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모시되 윤석열의 가치는 유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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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좌클릭과 함께 포퓰리즘을 더 큰 포퓰리즘으로 맞불 놓기는 김종인의 핵심 선거전략

-스윙보터가 왜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환멸 느끼는지, 왜 윤석열에게 매력을 느끼는지

-지략가로서 김종인은 생명 끝나. 윤석열만의 원칙, 상식, 뚝심, 의연함의 퇴색 피해야

 

 

작년 총선 때, 당시 정부와 민주당이 재난지원금 소득 하위 70%까지 최대 100만원 지급을 들고 나왔을 때, 당대표 황교안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의 조언(반대를 넘어 대안 제시)을 받아 전국민에 대해 1인당 50만원씩(4인가구 기준 200만원) 1주일 내(4.12까지) 통장 입금을 요구했습니다.

 

포퓰리즘에는 더 큰 포퓰리즘으로 맞불질한다는 전략이었을 겁니다. 물론 문정권은 얼씨구나 하며 모든 가구에 최대 100만원(4인가구), 총 14.2조원을 5월 초부터 뿌렸고, 총선 기간 중에도 이러저러한 명목으로 돈을 뿌렸습니다. 정치적 이득은 오롯히 민주당의 몫이었습니다.

 

누가 정립한 공식인지몰라도, 윤석열/국힘당의 좌클릭(이를 중도외연확장으로 생각하는 듯)과 함께 포퓰리즘은 더 큰 포퓰리즘으로 맞불 놓는 전략은 김종인의 핵심 선거전략 중 하나가 된 것 같습니다. 올 4월 부산시장선거 재보선에서는 “가덕도신공항 받고, 한일해저터널 하나 더”를 질렀고, 얼마 전에는 이재명의 50조 추경 지르기에 대해, “추경50조 받고, 50조 더해서 합 100조 추경”을 질렀습니다. 물론 조건은 붙였습니다. 새정부에서! 그리고 예산 구조조정해서 60조 마련하고!

 

여당은 당초 이재명 후보가 연내 전 국민 재난지원금으로 25조원 투입을 추진하다 여의치 않자 50조원 추경을 제기했다. 이에 김종인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내년 예산을 구조조정하고 부족하면 국채를 발행해 100조원으로 규모를 키워야 한다”면서 맞대응했다. 100조원이 넘는 매머드급 추경 편성이 여야의 공식 입장이 된 것은 여야의 득표 전략에 따른 선심성 경쟁의 결과물이다.

 

김종인 위원장은 선거 이후 새 정부에서의 계획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야당조차 여당의 선심성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추경 남발에 편승하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

 

‘100조원 추경’ 경쟁하는 한심한 여야

 

하지만 코로나 피해 보상과 경기 부양을 위한 추경 50조 편성 원칙에 동의한 이상, 새정부로 미룰 명분이 없습니다. 이왕 할 거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여론에 떠밀리게 되어 있습니다. 실제 실행되면 지난 총선처럼 정치적 이득은 이재명이 다 보게 되어 있습니다.

 

지략가로서 김종인은 이미 끝났다 잘 모시되, 윤석열만의 원칙, 상식, 뚝심, 의연함이 퇴색되는 일은 피해야 한다.

 

문정권을 제외한 모든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신경 써 왔습니다. 선거를 의식한 야당이나 여당이 앞뒤 생각하지 않고 맘껏 질러도 정부/대통령은 여기에 영합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문정권은 다릅니다. 선거에 도움이 되면 뭐든 다 하는 정권입니다. 기둥 뿌리를 뽑아다가 장작으로 패서 화로에 던져 잠깐의 온기를 만들어 국민의 환심을 사려고 하는 정권입니다. 그랬기에 포퓰리즘은 더 큰 포퓰리즘으로 대응한다는 선거전략은 문정권이 아닌 정치도의를 아는 정권 하에서는 적합한 전략인지 몰라도, 문정권 하에서는 아닙니다.

 

김종인의 수(선거전략)는 뻔히 예상이 됩니다. 거리낌없는 좌클릭과 (포커식) 포퓰리즘입니다. 이를 중도외연확장으로 정당화할 것입니다. 한마디로 큰 착각입니다.

 

스윙보터가 왜 이재명과 민주당에게 환멸을 느끼는지, 반대로 정치적 경력이 거의 없다시피한 윤석열에게서 왜 매력을 느끼는지를 천착하지 않았습니다. 환멸의 핵심은 국정에 대한 무책임과 얄팍함과 말 뒤집기가 있습니다. 이는 북한, 국가, 시장, 개인에 대한 태도를 중심으로 형성된 좌-중도-우 프레임으로는 포착되지 않습니다.

 

윤석열의 중요 메시지와 20번 가량의 후보 토론회를 분석해 보면, 윤은 국제정치학 원론, 경제학 원론, 사회복지학원론, 헌법 정신 등에 대단히 충실합니다. 뭘 몰라서 그렇다고 하는 사람도 있던데, 제가 볼 때는 사고방식 자체가 보편이성의 집약인 원론에 충실합니다.

 

윤석열과 그에 환호하는 사람들은 김종인/이재명 식의 변칙에 대한 거부감이 강합니다. 김종인은 말을 좀 더 줄여야 합니다. 윤석열다움을 잃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김종인은 바뀐 상황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종인은 진중권 등 탈진보 지식인의 지지를 받습니다(탈진보 지식인들은 외교안보, 경제사회 정책에 관한 한 민주당과 생각이 거의 일치합니다. 조국사태만 없었다면 아마 지금껏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수 틀리면 윤석열의 표를 조금은 깰 수 있습니다. 윤석열에게 표를 보태지는 못해도… 이건 대단한 능력입니다.

 

또한 김종인은 금태섭, 정태근 등 나름 역량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있습니다. 그들과 정치적 이해관계를 맞출 수 있다는 얘깁니다. 지금 자유보수우파 진영에 저 정도 선수라도 데리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글쎄 김무성 정도?

 

윤석열이 김종인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모실만 합니다. 나름 경제민주화라는 상징자산이 있어서 진중권 등 탈진보를 붙들어둘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지략가로서 김종인은 오래 전에 생명이 끝났습니다. 이번 100조 추경 관련 메시지 등 일련의 메시지를 살펴보니 그렇습니다.

 

김종인은 노인 증후가 완연합니다. 잘 모셔야 합니다. 하지만 윤석열의 고유의 매력, 즉 원칙, 상식, 뚝심, 의연함 등은 절대로 퇴색하게 만들어서는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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