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 설계사로 일하던 시절의 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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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반포자이아파트 입주민 대상 더 플레티넘 카드 판매. 학원비만으로 월 5백만 결제

-대부분 배우자가 변호사 회계사 의사 교수라 배우자 동의나 등기부등본 첨부 발급

-휴대폰 잃어버려 전화번호부 날리지 않았으면 건물 살 만한 분들 소개도 있었을 것

 

 

심심할 때 나름 특이한(?) 설계사 시절 경험을 하나씩 소개해 보려 한다.

 

오피스 상권에 프라임급 빌딩 앞에서 리플렛을 돌리는 것은 프라임급 빌딩에는 잡상인이 건물 들어가서도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로비에 게이트가 없는 프라임급 빌딩보다 작은 빌딩은 그냥 올라가서 회사에 들어가 안녕하세요 인사하면서 리플렛을 나눠 주곤 했는데 사람들은 뭐지? 하다가 카드 안내 드리러 왔다 하면 그제서야 아~ 했었다.

 

신입사원 연수원도 입구에서 명함과 리플렛을 나눠 주거나, 운 좋으면 연수원 기수의 반장(?) 같은 사람을 알게 되어 반장이 기수 단톡방에 같이 만들 사람! 하면 우르르 몇십 장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식으로 단체 주문(?) 영업 중 재밌었던 기억은 반포자이아파트 아주머니들이었다. 강남의 아파트 단지 안과 놀이터, 단지 내 복지 시설(피트니스나 각종 센터)를 배회하면서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들께 명함을 돌린 적이 있었다.

 

다음날 바로 연락이 와서 아멕스 플레티넘을 만들겠다고 했다(정식 명칭은 더 플레티넘). 당시 플레티넘은 연 회비 70만 원이었는데, 동반자 항공권, 특급 호텔 숙박 1일(방콕 반얀트리는 2박), 신세계 상품권 10만 원, 힐튼 계열 멤버십인 H Honors 골드 등급을 주는 게 주 포인트였다.

 

단체 주문 영업 중 재밌었던 기억은 반포자이아파트 아주머니들이었다. 강남의 아파트 단지 안과 놀이터, 단지 내 복지 시설을 배회하면서 거주하는 것으로 보이는 아주머니들께 명함을 돌린 적이 있었다.

 

본인이 만들고 싶다고 해서 어디 단지 내 스포츠 센터도 있는 상가 같은 곳에서 만났는데 갔더니 8명이 있더라. 대략 설명하고 안내했다. 설계사 실적 및 인센티브 상 월 5백만 원 쓰면 가장 좋다고 안내했는데, 모두 애들 학원비만 이걸로 결제하면 되겠다 하길래 큰 기대는 안 했다. 기프트 바우쳐 사용 조건 충족하는 금액만 쓰고 안 쓰는 합리적(?)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었다.

 

발급 후 1년은 어느 정도 쓰는지 대략 알 수 있는데 다 월 5백 이상 사용 구간에 들어가서 엄청 놀랐다.

 

이후 매달 평균 15명 정도 반포자이 거주자, 인근 거주자가 단체로 왔는데, 이때가 수수료 최고치를 계속 넘어설 때였다. 대외비라 수수료 체계를 말하면 아마 잡혀갈 것 같은데, 우량 고객이 1년 쌓이면 6개월은 최고 수수료를 받을 수 있다.

 

더 플레티넘은 발급 조건이 까다롭지 않았다. 당시 기준 정규직 직장인은 원천 징수 영수증, 급여 명세서 등으로 세전 5천만 원 이상이면 발급됐었다. 그외에 전문직, 교수 등은 그냥 자격증과 확인 전화 한 통이면 발급됐다. 영업직은 1억 원이상.

 

배우자가 김앤장 변호사, 회계사, 의사, 교수가 대부분이라, 배우자 동의로 발급하거나 아파트 등기부 상 본인 지분이 있으면 등기부 등본 첨부면 바로 발급됐다. 6개월 정도 매달 평균 15명 내외 월 5백만 원 이상 쓰는 우량 고객이 계속 유입됐고, 가장 많은 달은 22명이었다. 대부분 30 중반에서 후반이었고 40대는 가끔 있었는데 나이를 고려하면 원래 집이 좀 사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휴대폰을 잃어버리면서 전화번호부를 다 날려보낸 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을 지금까지 알고 지냈다면 건물을 살 만한 분들이나 주변인 소개도 꽤 있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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