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속에 거즈 넣은 채 수술 끝낸 의료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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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hn Lee

 

-뱃속에 거즈 넣은 채 수술을 끝내는 의료 사고는 절대 있어서는 안 되지만 자주 일어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아니라, 필사적으로 체크하지 않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기 마련

-뻔해 보이는 영역의 실수는 뻔한 부분이 아닌 것. 파일럿이 하늘-바다 착각해 처박듯이

 

 

뱃속에 거즈 넣은 채로 수술 끝낸 의료사고. 있어서는 안 되지만 자주 일어나는 사고다.

 

그런데 왜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날까? 바닥에 떨어진 휴지를 못 보고 지나치는 것과 같은 이런 황당한 일이. 눈깔이 달렸으면 봤어야지. 응 박탈! 그것은 뱃속에 들어간 거즈를 찾기가 실제로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뱃속은 그냥 뻥 뚫려 있는 공간이 아니라, 뭔가 가득 들어차 있는 빨래더미 같은 곳이라서, 그 빨래를 방 밖으로 잠시 꺼낼 수가 없고, 계속 뒤적뒤적하며 정리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뱃속에 거즈가 하나 들어 있다는 사실을 안 상태에서는 찾을 때까지 찾으면 되니까 찾을 수는 있는데, 거즈가 몇 개 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는 다 찾기가 매우 어렵다. 10분을 찾아도 11분째에 하나가 더 나올 수 있기 때문에.

 

그리고 간단한 수술이면 몰라도 거즈를 50개씩 사용하는 대형 수술에서는 거즈 개수 자체가 너무 많다. 내가 몇 개까지 셌더라…? 그래서 거즈 개수를 카운팅하는 게 수술 중 매우 중요한 업무이고, 사용할 때마다 개수를 체크하는 것은 물론, 배를 닫기 전에 다시 검산하는데, 수술 간호사와 순환 간호사가 달라붙어 바닥에 널린 거즈들을 깻잎 떼듯이 다시 풀어 한 장 한 장 카운트한다.

 

그리고 거즈마다 엑스레이에서 보이는 철사가 들어 있다. 하나가 모자라면 뱃속을 뒤적뒤적해서 찾아보고, 그래도 없으면 엑스레이 담당을 불러서 찍어봐서 찾고, 그래도 없으면 수술에서 나온 100리터짜리 쓰레기봉지 네 개쯤 되는 것들을 모두 다 바닥에 엎어서 장갑 끼고 허우적대며 다 뒤진다.

 

뱃속을 뒤적여 거즈를 못 찾으면 수술에서 나온 100리터짜리 쓰레기봉지 네 개쯤 되는 것들을 모두 다 바닥에 엎어서 장갑 끼고 허우적대며 다 뒤진다.

 

정말 그래도 안 나오는 경우에는 정말 끔찍하지만, 뱃속에서 몇십 분 더 찾아보고 어쩔 수 없이 그냥 닫는다. 단체로 홀린 건가. 신발 바닥이나 침대 아래에 붙어 있는 경우도 있으니 꼭 확인하자.

 

거즈는 그래도 새하얘서 못 찾는 경우가 별로 없는데, 새끼손톱만한 갈고리 바늘이 없어지면 정말 찾기 힘들다. 바닥에 핸드폰 불빛 비스듬히 비춰가며 제발 나와라… 왜 바닥에 개같은 무늬는 넣어서 찾기 어렵게 만들었는지.

 

더 끔찍한 경우는 바늘 개수는 맞는데 한 0.5mm가 짧아보이고 뭉툭하네? 설마 부러진 건가? 이 정도 크기는 엑스레이에서도 찾기 힘들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거즈를 뱃속에 남기는 행동이 의료 사고가 아니라는 말이 아니다. 너무 쉽고 뻔한 영역에서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하는 게 아니라, 필사적으로 체크하지 않으면 반드시 문제가 생기는 그런 영역이란 것이다.

 

알 만한 사람들이 뻔해 보이는 영역에서 실수하는 것은 생각보다 뻔한 부분이 아닌 것이다. 파일럿이 하늘과 바다를 착각해 물에 처박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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