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단계에서 여러 가지를 먹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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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술 먹고 글 쓰면 속도가 두 배. 열나게 쓰는 건 좋은데 중간에 잠 오는 게 단점

-뭐니뭐니 해도 가장 좋은 건 탄수화물. 설탕물 같이 먹으면 시너지 효과 발생

-대마초 빼고 다 먹어 봤다. 도대체 뭘 먹으며 복합 중층 마감 압박을 돌파할까

 

 

‘마감’ 단계에서 여러 가지를 먹어 봤다.

 

1. 술

20년 전 쯤에 황철순(가명) 선배께서 “글이 안 써지면 술을 먹어라”라고 비법 아닌 비법을 전수해 주시는 바람에 실제 여러 번 해 봤는데 정말 효과가 끝내줬다. 술을 먹고 글을 쓰니 속도가 거의 평소보다 두 배 정도가 나온다. 그런데 단점이 있다. 열나게 쓰는 것까지는 좋은데 중간에 잠이 온다. 내친김에 술을 더 먹으면? 글이 산으로 간다. 결국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하지만 페북에 글 쓰는 용도로 좋다(산으로 가도 상관없고, 길게 쓰는 글이 아니니까).

 

2. 담배

이건 안 해 봤다. 나는 1년에 한 번만 담배를 피운다. 스물 네 살 때, 첫사랑이 담배를 너무 많이 피웠는데, 나는 그때 담배 피우는 법을 몰라서 그냥 혼자 피게 놔뒀다. 그리고 그 다음부터 1년에 한 번씩 담배를 피운다. 나도 한때 누군가에게 뜨거웠던 시절이 있었음을 기억하기 위해.

 

3. 초콜릿

이것도 먹으면 도움이 된다. 순간 당이 올라가서 그런 것 같다. 머리가 아플 때도 효과가 있다. 문제는 효과가 짧다. 내가 원래 단 것을 좋아하는 편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래 먹으면 질린다. 문건 같이 짧은 마감에 유용하다.

 

대마초만 빼고 이것 저것 다 먹어 봤다고 자부할 수 있다. 도대체 뭘 먹으면서 복합 중층 마감의 압박을 돌파할 것인가?

 

4. 과자

나는 거의 20년 넘게 못 고치는 일종의 중독증이 있다. 밤만 되면 과자를 한 봉지씩 먹고 자는 버릇이다. 최근 1주일 동안 이걸 끊어 봤다. 과자를 끊는다는 것은 누군가에겐 별 거 아닌 일 같지만, 나로선 실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고도의 정신력을 발휘한 것이다. 그러다 다시 먹었다.

 

5. 빵+라떼

뭐니뭐니 해도 가장 좋은 것은 탄수화물이다. 그냥 탄수화물도 좋은데, 거기에 라떼 같은 설탕물을 같이 먹으면 시너지 효과가 발생하면서 단기 효과와 장기 효과가 병행 발전(?)한다. 탄수화물 +설탕물의 조합, 즉 <탄수 설탕 화합물>이 최고다. 나는 주로 라떼에 빵을 말아먹는 방식을 취하는데 맛이 예술이다. 단점은 1주일 이상하면 곧바로 배가 나온다.

 

소결

이 정도면 대마초만 빼고 이것 저것 다 먹어 봤다고 자부할 수 있다. 12월 31일이 시시각각 다가온다. 도대체 뭘 먹으면서 복합 중층 마감의 압박을 돌파할 것인가?(분명히 누가 그러겠지, 이거 쓸 시간에 일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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