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콘서트] <대한민국 판이 바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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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나라 걱정하는 식자들의 의무 방어전. 대선에서 뭐라도 하자는 생각의 산물

뼈도 있고, 살도 있고, 피도 있고, 눈물과 한숨도 배어 있는 글들 모아낸 책

국정 전반 평가 대안을 담았으면 차기 정부에 참 도움이 되겠다 생각 들어

 

 

이 책은 나라를 많이 걱정하는 식자들의 의무 방어전의 결과입니다. 대선 국면에서 뭐라도 하자는 생각의 산물입니다. 당연히 이런 책들은 대체로 부실합니다.

 

그런데 읽어 보니, 의외로 내용이 좋습니다. 솔직히 책을 4,5권 정도 더 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필자와 주제를 몇 배 늘려, 즉 국정 전반에 대한 평가와 대안을 담았으면 차기 정부에 참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뼈만 있는 보고서와 뼈조차도 발라낸 짧은 공약에 식상했는데, 이 책에 실린 글은 대부분 200자 원고지 60~80매 수준이라 뼈도 있고, 살도 있고, 피도 있고, 눈물과 한숨도 배어 있습니다.

 

옛사람의 눈으로 보면 문 정부는 잔인무도한 오랑캐입니다. 그래서 이 책은 오랑캐에 나라를 빼앗긴 시대, 대혼미, 대파괴의 시대에 대한 통렬한 고발입니다.

 

조용필의 애절한 노래 간양록[看羊錄](1980.12.)도 생각나고, 강항(1567~1618)의 진짜 <간양록>의 문제 의식 내지 경고도 느껴집니다.

 

 

**간양 (看羊)’은 흉노에 포로로 잡혀갔던 소무(蘇武)의 충절을 뜻하는 말이랍니다.

 

간양록 (작사: 신봉승, 작곡: 조용필)
이국땅 삼 경이면 밤마다 찬서리고
어버이 한숨 쉬는 새벽달일세
마음은 바람 따라 고향으로 가는데
선영 뒷산에 잡초는 누가 뜯으리
어야어야어야 어야어야어야
어야어야어야 어야어야어야

피눈물로 한 줄 한 줄 간양록을 적으니
님 그린 뜻 바다되어 하늘에 달을 세라

 

아래는 제게 간양록을 생각하게 만든 대목 중의 하나입니다. <규제 혁파해야 경제 산다>(98~123쪽)

 

2020년 기준 주요 5개국(G5) 청년 고용률 평균은 56.8%인데, 한국은 42.2%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1위이다. 청년 경제활동 참가율은 OECD 38개국 중 35위에 그친다. 한국 청년층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로, 구직 단념자가 급증하는 추세다. 부동산값 폭등(24.7%), 물가 상승(21.5%) 등으로 근로 의욕도 바닥이다. 그러니 주식과 암호화폐로 몰린다. 이 모두는 기성세대가 책임져야 할 정책 실패 탓이다.

첫째, 노동시장의 경직성으로 기업이 청년 정규직을 고용할 수 없게 만들었다. 해고가 엄격히 규제되고 해고 비용이 높아 기업은 저성과자를 해고할 수 없다. 한 번 뽑으면 정년까지 보장해야 한다. 정규직 해고 비용은 G5 평균이 1주일 급여의 9.6배인데 한국은 27.4배다. 기업이 직원을 뽑는 것이 인적 투자인 데, 지금은 투자는커녕 인적 리스크가 되고 있다.

공기업들도 올해 신규 채용 규모를 최근 3년간 연평균 신규 채용 규모보다 46% 가량 줄였다. 최근 4년간 5만 명에 가까운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바꾸는 데 앞장섰기 때문이다. (중략)

이 법률(중대재해기업처벌법)은 인센티브는커녕 사업자의 의무와 책임, 의무를 다해도 결과적으로 발생한 사망 사고에 대한 사업주 처벌 규정만 나열하고 있다. 결국 이 법률은 사업자에게 한국에서 더 이상 사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법률은 단 하나의 면책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매출액의 반을 안전에 투자한다 해도 일단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는 처벌을 피할 수 없다. 사기, 강도, 상해 등 대부분의 범죄는 범죄를 저지르기 전에 스스로 범행을 멈출 수 있다. 그러나 중대재해는 피하고자 결심하고 맹세한다고 해도 아무 소용이 없다. 재해는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5배 징벌적 손해배상도 한국의 법 체계와 맞지 않는다.

 

이 법률은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를 ‘원 스트라이크 아웃’시키겠다는 것이다. 사업주는 대주주를 말하고, 경영 책임자는 ‘사업을 대표하고 총괄하는 권한이 있는 사람 또는 이에 준해 안전 보건에 관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을 말하는데, 고용노동부 해설서에는 ‘안전 분야 조직, 인력, 예산에 대해 최종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표현한다. 보통은 대표이사(CEO)를 말한다.

 

중소기업의 경영 책임자는 대부분 오너 사장이다. 사장이 감옥 가면 기업은 파탄이 나고 본인 가족과 근로자와 그 가족의 삶도 파탄 난다. 수백 명이 근로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기업인으로서는 하루도 편할 날이 없을 것이다.

 

병상 수 100개 이상인 병원과 요양병원도 공중이용시설로서, 병원에서 사망 또는 부상 사고가 나거나 1년 내 의사, 간호사, 병원 종사자 3명 이상이 B형간염, C형간염, 에어컨병(레지오넬라증) 등 질병에 걸리면 병원장이 1년 이상 감옥에 갈 수 있다. 백화점 쇼핑몰은 다중 이용 영업장으로서, 그리고 대규모 놀이터는 종합 유원시설로서 사고가 나면 점주나 경영 책임자가 처벌받는다.

 

직영 근로자는 물론, 도급 계열에 있는 모든 하청 근로자, 직영 9 종 특수 고용직 종사자(보험 설계사, 건설기계 운전자, 학습지 교사, 골프장 캐디, 택배원, 퀵서비스 기사, 대출 모집인, 신용카드 모집인, 대리운전기사)까지 모두 보호 대상이다. 그만큼 경영 책임자가 책임져야 할 범위는 감시의 한계를 벗어난 사고까지로 한없이 넓어진다.

 

중대재해라고 해도 사업주나 경영 책임자가 고의로 사람을 죽게 했을 리는 만무하므로 기껏해야 과실범인데도 불구하고 1년 이상의 징역이나 10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했다. 징역형 하한이 1년이므로 판사가 벌금형이 아니라 징역형을 선고한다면 반드시 1년 이상으로 선고해야만 한다. 이 법률이 이처럼 가혹하다는 점에서 기원전 621년 그리스 아테네 ‘드라콘(Drakon)의 성문법’을 닮았다.

 

기업인들은 지금 옴짝달싹 못할 막다른 골목에 갇혀 있다. 기업인들이 무슨 죽을 죄를 지었길래 배임죄의 굴레만으로 부족해 중대재해 처벌의 굴레까지 씌우나. 대선 후보들은 청년세대에 대한 구애에 열심이지만, 누구도 기업 정책에 대한 진지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지 않다.

 

모든 비용과 책임은 기업에 떠넘기면서 ‘2030 NDC’만 강조한다면 기업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아예 아무것도 생산하지 않는 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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