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초의 ‘조선 망국’ 분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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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세곤 (역사칼럼니스트)

 

-양계초, 무술변법 좌절되자 일본 망명. 14년간 일본에서 조선의 망국에 관한 글 집필

-1907년 「아! 한국, 아! 한국 황제, 아! 한국 국민」 발표. 헤이그 특사 사건, 고종 퇴위

백성은 국사를 자신과 관계 없는 것으로 여겨. 정치운동 하지 않고, 위의 은택만 기대

 

 

중국의 개화사상가 양계초(량치차오, 梁啓超, 1873~1929)는 1898년 9월 무술변법이 좌절되자 일본으로 망명했다. 그는 14년간 일본에서 살면서 조선의 망국에 관한 글을 여러 편 썼다.

 

1904년 9월에 「조선망국사략(史略)」을 시작으로, 1907년 10월 「아! 한국, 아! 한국 황제, 아! 한국국민」, 조선망국 이후인 1910년 9월에는 「조선 멸망의 원인」, 「일본병탄 조선기」를 썼다. 아울러 그는 1909년 12월에 안중근 의거를 찬양하는 장편시 「가을바람이 등나무를 꺾다」와 1910년 9월에 「조선애사(哀詞)」 24수를 지었다.

 

양계초(량치차오, 梁啓超, 1873~1929)는 무술변법이 좌절되자 일본으로 망명, 14년간 일본에서 살면서 조선의 망국에 관한 글을 여러 편 썼다.

 

그러면 양계초의 조선 망국 글을 살펴보자. 먼저 「조선망국사략(1904년 9월 발표)」이다.

 

그는 서두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장대(章臺) 궁전의 버들이여! 옛날에는 무성하더니 지금도 그러한지? 설사 긴 가지 옛날과 같았어라도, 필경 남의 손에 당겨져 꺾였으리라!

 

청일전쟁 전의 조선과 청일전쟁 후의 조선을 비교해 볼 때, 더구나 청일전쟁 후의 조선과 러일전쟁 후의 조선을 비교해 볼 때 나는 눈물이 눈썹에 넘쳐흐름을 금치 못하겠다.

 

이제 조선은 끝났다. 지금부터 세상에 조선의 역사가 다시 있을 수 없고, 오직 일본 번속 일부분으로서의 역사만 있을 뿐이다. (중략) 지금 3천년 된 이 오래된 나라가 하루아침에 갑자기 멸망하는 데 그와 친속의 관계를 가진 이로써 어찌 그 종말을 장식하게 된 사실에 대해 기록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아! 이로써 비애(悲哀)를 생각하니 그 비애를 가히 알겠다.”
(량치자오 지음 · 최형욱 엮고 옮김, 량치차오, 조선의 망국을 기록하다, 2014, p 14-46)

 

1907년 10월에 양계초는 「아! 한국, 아! 한국 황제, 아! 한국 국민」 글을 발표했다. 이 시기는 고종이 헤이그 특사 사건으로 퇴위한 때였다.

 

“한국 황제가 양위하고, 한국 군대가 해산되었다. 아! 한국이 완전히 망했다. 온 세상에 바삐 돌아다니며 서로 알리기를 일본인들이 한국을 망하게 했다고 한다. 일본인들이 어찌 한국을 망하게 할 수 있겠는가?

 

한국이 망한 것은 한국 황제가 망하게 한 것이요, 한국 인민이 망하게 한 것이다.

 

한국 황제가 어떻게 한국을 망하게 했는가? 기지가 조금 있으나 독단으로 처리하기를 좋아하고 정해진 의견이 없으며, 오직 그럭저럭 버티는 데에만 힘쓰며 사람들의 이목을 막으려고만 했다.

 

모든 일을 직접 결재하여 군신들은 그의 눈치를 살피며 나아가고 물러났다. 그는 사람을 씀에 있어서 버리기를 마치 바둑 두는 것과 같이 하여, 왕왕 1년 사이에 그 고문관 및 각부 대신들을 경질하곤 하였다.

 

또 늘 외국에 기대어 그 지위를 보존하고자 했다. 10년 동안 개혁 조칙들이 수십 차례 내려졌으나 정치는 전에 비해 조금도 변하지 않았다.

 

한국에 이러한 황제가 있음으로 한국은 마침내 망했다.

 

한국 인민이 어떻게 한국을 망하게 했는가? 한국 인민은 마치 양반 관리를 호랑이처럼 두려워하여, 미천한 관직이라도 더없는 영광으로 여겼다.

 

조정에 벼슬하는 자는 오직 사당(私黨)을 키워 서로 끌어주고 서로 밀치며, 자기 자신만 알고 국가가 있음은 몰랐다.

 

그 일반 백성은 국사를 자신과 아무 관계 없는 것으로 여기고, 줄곧 정치 분야에서의 운동을 하지 않았으며, 오직 위에서 은택을 베풀기만 바랐다. 권세와 이익에만 우르르 달려들어, 외국 사람이라도 나라 안에 세력있는 자를 보면 숭배라는 말이 부족할 정도였다. 한국에 이러한 인민이 있음으로 인해 한국은 마침내 망하고 말았다.”

(량치차오 지음, 위 책, p 82-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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