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타, 자동인형, 그리고 모래 사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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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자

 

-3차원 가상 세계에서 콘서트 열고, 입학식 하고, 취업 박람회 여는 시대 활짝

-인간이 자기를 닮은 기계 인간을 만들기 시작한 건 16~17세기 유럽이 시작

-언젠가는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껴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보던 로봇이 서서히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오기 시작했다. 호텔에서 서빙하는 로봇에 감탄하는 배우 윤여정의 광고 동영상도 있고, 로봇이 커피를 내리거나 서빙하는 고속도로 휴게소도 있다.

 

어느새 메타버스라는 3차원 가상 세계에서 콘서트도 열고, 입학식도 하고, 취업 박람회도 여는 시대가 되었다. 그러자 가상 인간을 만드는 기술과 시장도 급속히 발전하고 있다. 네이버의 제페토나 미국의 로블록스 같은 가상 세계에서 활동하려면 나를 대체할 아바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미 ‘로지’라는 1세대 가상 인플루언서가 인기리에 활동하고 있으며, 청순한 외모와 활발한 성격으로 온라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29세 쇼호스트 ‘루시’도 사실은 롯데홈쇼핑이 자체 개발한 가상 인물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AI 윤석열’을 만들었다.

 

인간이 자기를 닮은 기계 인간을 만들기 시작한 건 16~17세기의 유럽이었다. 매 시간 자동으로 튀어나와 종을 치는 ‘종치기 인형’이 그것이다. 그러나 자동 인형을 본격적으로 만들기 시작한 건 18세기였다. 시계 기능공들이 ‘오토마톤(automaton)’이라는 이름의 정교한 자동 기계 인형을 만들기 시작한 것이다. 스위스의 시계공 피에르 자케-드로(Pierre Jaquet-Droz, 1721~90)가 제작한 70센티미터 크기의 오토마톤은, 각기 ‘작가’ ‘화가’ ‘음악가’라는 이름으로 현재 스위스 뇌샤텔(Neuchâtel) 박물관에 남아 있다.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여전히 작동하고 있다.

 

18세기의 자동 인형 ‘작가’

 

3개의 오토마톤 중 ‘작가’는 실크 천의 금색 바지와 붉은색 벨벳 코트를 입은 다섯 살 정도의 남자아이 인형이다. 책상에 앉아 눈동자를 돌리면서 왼손으로 종이판을 잡고 오른손으로 잉크를 찍어가며 능숙한 필기체로 글을 쓴다. 등 뒤쪽을 열면 600개의 기계 부품과 120개의 캠(cam, 회전 운동을 왕복 운동 또는 진동으로 바꾸는 장치)이 돌아간다. 소문자 26개, 대문자 14개의 알파벳으로 구성된 원형 자판이 있고, 그 위를 캠들이 움직이면서 알파벳을 조합해 문장을 쓴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당대 최첨단 과학 기술의 결과였다. 이것이 로봇의 기원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자케-드로가 만든 오토마톤을 보고 당시 사람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신기하면서도, 동시에 언젠가는 기계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두려움을 느낀 것이다. 지금 우리가 로봇에 대해 느끼는 뭔지 모를 불안감처럼.

 

크리스마스 때면 어김없이 공연되는 발레 ‘호두까기 인형’은 독일 작가 호프만(1776~1822)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생쥐 대왕>(1816)이 원작이다. 법관이면서 음악가, 소설가였던 호프만의 소설들은 오페라, 피아노곡, 발레 등 다양한 예술 작품으로 각색되어 우리를 환상의 세계로 이끈다. 독특한 상상력을 기반으로 하는 공포스러운 분위기의 소설들은 에드거 앨런 포, 보들레르 등 후대의 많은 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중 하나가 <모래 사나이>(1815)다.

 

로블록스 메타버스 아바타들

 

모래 사나이(Sand Man)는 원래 독일의 전래 동화 주인공이다. 옛날 우리 가정에서 아이 울음을 그치게 하려고, 밖에 호랑이가 있다고 말하는 것처럼, 독일 가정에서는 밤 9시가 지나면 어머니나 유모가 “얘들아, 이제 자러 가거라. 모래 사나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라고 말했다. 그때쯤 찾아오는 아버지의 친구가 층계를 올라오는 둔중한 발걸음 소리라도 들리면 아이들은 “모래 사나이다! 모래 사나이다!”라고 외치면서 정말 모래 사나이가 존재하는 것으로 믿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전설 속의 모래 사나이는 잠자지 않는 아이에게 다가와 눈에 모래를 한 줌 뿌리는 잔인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눈알이 피투성이가 되어 튀어나오면 모래 사나이는 그 눈알을 자루에 넣어 자기 아이들에게 먹이려고 달나라로 돌아간다. 그의 아이들은 둥지에서 사는데 올빼미처럼 끝이 구부러진 부리로 아이들의 눈을 쪼아 먹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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