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 조봉암 63주기에 떠오른 강조점

<<광고>>



¶ 홍기표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적임자를 배치하는 것은 꽤 쓸만한 <정치력>이다.

윤석렬 정권은 집권 이후 이런 인사+개혁 전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소작농의 나라가 자영농의 나라가 된 사건이 실질적 건국이라 볼 수 있다.

 

죽산 조봉암 63주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을 만났다.

 

예전에는 그냥 이승만의 사법살인+ 건국서훈 정도로 생각하고 지나갔는데..

올해에는 최근의 정치상황과 관련해서 조금 다른 강조점이 떠올랐다.

 

첫째는 사법살인도 이승만 책임이지만, 애당초 초대 농림장관으로 조봉암을 ‘캐스팅’한 것도 이승만이라는 점이다.

 

반공주의자였던 이승만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공산당에서 전향한’ 조봉암을 농림장관으로 임명해서 ‘농지개혁’을 맡긴.. 이 대목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반공주의자였던 이승만이

수많은 사람들 중에 하필이면 ‘공산당에서 전향한’ 조봉암을 농림장관으로 임명해서 ‘농지개혁’을 맡긴..

이 대목을 평가해 볼 필요가 있다.

 

농지개혁은 건국 초기, 향후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매우 중요한 사업이었고, 실제로 625가 일어나기 석달 전에 실시된 이 조치 때문에 한국전쟁을 극복할 수 있었다? (내 땅이 생기면서 지켜야 할 조국이 생겼다)라는 평가가 많다.

 

이 중요한 과제를 공산당 탈당파에게 맡긴 것이다.

좌파적 아젠다를 좌파출신에게 맡긴 셈이다.

 

나랑 같은 편이 아니고, 설사 결이 다른 인물일지라도

진영을 가리지 않고 적임자를 배치하는 것은 꽤 쓸만한 <정치력>이다. 이것은 일의 성사 차원에서도 꽤 효과적인 인사전략이다.

인사전략이 개혁+집행 전략과 결합되어 역사적 터닝 포인트를 만든 사례로 을파소의 진대법도 꼽을 수 있다.

 

역사책에는 대개.. 을파소를 단순 농부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다.

밭에서 농사짓고 있던 을파소를 고국천왕(원왕?)이 갑자기 재상으로 캐스팅해서 진대법(일종의 무이자 대출)을 맡겼다는 식이다.

 

그러나 예나 지금이나 그냥 생으로 농사만 짓던 오리지널 농부를 갑자기 재상에 앉힐수는 없다. 을파소 역시 순수한 농부라기 보다는 당시 집권세력(왕족)으로부터 소외되어 초야에 묻혀있던 비주류 부족의 일원이라고 봐야 한다는 주장의 근거다.

즉 을파소의 진대법도 반대파 혹은 비주류를 캐스팅해서 당시 최대의 개혁과제를 위임하는 인사+사업집행 전략이었던 것이다.

 

윤석렬 정권은 집권 이후 이런 인사+개혁 전략을 전혀 보여주지 못했다. 획기적 인사전략을 보여주기는 커녕 아빠 찬스를 복지부 장관에 임명하고, 술 잘 먹는 아줌마를 교육 장관에 임명하는.. 황당한? 짓을 해서 스스로 집권기반을 망가트렸다.

 

두 번째는, 당시의 농지개혁이 국가개입에 의한 <자산 재분배>라는 측면이다.

 

엄밀히 말하면 지주-소작농 관계는 자본-임노동 관계 처럼..

지주랑 소작인이랑 서로 서로 각자 알아서 할일.. 이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승만은 이 지점을 전면적인 국가의제로 삼아 ‘개입’ 전략을 택했다. (물론 그 이유는 북쪽의 토지개혁에 대응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대중의 경제적 기초를 정립, 확장하는 문제에 대해, 국가가 대안을 갖고 개입하는 것은 국가전략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다.

 

자유 혹은 민간 자율이라는 명목하에 그냥 방관하는 것은 ..

권력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당시 최대 산업이던 농업적 생산관계에

국가가 <중간에 끼어들기>해서 유상몰수 유상분배라는 작업을 수행해 냈고, 결국 대중에게 기본자산을 제공하여 소작농의 나라를 자영농의 나라로 순식간에 바꿔버렸다.

 

건국은 상징적 건국-> 형식적건국-> 실질적 건국으로 나아간다.

소작농의 나라가 자영농의 나라가 된 이 사건이 실질적 건국이라고 볼 수 있다.

 

정권은 꼭 일을 못해서 욕을 먹는게 아니다.

아무 전략도 없고,

대체 무슨일을 하는지? 뭘 하고 자빠졌는지? 모르겠으면,

지지율이 지하2층 까지 떨어지게 마련이다.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