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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수
-2년간 너무나 많은 코로나 전문가들 득세. 누가 사짜고 누가 진짜인지 구분 힘들어
-과학적으로 입증 끝난 주제에 반하여 주장하는 이들은 전문가로 고려할 가치 없어
-알려지지 않고 영향력 없을 뿐 찾아보면 숨은 전문가 수두룩. 알아보는 ‘안목’ 필요
방역은 정치가 아니라 과학이라고 한다(밝혀두는데, 나는 이 말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 과학이면 아마도 방역에 정답이 있나 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그 정답을 알고 있느냐가 관건인데, 아무래도 전문가들일 것이다. 그들이 시키는 대로만 하면 코로나19를 능히 극복할 수 있다?
문제가 있다. 지난 2년 동안 너무나 많은 전문가가 득세했다. 우리는 이들 중 누가 사짜고 누가 진짜인지 구분할 수 없다(심지어 정부도). 그래서 오늘은 코로나19 진짜 전문가를 가려내는 내 노하우를 말해 주려 한다.
두 부류의 전문가를 걸러야 한다.
첫째는 기회가 날 때마다 위기론을 외치는 이들이다. 확진자가 50명 나올 때나 500명 나올 때나 심지어 5천명이 나올 때나 한결 같다. 대체 위기가 아닌 순간이 언제인지 궁금하다(물론 미증유의 재난 앞에 그런 게 있겠냐만은). 그렇다면 언제까지 버티면 되는지 구체적으로 물어 보자. 어떻게 하면 그때까지 버티게 할 수 있는지 물어 보자. 답은 뻔하다. 사람이 죽는데 이 정도도 못 참아내냐고 하겠지. 전형적인 꼰대 부장 방식이다.

알려지지 않았고 영향력이 없을 뿐, 찾아보면 숨어 있는 전문가들이 수두룩하다. 그러니 여러분도 전문가를 알아보는 안목을 길러 보시라.
양치기 소년인데 카산드라 행세를 한다. 위기론은 맞을 때도 있고 틀릴 때도 있는데, 이들은 리스크가 없다. 다들 겪어서 알겠지만, 이들은 확진자가 잘 조절되고 있을 때도 걱정이 없다. 내가 위기론을 설파해 줘서 그나마 이 정도로 상황이 컨트롤되는 거라고 자위한다. 내 덕에 늑대가 들어오지 못하게 울타리를 치는 거라고. 내 위기론은 틀리더라도(위대한 카산드라의 예언처럼)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무적의 방패다.
2년 내내 위기론만 얘기했으면 어떻게 됐을까? 지금까지 최소 4번은 정확히 맞춘 게 된다. 그때마다 역사의 전면에 나설 기회를 얻게 되는 셈. “거 봐라 내가 뭐라고 했느냐? 이렇게 될 거라고 얘기하지 않았냐?” 그런데 이런 방식으로 명성을 얻고 발언권을 획득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나? 누구나 전문가가 되는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 지금부터 내년까지 계속 위기가 한 번은 더 온다고 경고하면 된다. 5차 유행이 한 번은 더 올 테니. 안 오면 그 경고 덕이고.
두 번째 걸러야 할 전문가는 근거없는 희망 회로를 설파하는 이들이다. 결국 모두가 걸려야만 끝나는 일이네, 감기가 너무 과장되어 있네, 다른 나라는 전부 마스크 벗고 정상화되었네. 자연 면역이 답이네. 백신이 오히려 더 위험하네 등등. 나열하자면 끝도 없다.
이들은 이런저런 정보를 짜깁기하고 자신의 명함을 빌어 주장을 강화하는데, 사기꾼들의 전형적인 수법인 90% 진실에 10% 거짓을 끼워넣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홀라당 속아 넘어가기 쉽다. 이들의 더 큰 문제는 확신범이라는 건데, 10% 거짓이 섞인다는 걸 자기 자신도 인지를 못한다는 데 있다. 본인이 균형 있고 통찰력이 있다고 착각하니 이건 뭐 답이 없다. 확신이 있으니 목소리도 크고, 당연히 혹세무민에 넘어가서 트롤짓 하는 사람들을 무수히 양산해 낸다.
코로나19는 미증유의 재난이고.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고 있다. 현장에서 맞닥뜨리는 코로나19는 결코 만만히 볼 질환이 아니고. 더욱이 의료 시스템을 송두리째 무너뜨린다. 저마다의 방식으로 코로나19를 다스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코로나19에 해방된 나라는 하나도 없다. 그리고 현재까지 인류의 가장 큰 무기는 이론의 여지가 없이 백신이다.
이 질병과 재난을 축소하고,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이 끝난 주제에 반하는 주장을 하는 이들은 전문가로 고려의 가치가 없다. 그냥 한 귀로 듣고 다른 귀로 흘리자. 시간 아까우니까.
결국 두 부류의 전문가, 날마다 위기론자와 근거없는 낙관론자를 제외해야 한다. 그런데 또 다른 문제가 있다. 이 둘을 제외하면 남는 전문가가 없다. 이것이 비극이다. 우리 전통이 워낙 그렇다. 한편에 서서 화끈하게 썰을 풀어주지 않으면 인기가 없다. 발언권이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진짜 전문가들이 없는 게 아니다. 내 주위에만도 여럿 있다. 다만 알려지지 않았고 영향력이 없을 뿐. 찾아보면 숨어 있는 전문가들이 수두룩한 나라다. 그러니 여러분이 안목을 기르면 된다. 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