지에 대한 설명, 다시 말해 대중(핵심 지지층)을 이해시키고,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언설연설사설辭說 등이 너무 인색하다. 서사는 무슨 기념식 연설과 주요 공직인사(추천)는 말할 것도 없고, 자잘한 정책(방침) 브리핑할 때도 필요하다. 매사에 정무적 마사지를 한 구라가 필요하다. 이는 탁현민 같은 이벤트 전문가나 언론사 출신 홍보전문가에게 전적으로 맡길 일이 아니다. 윤정부 전체가 서사미션비전과 주요 정책(외교안보, 경제, 노동, 공공, 교육, 지방 등)을 관통하는 구라를 공유해야 한다. 그래야 홍보든 이벤트든 캠페인이든 이슈파이팅이든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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