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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병태
– 세상에는 영민한 관찰자들이 있는 것이다
–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 성공한 경영자들은 아주 훌륭한 경청자들이다
우연히 페북 포스팅을 보니,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어느 교수님의 포스팅에 대해 자신은 철밥통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이런 글을 쓰냐고 비판하고 있다. 여기에 구멍가게도 안해본 교수들이 창업하려는 말을 하는 것에 대학 때도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는 댓글이 붙었다. 내가 교수라서인지 이 글이 어제 머리에 계속 남아 생각을 정리해봤다.
일견 타당해 보이는 듯한 이야기지만 틀린 생각이다.
세상에 직접 경험해 본 이야기만 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이야기는 별로 없을 것이다. 대통령에 대해, 역사에 대해서도 우리는 경험한 당사자로 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떠나 경영, 창업에 대해 경험없는 관찰자의 이야기는 무시되어야하고 어이없는 일로 배척되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생각해보자. 우리나라가 아니라 경영학의 대가들은 대부분 교수들이다. 피터 드러커가 창업을 하고 세계적 대기업을 경영해 봐서 Guru로 추앙받는 것이 아니다. 경제학자들도 마찬가지다. 거시경제를 직접 운용하거나 한 나라를 개도국에서 선진국으로 발전시겨 본 직접적인 경험을 가진 학자는 없다.

세상에는 영민한 관찰자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간접 경험의 사례들을 관찰하면서 그 다양한 사례를 관통하는 원리를 찾고 정리한다. 그것이 지식 창출이다.
그런데 왜 이들의 이야기에 경영자들과 정책자들은 귀를 귀울이는가?
세상에는 영민한 관찰자들이 있는 것이다. 그들은 수많은 간접 경험의 사례들을 관찰하면서 그 다양한 사례를 관통하는 원리를 찾고 정리한다. 그것이 지식 창출이다.
이들의 이야기가 직접 경험자들보다 더 가치 있는 이유가 충분히 있다. 직접 경험자들이라고 자신의 경험이 어떤 원리에서 성공과 실패에 귀결되었는지를 이해하거나 생각을 정리할 수고나 시간이 없을 가능성이 크다. 학교에 산업의 경영자들을 모셔서 ‘경험’을 듣고자 청해보면 경험자로서 자신의 이론이 있는 게 아니라 결국은 경영학 이론들에 기대여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 이를 증명한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리는 자신의 경험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능력이 매우 부족하다. 성공은 자신의 공으로 과대 포장하고 실패는 환경과 남탓으로 돌리는 것이 인간의 경향이다. 또 자신만의 경험을 일반화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단 하나의 데이타이기 때문이다. 확증편향을 비롯해서 수많은 인지능력의 한계를 갖고 있는 것이 인간이다. 따라서 한 경험자의 확신에 차고 열정적인 이야기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도움이 될지 독이 될지 모른다. 여기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관찰자들의 역활이 있는 것이다.
나는 수많은 기업의 경영자들을 자문해 왔다. 성공한 경영자들은 아주 훌륭한 경청자들이다. 그들이 대학생만큼 경험과 확신이 없어서 회사돈을 들여가며 컨설팅 회사나 나와 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회적 분업일 뿐이다. 생각하고 공부하는 일과 실천하고 지휘하는 일 사이의 분업이고 생각하고 정리하는 일을 자신보다 편견이 적고 더 잘하는 사람들에게 아웃소싱하는 일이다.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말을 종종한다. 이론은 모든 사례의 구체적 사항을 담으면 그것은 이론이 아니다. 그 많은 사례를 관통하는 일관된 작동원리이기 때문에 개별 특성은 생략되어 있고 또 그래야한다. 현실과 이론을 구분 짓는 것은 이론이 틀렸다기 보다는 실제는 사유력을 넘는 실천의 리더십이 요구된다는게 더 정확한 해석일 것이다.
거의 욕설과 가깝게 실패에서 배우라는 어느 교수의 글에 자신들은 경험해보지도 않은 일에 대해 훈장질 꼰대질이라고 글을 쓴 것을 보고 내가 만약 개인적으로 아는 청년이라면 남의 이야기를 경험 유무로 배척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 것인지 생각해보라고 조언해 주고 싶었다. 성공한 대부분의 사람들 특히 경영자들은 Good listener라는 말과 함께.
물론 잘 알지 못하는 것을 떠드는 학자도 많고, 사회는 점점 듣는 것의 가치를 잊는 쪽으로 가고 있지만 틀린 이야기는 다양한 견해를 듣는 것으로 걸러야지 무조건 배척으로 내가 더 현명해지는 것은 아니다. 깊은 생각 없이 욕설 붙여서 권위를 조롱한다고 내 권위가 생기는 것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