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프로필 사진 보여 줬더니 그쪽에서 싫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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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수

 

-“네 나이 올해로 몇이냐?” 질문에 “마음은 이십대”라 당당히 대답했더니

-“미모와 성격이 너랑 잘 어울릴 거 같다”며 카톡 사진을 보여 주시더라고

-몇 달 지나도록 소식 없어 회식자리서 “소개는 대체 언제냐”고 물었더니

 

 

우리 교수님 중에 대한응급의학회 이사장님이 계시는데, 직함에 걸맞게 오래 전부터 대외 활동을 많이 하셨거든. 발이 넓고 사람들과 두루 소통이 많은 분이란 얘기지.

 

어느 날 그 교수님이 내게 물으시더라. “네 나이가 올해로 몇이냐?”고. “마음은 이십대입니다”라고 당당하게 얘기했더니, 대답이 흡족했는지 여자를 소개해 주시겠다네? 직업이 변호사라던가? 여러 번 일을 같이 했는데, 미모와 성격이 시원시원해서 뭔가 나랑 잘 어울릴 거 같다던가? 법조계는 왠지 싸우면 철컹철컹할 거 같고 아무튼 무서워서 대답을 미적미적했더니, 카톡 사진을 딱 보여 주시더라고. 이거 보면 거절 못할 거라고.

 

골프 스윙을 한 김에 아예 한 바퀴 돌아버린 후 정면 사진이 찍혔으면 더 좋았으련만. 여성분의 뒤통수만큼이나 얼굴도 예쁘길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기대 속에 보냈어.

 

연예인처럼 나온 사진이라도 보여 주시나 싶어서 폰을 건네받았는데, 골프 치는 사진이네? 아니 골프 치는 사람들은 왜 스윙하는 모습을 다들 프사로 쓰는 건지 모르겠는데. 알잖아. 다들 카톡 프사 리스트에 한둘은 있잖아? 골프 스윙 샷. 알지? 아무튼 멀리서 찍은 골프 전신 샷인데, 왜 내가 그걸 좋아 할 거라고 생각하신 거지? 잠깐 멘붕이 와서, “언니 나이스 샷!”이라도 외쳐야 하는 건지 고민이 되더라. 골프를 쳐 본 적이 없으니 자세가 좋은 건지 나쁜 건지도 모르겠고. 그래서 그냥 상투적으로 한마디하고 말았지. “예쁘시네요.”

 

근데 교수님께서 그걸 yes로 알아들으신 거야. 그날로 날짜를 잡겠다고 하시더라고. 흥분된 모습을 보니까 이제 거절하긴 글렀다는 생각이 들더라. 그리고 또 생각해 보니까, 내가 나이도 적지 않고, 한시가 급한데, 새로운 만남을 피할 이유는 하나도 없더라고. 골프 스윙을 한 김에 아예 한 바퀴 돌아버린 후 정면 사진이 찍혔으면 더 좋았으련만. 어쩔 수 없지. 나는 그 여성분의 뒤통수만큼이나 얼굴도 예쁘길 기대하며 하루하루를 기대 속에 보내게 되었어.

 

그런데 몇 달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거야. 없어 보일까 봐 재촉도 못하고 차일피일. 결국 어느 날 참지 못하고 회식 자리에서 나는 교수님께 물어보았어. “그때 그 법조계 여성분 소개는 대체 언제냐”고. 교수님이 크게 당황하셔서 미안하다고 거듭 사과하시더라. 깜빡하셨던 게지. 괜찮아 그럴 수 있어. 바쁘신 분이니까. 그래서 나는 천천히 해 주셔도 된다고 했지. 그런데 그 순간 교수님이 내 빈 잔에 소주를 가득 따라 주시더라. 맥주잔인데….

 

“너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보여 줬더니, 그쪽에서 싫다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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