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보는 MBTI로 인재 뽑는 이상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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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동원

 

-평소에 멀쩡한 사람 중에 특정 정치인에 꽂혀 사리 분별 못하는 경우 적잖아

-엄청난 석학들이 창조과학이나 종교적 신념에 빠져 극단화되는 사례도 많아

-조동연 혼외자, 김성태 딸 뻔히 문제될 줄 알 텐데도 임명. “인간은 어리석어”

 

 

1.
1948년 심리학자 버트럼 포러는 학생 50명에게 문장 하나를 나눠 주고 자기하고 비슷한 정도를 0에서 5의 구간을 선택하도록 했다. 그 결과, 평균 4.26의 높은 점수가 나왔다. 이후 1백여 차례가 넘는 심리 테스트에서 동일한 결과가 나왔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거 비슷하고 거기서 거기란 얘기다. ‘포러 효과’(Forer effect)다.

 

2.
‘바넘 효과’(Barnum effect)도 있다. 19세기 말, 흥행사 바넘은 인간의 이 심리를 활용해 사람들의 성격을 정확하게 맞춰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유명 인사가 되었다. 그는 이 유명세와 더불어 알면서도 속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해 서커스, 믿거나 말거나 전시회 같은 것으로 큰 돈을 벌었다. 이 흥행의 귀재 바넘을 ‘엔터테인먼트의 아버지’라고 부른다. 영화로도 나왔다.

 

3.
포러 효과나 바넘 효과는 사람들이 보편적으로 갖고 있는 성격이나 심리적 특성을 자기만의 특성으로 여기는 심리적 경향을 말한다. 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자기만 그렇게 생각하는 줄 착각하는 것이다. “도를 아십니까?”에 꼬여 넘어간 사람 중에 기천만 원을 갖다 바치거나 아예 그 사이비 종교에 귀의한 사례도 허다하다. 모든 집안에서 생기는 문제를 나만의 문제로 착각하여 받아들인 결과다.

 

4.
어느 부모나, 누구나 경험하듯, 아이가 어릴 때 자기 아이가 천재라거나 특별하다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옹알이나 뒤집기를 해도, 특정한 물건에 반응하거나 특이한 행동을 하면 어김없이 내 아이는 특별하다고 여긴다. 사실은 거의 모든 아이들이 보편적으로 하는 행동임에도 부모들은 특별하다고 받아들인다.

 

5.
공부를 엄청나게 한 석학들이 창조 과학 같은 것에 빠지거나 종교적 신념에 빠져 극단화되는 사례를 수시로 보게 된다. 평소에 멀쩡한 사람 중에 특정 정치인에 꽂혀 사리 분별을 못하는 경우도 있다. 칸트, 헤겔, 니체, 막스, 하이데거 등 19세기 정신 세계를 지배한 철학의 나라 독일이 히틀러를 숭배하는 집단적 광기에 빠지기도 했다.

 

대중이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꾸준히 진보해 왔다. 꾸준히 진보해 왔음에도 여전히 어리석다. 대중이 현명하다는 것은 전체 역사의 평균적인 합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6.
주한 미군 사령관이었던 존 위컴은 “한국인들은 들쥐 떼와 같아서 모든 사람들이 (전두환) 뒤를 줄지어 따라 다니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데 재밌게도 미국 미주리 대학교의 도시 문제 전문가 데니스 저드(Dennis Judd)도 “미국인들이 들쥐 떼 같다”고 비판했다. 인간 본성은 다 똑같다.‘

 

7.
인간은 진짜 어리석다. 영화의 픽션에 왜곡이니 뭐니 하면서 죽자고 시비를 걸고, 언론에 나온 거면 사실 확인도 없이 댓글 달기에 여념이 없다. 이벤트 기획자, 광고쟁이, 선거 기획가, 홈쇼핑 기획자 등 대중 조작으로 밥먹고 사는 이들은 이 “대중은 어리석다”는 믿음으로 일한다.

 

8.
‘정치 협잡꾼’ 이재명의 억강부약, 대동세상에 속아 광팬이 되거나 지지한다. 형수 쌍욕, 김부선, 대장동, 싸움, 못된 성정 등 그의 패륜적 기행은 차치하고, 그가 지난 10년간 해 온 일만 살펴 봐도 아무것도 없고, 오직 돈풀기와 노이즈 액션, 말로 뜬 것임을 바로 알 수 있음에도 대중들은 알려 하지 않는다.

 

9.
이런 인간의 ‘어리석음’은 아마도 인류가 지속 가능한 방향으로 진화한 결과이지 싶다. 어리석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 예측 불가능한 세상을 ‘희망’이라는 허황된 믿음을 근거로 삼아 열심히 살아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리석기에 희망을 갖고 산다. 대중이 어리석음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꾸준히 진보해 왔다. 꾸준히 진보해 왔음에도 여전히 어리석다. 대중이 현명하다는 것은 전체 역사의 평균적인 합이 현명하다는 것이다.

 

10.
지금 이 시간에도 여전히 마감 시간 타이머를 보며 홈쇼핑 전화 번호를 돌리고, 만들어진 이미지에 꽂혀 정신줄을 놓고, 과장된 경력에 속아 사기를 당하고 있는 게 대중이다. 조동연 혼외자, 김성태 딸 문제가 뻔히 문제가 될 것인데 아무 생각 없이 임명한다. MBTI는 그저 성격 범주를 알아보는 흥미 테스트다. 그런데 이것을 삶의 지표로 삶거나 회사 직원 채용에 쓴다. 인간은 확실히 어리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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