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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아린
-세조가 조선을 망쳐놓은 과정과 결과물은 조선 암군들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원탑
-조선 왕들 중 가장 미화된 세조. 드라마 영화에서 수양대군의 ‘카리스마’는 늘 끝판왕
-계유정난 당일 수양대군이 난의 당위성 설명할 때 듣던 무사들 상당수 대열에서 이탈
이번에는 <임진왜란> 편을 쉬어가고 조선 최악의 왕 세조에 대해서 써 볼 예정이다. 문재인이랑 이재명이 하는 걸 보니 계유정난과 세조, 그 과정에서 벌어진 암투가 생각난다. 세조는 현대에 가장 이미지가 좋게 미화되어 있는 조선의 왕 중 하나이다.
세조가 조선을 망쳐놓은 과정과 결과물은 인조, 연산군, 고종 등 조선의 암군이라 평가받는 왕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원탑이다. 수양대군이 어떻게 왕이 되었는지, 어떻게 조선을 망쳐놨는지 10편이 넘지 않는 짧은 글로 마무리해 보겠다.
세조는 어떤 왕이었나(1)
1. 조선 왕들 중에 가장 미화된 왕이 세조인데, 드라마나 영화에서 보면 수양대군의 카리스마는 늘 끝판왕이었다.
2. “권력을 쥔 신하들이 어린 단종을 앞세워 조선을 지배하려 하는데, 조선을 구하기 위해 구국의 결단을 수양대군이 내렸다”는 서사로 사람들에게 많이 기억되어 있었다.
3. 이런 경향은 <왕과 비>, <인수대비>에서도 이어진다. 세조는 능력 있고 카리스마 있고, 문종은 세조를 견제했고, 수양대군이 당연히 왕이 되었어야 한다는 등 수양대군이 지나치게 미화되었다.
4. 최근에 <관상>에서 이정재가 카리스마 있는 수양대군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한국 영화 최고의 등장씬’이라는 명짤로 많이 돌아다닌다.

영화 ‘관상’이 성공하면서 수양대군은 대중들에게 미화된 이미지로 남았다.
5. 이 영화가 성공하면서 수양대군은 대중들에게 미화된 이미지로 남았다.
6. 영화 <관상>에서 보면 수양대군이 야심가였고 반역의 상이었고, 왕을 자기 자리인 것처럼 생각하고 세력을 불리고 김종서를 대놓고 농락하는 등 영화적 재미를 위해 거의 사기 수준으로 수양대군을 언터쳐블하게 묘사했다.
7. 영화에서도 계유정난은 수양대군이 기회를 노려 자신의 명을 받은 정예 무사들이 일시에 난을 일으키고, 무사들이 망설임없이 권신들을 도륙하는 등 수양대군의 압도적인 리더십을 보여준다.
8. 영화에서는 김종서 등이 알면서도 수양대군의 무리에 전혀 손을 쓰지 못하는 등 일방적으로 당하는 구도로 그려졌다.
9. 그러나 현실은 전혀 달랐다. 현실의 계유정난 당일, 수양대군이 한명회, 권람, 홍달손 등과 무사들을 모아놓고 난을 일으키는 당위성을 설명하는데, 무사들이 듣다가 이건 반란이라고 기겁하면서 대열에서 이탈했다.
10. 상당수 무사들이 이탈하고, 얼마 남지 않은 무사들과 심복들 앞에서 수양대군은 “에이 어차피 ㅈ된 거 x발 나혼자라도 한다”라면서 못 먹어도 고를 외치는 막장의 상황이었는데ㅡ
세조는 어떤 왕이었나(2)
1. 영화 <광상>과는 달리, 수양대군의 쿠데타 계획을 미리 알아챈 부하들 중 몇몇이 도주했고, 시간이 지나면 수양대군이 쿠데타를 준비했다는 것이 밝혀지는 건 당연했다.
2. 지금 여기서 고 안하면 ㅈ됨을 미리 감지한 수양대군이 울며 겨자먹기로 계유정난을 실행했고, 극악의 확률이 성공하면서 쿠데타에 성공한 것었다.
3. 여러 사실들을 보면, 수양대군이 쿠데타를 일으킬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4. 일단 그 시기에 조선 조정은 수양대군과 안평대군, 김종서와 황보인 등의 3파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세종과 문종의 고명대신(왕의 죽음을 지키고 유언을 받은 대신)인 황보인과 김종서 등이 안평대군을 끌어들여 합친 상태였다.
5. 수양대군의 세력은 그 중에서도 제일 작았다. 영화 <관상>에서는 문종이 죽기 전에 수양대군이 반란을 일으킬까 두려워 송강호를 불러 관상을 보게 하는데, 이걸 알아챈 수양대군은 부하를 대신 보게 해 위기를 벗어났다.
6. 이 사실 자체가 구라인 게, 수양대군은 문종의 시대에는 왕위를 생각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7. 웬만한 친척이나 야심있는 신하들, 왕권에 도전할 만한 존재들은 태종 이방원이 ‘킬방원’ 모드로 눈에 불을 켜고 찾아서 다 죽여버린 상태였고.
8. 당뇨로 말년에 거의 실명 상태였고 운동 부족에 건강이 심각하게 망가진 세종을 대신해 7년 동안 대신 정치를 한 문종의 카리스마는 압도적이었다. 문종은 체격도 좋았고, 무인의 기질이 많았다.
9. 단종 시대에는 세종 때부터 왕을 모시고 문종에게 절대 충성을 바치고, 문무 성과가 확실했고 문종에게 단종을 부탁받은 신하들이 큰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들의 목표는 하나. 단종이 성인이 될 때까지 단종을 보호하는 것이었다.
10. 이들의 권력은 수양대군이 이상한 낌새를 보일 경우 바로 역모로 몰아 죽일 수 있는 정도였고, 수양대군은 특히 김종서를 겁내서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명나라에 사신으로 도망갔다 올 정도였다.
11. 수양대군이 왕위에 욕심을 가진 것은 문종이 갑작스럽게 죽은 뒤였는데, 단종만 없었으면 수양대군이 왕위를 먹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던 것이다.
12. 이런 수양대군의 욕망을 옆에서 부추긴 왕실의 큰 어른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태종 이방원의 첫째이자 세종의 형, 지금 대한민국 사람들이 쾌남으로 기억하는 양녕대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