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초중고 학창시절 성적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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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호

 

-학교에선 맨날 잠만 자고 피씨방에서 살다 보니 기억에 남는 초중고 은사님 한 명 없어

-전문대 입학하고 바로 군대 갈 상황이었는데, 재수해 460몇 점 맞아 외국어대에 입학

-업비트에 처음 들어온 코인 종목마냥 등하락 심한 성적을 경험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

 

 

초중고 때 한 명의 은사님이 없는 게 나중에 보니 좀 아쉽긴 하더라. 학교에선 맨날 잠만 자고 끝나면 바로 친구들과 뛰쳐나가 피씨방에 살고 10시에 쫓겨나면 새벽까지 놀다 들어가고 그랬으니. 오히려 다니던 학원 선생님들이랑 연락한다. 그나마 기억나는 건 중학교 2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20대로 엄청 젊은 나이의 여자 선생님이셨는데 나를 굉장히 이뻐하고 인정해 주셔서 기억에 남는다.

 

지금과 달리 내가 초등학교(5학년 때 초등학교로 바뀜) 때는 전 과목 시험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 늘 한 개나 두 개 틀려서 2,3등을 했는데 중학교에 진학하니 평균 90점이 안 나오고 87,88점이 나와서 집에서 걱정을 많이 했다. 기억에 초등학교 때 공부는 수업 시간에만 듣고 학원도 안 다니고 별 거 안 했던 것 같다. 중학교 들어가면서 동네에서 유명한 빡센 학원을 다녔다.

 

당시 그 학원에는 총 4개 반이 있었는데 95점 이상인 S반, 90점 이상인 V반, 80점 이상인 T반, 70점 이상인 U반이었다. 학원에서 시험을 자주 보고, 저 점수를 못 넘으면 1점당 한 대씩 맞는, 지금으로는 상상도 못할 학원이었다. 상계동에 살던 내 나이 또래면 다 아는 학원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서 1학년 때는 90점을 못 넘어 늘 몇십 대를 맞았다. 위에서 1점당 한 대는 전체 평균이 아니라 과목별이라는 게 함정이었다. 국영수 3과목을 각 90점 맞으면 15대 맞는 거. 중학교 1학년 1년 내내 두들겨 맞다가 2학년 올라가서 갑자기 뭣 땜에 성적이 팍 뛰었는지 기억이 잘 안 난다. 기억나는 건 공부를 좀 재밌게 했었다는 것 정도이다.

 

나처럼 업비트에 처음 들어온 코인 종목마냥 하락이 심한 경험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금도 가끔 부모님과 얘기하면 나 때문에 속이 시커멓게 탔다고 하시는데 그랬을 듯하다. 아예 못 했으면 기대도 안 했을 텐데.

 

중2 첫 중간고사 때 평균 96.몇을 맞아 전교 4등인가 5등을 했고, 학원에서도 시험을 볼 때마다 그 점수를 맞았다. 원장이 직접 애들을 패는 수고(?)를 했는데 나보고 컨닝했냐고 몇 대를 때리던 기억이 난다. 웃으며 기분좋게 맞았다.

 

중2 1학기 기말 때 95점 7등을 하고 중2 2학기부터 피씨방을 다니며 친구들과 놀기 시작해 성적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그래도 중2 2학기 때는 놀면서 평균 92,93점까지는 유지했다.

 

중2가 끝나고 겨울방학 때를 기점으로 성적이 수직 낙하하기 시작해, 중3 마지막 기말은 평균 70점대를 기록했다.

 

고등학교 3년은 학교에서 잠만 자고 게임하고 술 마시며 책을 한 번도 펴 본 적이 없다. 내신 국사는 9점을 맞은 적도 있었고(오히려 찍으면 20~30점은 나올 텐데 꼴에 다 풀었음), 수학은 18점 맞은 적도 있었다. 모의고사를 보면 400 만점에 280~300점 수준 나오고 신기하게도 언어 영역은 120점 만점에 1등급인 100~110점이 나왔고, 가끔 어렵게 출제된 평가원 모의고사에도 그렇게 나왔다.

 

그 시절 영어는 워낙 쉬워서 80점 만점에 75~78점이 나왔고, 수학은 늘 30점. 당시 대원외고 영어 모의고사 평균 점수가 77~78점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당시 사과탐은 사탐 72점, 과탐 48점이었는데 과탐이 신기하게 거의 9점이 나왔다. 9~18점 수준이었다.

 

같은 중학교 출신이 우리 고등학교에 나 포함해 3명이었는데(옆옆동네라 적음) 그 중 한 명이 독보적인 전교 1등이었다. 서울대 사회과학대 입학 후 외무고시에 붙고 외교관으로 북미에 있다는 소문만 오래 전에 들었던 것 같다. UN 관련된 뭔가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은 것 같기도.

 

집에선 전문대 입학하고 바로 군대 가라는 상황이었는데, 할 줄 아는 게 없고 자신이 없어 재수시켜 달라고 해 재수했고, 500점 만점에 460몇 점 맞아 외국어대에 입학했다(부모님 시절 전기 서울대 떨어진 사람이 후기 외국어대에 간 좋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내가 외국어대 간 것에 매우 기뻐하심). 고려대 한문학과 갈 걸 지금도 후회하고 있다(어릴 때 동네에 이상한 서당이라 칭하는 학원이 있었는데 한자, 한문을 공부했고 1996년에 한국어문회 한자능력검정시험 자격증도 땄었음). 성균관대 법대와 서강대 법대는 떨어졌다.

 

중학교 때 다니던 학원은 1박 2일 수련회도 가는 그런 특이한 학원이었는데 여기를 거쳐 간 애들 중 성적 상위반은 거의 외고에 갈 정도로 성과는 좋았다. 몇 년 전에 뵙고 밥도 먹었는데, 당시 선생님들이 20대 중후반에서 많아야 30~31살이었다.

 

나처럼 업비트에 처음 들어온 코인 종목마냥 하락이 심한 경험을 한 사람은 거의 없을 것 같다. 지금도 가끔 부모님과 얘기하면 나 때문에 속이 시커멓게 탔다고 하시는데 그랬을 듯하다. 아예 못 했으면 기대도 안 했을 텐데.

 

별 생각없이 주절주절 성적 일대기를 써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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