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와 후보 역할의 본질

<<광고>>



¶ 홍기표

 

-선거에 나온 후보는 ‘권력자’와 ‘연기자’라는 두 가지 모순된 지위 갖기 마련

-선거 성공 핵심은 ‘숙련된 선거대책본부장’. 후보는 ‘연기자 역할’ 충실해야

-김종인 발언은 대중에 오해 소지, 극한 초보에게 “내가 허수아비?” 느낌 줘

 

 

선거에 나온 후보는 두 가지 모순된 지위를 갖는다.

 

하나는 ‘권력자’로서 지위다. 선거운동 과정에서 처리해야 할 여러 가지 선택과 결정에 대해 최종적으로 판단할 사람이 후보이기 때문이다. 즉 선거운동의 최종 권력이 후보다.

 

또 하나는 ‘연기자’로서 지위다. 후보는 자기 자신을 대중 앞에 상품화한 사람이다. 사람들 앞에서 마치 내가 세상을 구원할 것처럼 과장되면서도 절제된 몸짓과 언어를 구사해서 ‘표 딱지’를 직접 긁어모아야 한다. 즉 대중 앞에서 퍼포먼스를 직접 수행해야 한다.

 

영화로 치면 투자도 자기가 하고, 감독도 자기가 하고, 연기도 자기가 하는 극한 직업이 후보다.

 

그런데 문제는 ‘권력자로서 후보’와 ‘연기자로서 후보’가 종종 충돌한다는 점이다. 두 가지 요소 중에 어느 쪽이 중요한가? 당연히 후보가 권력자의 역할이 아니라, 연기자로서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 선거에 도움이 된다. 선거에 이기면 권력자 역할을 계속 할 수 있지만, 선거에 지면 연기자 역할도 끝이다.

 

김종인의 “연기에 충실해달라”는 발언은 지극히 업계 상식적인 얘기지만, 대중의 오해를 사는 한편, 초보에게 “내가 허수아비?”란 오해도 샀다. 그래서 극한 초보랑 일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성공하는 선거의 핵심 요소가 ‘숙련된 선거 대책 본부장’이다. 후보가 거의 모든 결정을 선대본부장에게 일임하고, 즉 ‘권력자의 역할’을 선대본부장인 누군가에게 맡기고, 자기는 얼굴마담, 즉 ‘연기자 역할’에 충실할 때 선거운동이 제대로 돌아간다.

 

후보가 사무실에 앉아 홍보물이나 보면서 이것 저것 결정하고 앉아 있으면 망하는 선거 되시겠다(즉 후보가 선대본부장에게 얼마나 많은 권한을 얼마나 실효적으로 위임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나는 김종인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연기에 충실해달라”는 발언은 그냥 이 업계에서는 상식적인 얘기다.

 

물론 김종인의 이 언사는 두 가지 원칙을 위반했다. 

 

하나는 ‘대중적 발언’을 할 때는 가장 중요한 것이 ‘오해의 소지’를 줘서는 안 된다는 점인데, 아무리 업계 상식이라지만 “연기에 충실해달라”는 정치 저 관여 계층에게는 잘못 전달될 수 있는 표현이다.

 

다른 하나는 “극한 초보는 말이 안 통한다”는 점을 망각했다는 사실이다. 업계 종사자들이야 상식적인 얘기지만, 초짜가 들을 때는 “내게 허수아비가 돼란 얘긴가?”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다. 그래서 극한 초보랑 일하기가 힘들다. 말이 안 통하니까.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