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만 신규 당원이 만드는 작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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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건강한 직업 윤리 없이는 중진국도 되지 못해. 민주공화국 자체가 아예 성립되지 않아

-직업 윤리의 싹을 죽인 제초제는 잘못된 상벌 체계와 불합리한 사회적 유인 보상 체계

-책임당원 요건완화로 건강한 시민 수십만이 국힘에 입당해 당 저변 바꾼 건 무척 다행

 

 

사람의 건강을 체크하는 의료(진단) 기구는 너무나 많습니다. 질환(신체 기관의 오작동) 치유법과 예방법에 대한 정보도 차고 넘칩니다. 그런데 한 사회의 건강을 체크하고, 치유하고, 예방하는 정보와 솔루션 이전에 문제를 인식하는 프레임 자체가 별로 없습니다.

사람의 건강이 수많은 신체 기관/시스템/세포의 정상 작동에 있듯이, 국가와 사회의 건강은 직업 윤리의 정상 작동에 있습니다. 개인과 가족이 세포라면, 직업은 기관이고 시스템입니다. 캘빈주의 이전에도, 막스 베버 이전에도 있던 개념입니다.

 

논어 안연 (顔淵) 편에서 ‘정치’의 본질을 통찰한 그 유명한 말, 군군신신부부자자(君君臣臣父父子子); ‘임금은 임금답고 신하는 신하다우며 아버지는 아버지답고 아들은 아들다워야 한다’는 말은 시대 보정을 하면, 바로 직업 윤리에 대한 얘기라고 생각합니다. 조선의 선비 정신도 다르지 않습니다.

 

건강한 직업 윤리 없이는 선진국은커녕 중진국도 못됩니다. 민주공화국 자체가 성립하지 못합니다. 이재명이 경제 성장, 문재인 처벌, 이명박근혜 사면, 이승만 박정희 칭송, 북한 인권, 한미일 자유 동맹 등 보수/우파 사람들이 환호하는 얘기를 아무리 해도, 절대로 민주공화국의 대통령이 되면 안 되는 것은 바로 직업 윤리를 이 자만큼 철저히 파괴한 자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 보수, 우파, 애국을 부르짖는 사람들조차 민주공화국의 근간인 직업 윤리를 강조하는 것은 별로 못 봤습니다. 종북 좌익 척결, 문 정권 퇴진, 문재인 감옥, 정권 교체, 시대 교체를 고창하는 사람은 차고도 넘치지만!!

 

육체 노동자나 단순 사무원이나 단순 기능인들의 근로 윤리를 끌어올리는 것은 너무나 쉽습니다. 아니 이런 기술만 발달해 있습니다. 서비스 받고 스마트폰으로 서비스 평가하는 시스템, CCTV, 출퇴근 카드, 자리 배치(부장이 맨 뒤에 앉습니다)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언론사 데스크나 방송사 PD, 교수, 법관, 검사, 군인(장교 이상), 6급(주사) 이상의 공무원(경찰, 감사원, 중앙/지방 행정 공무원), 지자체장, 공공기관장, 고위 당직자(당 대표 등), 국회의원, 대통령 등 국가의 존망을 좌우하는 힘있는 인간/직업의 직업 윤리는 주의깊게 지켜보는 프레임 자체가 없습니다. 물론 감시 통제하는 기술도 없고, 객관적 평가 지표도 만들기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직 의사에 대해서만 가혹한 직업 윤리를 강요합니다. 물론 강요/강제하는 방법(수술실 CCTV 등)은 잘못됐습니다.

 

문 정권이 파괴한 것이 한둘이 아닙니다. 원전, 검찰, 법원, 국방, 산업 생태계, 기업가 정신, 재정 건전성, 사회 통합, 법치, 노사간 힘의 균형, 한일 관계, 한미 관계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습니다. 그런데 치명상을 가했지만 잘 거론하지 않는 것이 바로 직업 윤리입니다. 민주당 공천, 공공기관장 인사, 군 인사, 고위 공무원 인사, 법원/검찰 인사 등에서 그 조직 내지 그 직무를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을 뽑는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습니다.

 

건강한 시민 수십만 명이 국힘당에 들어가 당의 저변이 바뀌고, 상향식 공천이 도입되면, 고위 당직자에 대한 평가 보상 체계가 바로 잡힐 테고, 그러면 국회의원과 지자체장과 중요 당직에 직업적 소명 의식과 직업 윤리가 튼실한 사람이 많이 진출할 것입니다.

 

직업 윤리 개념이 그런 대로 있었던 윤석열과 최재형 인사는 그야말로 문 정권의 대실수였습니다. 나머지는 대부분 무능하거나 만만한, 직업 윤리 개념 자체가 없는 인간을 발탁 인사해서 정권의 충견으로 만들었습니다.

 

원전과 검찰 등은 문 정권 단독으로 파괴했지만, 직업 윤리는 지난 20~30년 동안 서서히 허물어져 왔습니다. 직업 윤리라는 싹을 죽인 제초제는 잘못된 상벌 체계 내지 불합리한 사회적 유인 보상 체계입니다. 노태우 정권부터 문재인 정권까지 모두 다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는 얘깁니다.

 

(글로벌) 시장이 작동하는 곳에서는 상벌/유인 보상 체계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빠르게 근접합니다. 오히려 더 나을 수도 있습니다. 삼성은 그것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과 무관한, 정치 권력과 국가 권력에 의해 규율되는 곳은 완전히 개판이 되었습니다. 공무원 하면 연상되는 철밥통, 후한 연금, 복지 부동, 무사 안일, 면피주의, 편의주의, 조직 이기주의, 칸막이, 규제/형벌 만능주의 등이 그것입니다. 군인도 군복 입은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법관도 검사도 워라밸을 추구하면서 신속하고 공정한 재판/수사 등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돌아보면 1970~80년대 대학생들이 박정희, 전두환 정권과 치열하게 싸울 때, 핵심 지도부의 사상 이념은 시대착오적이었지만 그래도 그것은 선비 정신의 발현이자, 나름 직업 윤리(지식인으로서 사명)의 구현이었습니다.

 

그때는 명문 대학 1학년만 되어도 지식인이라는 자의식이 있던 시기였습니다. 그 몇십 년 전(일제 시대와 1960년대 초)에는 명문 고등학생만 되어도 (권력의 잘못을 매섭게 질타하는) 초시 합격한 선비라는 자의식이 있었습니다.

 

정규 육사 1기(육사 11기) 이후 최소 10~20년 정도의 기수는 1970~80년대 명문 대학생 이상 가는 사명감과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586 운동권도 나라를 위해 내 한목숨 바치겠다는 충의가 넘쳤지만, 박정희, 전두환, 허화평 등도 본질은 다르지 않았습니다. 이게 전두환 정권의 탄생으로 이어졌습니다. 1980년대는 신군부나 저를 포함한 586 운동권이나 공히 애국적 충정은 들끓었지만, 보편 이성이 향도하는 좋은 길을 찾지 못하여 전자는 쿠데타와 강압 통치를, 후자는 시대착오적인 혁명 운동에 몰입했습니다.

 

어쨌거나 그때는 운동권 대학생도, 군 장교들도, 법관들도, 검사들도, 행정부 공무원들도, 공공기관장들도 다 직업 윤리나 직업적 소명을 꽤 강하게 의식했습니다. 그것이 산업화, 민주화, 국방력 강화 등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은 모든 곳에서 노화, 퇴화 현상이 완연합니다. 목숨 걸고 쿠데타를 할 군인도 없고, 목숨 걸고 반독재 투쟁을 할 대학생도 거의 없고, 목에 칼이 들어와도 할 일을 하는 법관도, 검사도, 행정 공무원도 거의 없습니다.

 

문 정권의 만행에 밥줄 걸고 항거한 사람은 행정부에서는 한민호 전 문화체육부 국장, 윤석열 검찰총장 외에 별로 알지 못합니다. 그 위험 부담 정도는 변호사 자격증이 없는 한민호 국장이 더했을 겁니다.

 

근로 윤리를 잡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직업 윤리를 잡는 것은 권력을 가진 고위직에 대한 사회적 유인 보상 체계 내지 평가 보상 체계를 바로 잡는 것이기에 어렵습니다. 권력 구조, 선거 제도, 정당 체제라는 만악의 근원을 바로 잡기는커녕, 문제를 점점 더 악화시켜 온 것이 우리의 실력이니!!

 

요즈음 작은 희망을 봅니다. 국힘당에 건강한 민주, 자유, 상식 시민 수십만 명이 당원으로 가입한 것 같아서입니다. 이 분들이 진작에 당에 가입하여 목소리를 냈다면, 이준석이 당 대표가 될 일도 없었을 것이고, 김종인이 저리 설치지도 못했을 겁니다. 제가 자유책임당 창준위/자유민주당을 한 것은 건강한 당원이 있고, 숙성된 비전이 있고, 토론과 교육이 있는 모범 정당을 밖에서 만들어, 국힘당을 견인하고, 더 나아가 정당 통합을 통해 정당의 저변과 조직 문화를 바꾸고자 함이었습니다.

 

이 시도는 실패했지만, 어쨌든 윤석열과 책임 당원 요건 완화를 계기로 건강한 시민 수십만 명이 국힘당에 들어가 당의 저변을 상당 정도 바꾼 것은 정말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윤석열의 오래갈 기여, 아니 불멸의 기여는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참에 국민의당/국민혁명당/우리공화당 당원과 균형 잡힌 보수 유투버들을 애청하는 정치에 관심이 많은 건강한 시민들도 국힘당으로 들어가 당의 저변을 불가역적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가성비 높은 국가 개혁/정치 개혁 전략이 아닐까 합니다. 윤석열이라면 이들에게 많은 권한(공천권 등)을 주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테니까, 줄탁동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국힘당의 저변이 바뀌고, 상향식 공천이 도입되면, 고위 당직자에 대한 평가 보상 체계가 바로 잡힐 것이고, 그러면 국회의원과 지자체장과 중요 당직에 직업적 소명 의식과 직업 윤리가 튼실한 사람이 많이 진출할 것이고(대통령도 따놓은 당상), 이들이 법령, 정책, 예산, 공직 인사를 바로잡을 것이고, 그러면 지난 30년 동안 악화일로를 걸었던 수많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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