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학교에서 여자아이를 때렸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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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맞을짓 했어도 여자라서 안 맞았다는 사실 모르는 여자들 예전부터 많아

-교무실에 불려가 자초지종 설명하고 바지 내려 빠따 맞은 허벅지 보여줘

-여성을 동등한 객체로 인정, 남자와 똑같이 대해야. 격투에도 예외 없어

 

 

주작인지 여부는 중요하지 않고 이제 이런 시대가 왔다는 얘기다. 아무리 맞을 짓을 해도 여자라서 안 맞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여자들이 예전부터 많았다. ‘여자를 어떻게 때려’라는 인식이 통용되던 때였으니까. 하지 말라는데 성기를 계속해서 걷어찬 여자가 배 한 대로 끝난 것을 다행인 줄 알아야 하는데, 아마 아직도 현실인식을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듯하다.

 

중 2때 반에 이상한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당시 내가 다녔던 중학교는 남녀 공학이었는데 갱의실이 있었다. 체육시간에 옷을 갈아입을 때 여학생들은 교실 안에서 갈아입고, 남학생들은 층별로 복도 중간에 있는 갱의실에서 옷을 갈아입었다(요즘은 왜 남자만 교실 밖에 가서 옷을 갈아입느냐고 불평등하다는 의견이 있어 돌아가면서 한다고 들었다).

당시 내가 다니던 학교에서는 2명씩 일주일간 주번을 했는데 칠판 지우고 교실 문단속하고 그런 걸 했다. 체육시간이나 교실이 비는 이동수업이 있을 때 도난 사건이 너무 많아서 주번이 마지막까지 남아 문단속을 철저히 하라던 때였다.

 

주번을 하던 어느날 체육시간이었다. 그 이상한 여자애가 반 애들이 다 옷 갈아입고 나갔는데 끝까지 안 나가고 거울을 보고 있더라. 나가라고 계속 갈궈서 그 여자애 나가고 마지막에 문 잠그고 운동장에 갔는데 종 치고 늦게 나왔다고 엎드리라는 거였다. xxx(이름이 지금도 기억남)가 늦게 나가서 문 잠그고 나오느라 늦었다고 말하니 말대꾸한다고 엎드려 뻗쳐 한 상태에서 정확히 20대를 야구 배트로 맞았다. 나중에 피멍이 들어 바지가 허벅지에 달라붙을 정도였다.

 

맞는 동안 그 xxx를 쳐다 보니 모르는 척하고 있길래 진짜 화가 머리끝까지 나서 수업 끝나고 뒤졌다 생각하고 있었다. 50분이 5시간처럼 시간이 가지 않고 지옥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좀 화가 가라앉긴 했다. 교실에 들어가면 최소한 사과 정도는 할 줄 알았는데 교실에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들어오니 모르는 척 가만히 앉아 있는 게 아닌가. 화가 가라앉아서 미안하다고 했으면 아무 일 없었을 텐데 모르는 척 앉아 있으니 갑자기 또 피가 거꾸로 솟아 앞에 가서 얘기했다.

뭐하고 쳐 있다가 늦게 나갔냐니 속눈썹을 붙이고 있었다더라. 니가 늦게 나가서 빠따 20대 맞았는데 왜 쳐 쌩까고 있냐니까 “난 종 치기 전에 나갔는뒈?” 이 지랄을 하길래 진짜 열 받아서 인신 공격을 좀 했다. 눈썹 붙이면 x같이 생긴 게 뭐 바뀌냐 이런 드립.

 

갑자기 일어나더니 내 얼굴에 침을 뱉더라. 그래서 그냥 때렸다. 얼굴 주먹으로 한 대, 배 발길질 한 번, 딱 두 대. 같이 주번으로 맞았던 친구가 안 말렸으면 아마 더 팼을 거다. 코피가 나니 갑자기 엉엉 우는데 그래도 분이 안 풀렸었다. 20대 맞은 것과 얼굴에 침 뱉은 거 생각하면 2대로는 택도 없었다.

 

다음날 교무실에 불려 갔다. 진짜 열 받아서 자초지종 다 설명하고 바지 내려서 빠따맞은 허벅지를 선생님께 보여 드렸다. 일단 교실에 올라가 있으라더니 그후에 따로 부르거나 하지 않으셨다.

 

그때는 흔치 않은 일이었지만 앞으로는 교실에서 흔한 일이 될 수도 있다. 옷 갈아입을 때 남자만 이동하는 것을 불평등하다고 전혀 생각해 본 적도 없는 시절이었는데 요즘은 다른가 보다. 그렇게 느끼는 애들이 이런 일이 생기면 남녀 평등을 실천 안 하겠나.

 

보호해야 할 여자는 내 여자 하나뿐이다. 다른 곳에선 페미니즘을 강력히 실천해야 한다. 난 페미니스트다. 여성을 동등한 객체로 인정하고, 남자와 똑같이 대해야 한다. 격투에도 예외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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