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균실의 오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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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원

 

즉석 밥 회사의 생산라인이 6개월마다 교체되는 이유
편식이 몸을 망치듯, 한가지 생각 강요하면 세상 망쳐

함부로 상대를 향해 적폐라는 말을 날리는 것은 기본을 결여 

 

1.즉석밥 회사의 생산라인은 6개월마다 교체된다는게 햇반 공장 공장장 출신 후배의 얘기. 무균실에서 6개월 이상 근무하면 면역이 약해져 변이된 세포를 쏙아낼 수 없어 암이나 백혈병에 걸리고, 각종 세균 바이러스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어떤 서양의사는 과자를 카펫에 버려 자기 아이에게 먹인다고 한다. 적당히 더러워야 건강해진다는 얘기다.

 

2.우희종 전 더불어시민당 대표는 어제 야당은 협치대상이 아니라 없애야 할 적폐라 발언했다. 많이 배우고 경륜이 쌓인 이들도 그런 착각을 한다. 더구나 우희종 전 대표는 면역을 전공한 수의학과 교수다. 우희종 전 대표나 문빠들로부터 수천개의 ‘좋아요’를 받는 의사 이주대나 생명을 공부한 사람이 <무균실의 오류>에 빠진다는게 의외다.

 

3.정권을 2,30년 정도 틀어쥐면 반대쪽의 반동없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착각한다. 쏘련이 망하고 사회주의가 몰락하는걸 보고 겪고서도, 아직도 그런 착각 속에 사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특히 대학에서 어설프게 ‘시각’을 ‘교정’한 586들에서 많이 나타난다. 학습과 성찰의 부재에서 오는 무지가 원인이다.

 

4.”미생물을 연구하면서 정말 내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미생물도 절대로 한쪽만 있어서는 안 되더라. 완전히 다른 미생물이 존재하지 않으면 진화를 못 한다. 몸 안에서 나쁜 미생물만 싹 제거하면, 좋은 미생물이 진화를 못 하고 약해지게 되고 숙주(宿主·기생할 대상으로 삼는 동식물)를 지킬 수가 없다. 보수와 진보도 마찬가지다. 진보가 좋고 보수가 나쁘다고 여기는데, 결코 보수가 나쁜 게 아니다. 우리 마음 안에도 보수와 진보가 같이 있다.”

 

5.본업인 농사꾼으로 돌아간 강기갑 전 통진당 대표 인터뷰다. “당시 나는 ‘내 목이 열 개 날아가는 한이 있더라도 아닌 것은 아니다. 무조건 한나라당 이 양반들은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 그러고 내 모든 것을 던졌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시절 날 만났다면 미리 가르쳐주었을테지만, 말해준다고 이해하지 못한다. 스스로 깨우쳐야지.

6.세상은 분권을 향해 흘러왔다. 독점보다 경쟁이, 독재보다 자유가, 독선보다 소통이, 독단보다 집단지성이 더 났다는 인류 지혜의 축적이다. 분권은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의 산물이다. 민주주의란 제도 역시 그런 역사의 결과물이다. <협치>란 인류의 지혜가 녹아있는 정치와 민주주의의 근본이다. 단지 배려나 양보가 아니라 분권의 지혜다.

7.진리는 독점될 수 없다. 편식이 몸을 망치듯, 한가지 생각으로 굴러갈 세상은 없다. 서로 다른 진리와 욕망이 자유롭게 부딪히고 생성소멸되면서 자유, 평등, 관용, 배려, 인정, 타협의 가치들이 사회구성원의 머리와 마음속에 자리잡는다. 그런 가치를 체화한 사람을 <시민>이라 부른다. 한가지 생각만 강요하는 진리정치의 무균실에선 민주주의가 자랄 수 없다.

8.민주주의를 규정할 때 두가지 요건을 얘기한다. 첫째, 두 개 이상의 정당이 존재하는가. 둘째, 그 정당들이 번갈아 집권하는가이다. 권력독점을 민주주의라 하지않는다. 설사 그것이 국민의 선택이었다해도. 투표하는 중국과 북한, 투표로 뽑힌 히틀러 체제의 독일을 민주주의라 하지않는 이유다.

9.상대가 아무리 모자라고 형편이 없더라도 국민들이 선택한 공당이다. 이런 상대당을 향해 적폐라는 막말을 날리는것은 무지와 예의를 떠나 기본이 안되어있는 행위다. 자기 생각이 진리도 전부도 아닐뿐더러 상대 존재도 그 시대와 인식의 반영일뿐이다. 그 오만함을 버려가 정치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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