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이중구조는 정진석의원의 발 아래 거대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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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석

 

– 대우조선 하청노조가 하는 것은 합법적 파업(노무제공 거부)이 아니라 불법·폭력적 조업 방해 입니다.

– 아무튼 노동시장에 시장원리를 너무 강하게 틀어막은 결과가 바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입니다.

– 공공과 민간,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이중구조가 있습니다.

 

우연히 페북 담벼락에서 정진석 의원 글을 봤습니다.

 

솔직히 한숨이 나왔습니다. 도대체 무엇을 어쩌자는 것인지? 정의원의 말씀 해석 좀 해주십시오. 당대표, 장관, 총리를 넘보시는 여당 중진인 정진석 의원이 일개 sns 논객보다 더 무책임한 글을 쓰시니 윤석열 정부 정말 피곤하겠습니다. 대통령 못해 먹겠다는 소리 절로 나오겠습니다.

 

“불법 파업에는 엄정하게 대응해야 한다. 그러나 공권력을 투입하여 파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해법이 될 수는 없다. 이번 파업은 노사관계는 물론 노노관계의 이중성이 응축되어 발생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조의 불법파업은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하지만 서둘러 파업을 종식시킨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이번 사태를 사회적 대타협, 노동시장 개혁으로 가는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

 

중진의원이 이러시니 제대로 된 경제활동 한번 한 적이 없는, 인성과 컨텐츠가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이준석이여 다시 한번”을 부르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니겠습니까?

 

중진의원이 이러시니 제대로 된 경제활동 한번 한 적이 없는, 인성과 컨텐츠가 저열하기 짝이 없는 “이준석이여 다시 한번”을 부르는 사람이 많은 것 아니겠습니까? 이준석은 이 문제에 대해서는 정의원처럼 헷갈리는 얘기 안할 겁니다. 하기사 윤석열을 불러낸 민심의 뿌리도 기성 정치권에 대한 깊은 실망이겠지요.

 

거듭 얘기하지만 대우조선 하청노조가 하는 것은 합법적 파업(노무제공 거부)이 아니라 불법·폭력적 조업 방해입니다. 한국에서는 종종 일어나는 일인데, 다른 나라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입니다. 여간 골때리는 일이 아닙니다. 조합원 120여 명이 자행하는 불법·폭력 행위는 대우조선에 목을 맨 수십만 명의 자유권과 생존권에 총구를 들이댄 인질극입니다. 이 사태는 노사 자율·평화로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하청노조가 겪는 피해와 고통이 1이라면, 나머지의 그것은 1만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극적인 비대칭성으로 인해 시간이나 선의에 호소해서 해결될 일 아닙니다. 이런 행위가 성공한다면, 손실보다 이익이 크다면 얼마든지 모방 범죄가 가능합니다. 수백 수천 개의 협력업체가 동일한 방식으로 자신의 권리와 이익을 취하려 할 겁니다.

 

구조적 원인? 정말로 오랫동안, 그 누구 못지 않게, 이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2016년 6월 새누리당 원내대표로서 대표 연설을 할 때 말씀하신 ‘중향평준화‘는 제가 만든 용어입니다.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여의도 연구소의 의뢰로(용역비 50만원) 약 20쪽 짜리 보고서를 쓴 적이 있습니다. 지금도 여의도 연구소 자료실에 제가 쓴 보고서가 있을 겁니다.

 

지독한 이중구조를 만든 원흉이 귤화위지(橘化爲枳)의 전형이 된 노동조합, 공무원, 정치인 및 정당, 국회, 법원입니다. 근로기준법의 해고 관련 조항과 파업시 사업장 점거를 예사로 만들고, 대체 인력 투입을 틀어막은 노동조합 및 노동쟁의조정법이 그 주범입니다. 정당과 국회를 이중구조를 만든 주요 원흉으로 보는 이유입니다. 민주화 되고 나서 민주화운동 하고, 독립되고 나서 독립운동을 하는 법관들도 온정주의적 판결로 이중구조를 심화시켜왔습니다.

 

노동조합에 대해서는 전에도 썼지만, 한국의 노동조합은 사회적 약자의 무기=귤이 아니라, 사회적 강자의 무기=탱자, 즉 약탈(지대추구)의 수단입니다. 우리 헌법에서 노동3권을 보장한 것은 노조가 단체교섭을 통해 “직무에 따른 기업횡단적인 근로조건의 표준“을 형성하여 교섭력 약한 근로자의 자유와 권익 증진에 이바지한다고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한국의 크고 힘센 노조는 그런 생각이 전혀 없습니다. 그러니 근로조건은 기업의 지불능력과 노조의 교섭력의 함수가 되고, 사람값(근로조건)은 개인의 직무성과=생산성이 아니라 소속(직장)에 따라 천양지차가 납니다. 따라서 대우조선 같은 좋은 직장은 가능하면 직접 고용을 늘리려 하지 않고, 더 많은 일을 외주화하려 합니다. 크고 힘센 원청 노조가 “기업횡단적인 표준”을 추구하지 않으니 원하청 간 근로조건 격차가 더 커지기 마련. 원청 근로자가 받아 안아야 할 위험과 부담이 오롯이 하청에 전가되면서 이중구조가 심화되었고, 급기야 저런 불법폭력 투쟁이 일어난 겁니다. 요컨대 모든 근로자를 약자로 보고, 노조를 약자의 무기로 간주하고, 이들의 재산권 침해를 관대하게 봐주는 노동관계법이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심화시키고, 회사는 생존전략 차원에서 외주를 늘리고, 단가 인하를 압박하는 악순환의 끝에 저런 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아무튼 노동시장에 시장원리를 너무 강하게 틀어막은 결과가 바로 노동시장 이중구조입니다.

 

그런데 왜 공무원을 들먹이냐? 노동조합이 과도하게 끌어올린 권리와 이익을 정상으로 여겨, 자신들도 누리려 하기 때문입니다. 공무원의 권리와 이익은 사회적 표준이 되어 온 사방으로 퍼져 나갑니다. 한마디로 지독한 비정상을 정상으로 여겨 확산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중구조는 원하청만 있는 게 아닙니다. 공공과 민간, 현세대와 미래세대의 이중구조가 있습니다. 힘센 전자는 너무 많은 기회, 권리, 이익, 혜택을 누립니다. 공무원연금과 국민연금 생각하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지독한 이중구조는 정진석의원의 발 아래 거대하게 펼쳐져 있습니다. 정의원은 아마 조선산업 등에만 있는 줄 아는 모양인데……

 

구조 뒤에 숨는 자들은 자신이 심모원려 하는 사람, 약자의 눈물에 공감하는 사람인 줄 아는 모양인데, 천만에!! 짧고 얄팍한 생각으로 길고 잔악한 현실을 만드는 사람입니다. 비겁하고 무책임한 사람입니다.

 

2014년 2월에 동아일보 칼럼에 쌍용차 2심 판결(정리해고 부당하다는 판결)에 대해 썼다가 엄청난 욕을 먹었습니다. 그 후기가 링크한 글입니다. 물론 대법원도 보편 이성과 상식도 제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그나저나 정진석 의원조차 이러는 걸 보니, 윤석열정부가 갈 길이 정말로 멀고 험하겠습니다.

 

[관련기사] | [동아광장/김대호]‘쌍용차 해고자 복직’ 판결은 잘못됐다

               쌍용차 2심 판결, 짧은 생각의 긴 폭력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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