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과 87체제 거부하는 우파는 미래가 없다

<<광고>>



¶ 주동식

 

-87년시위를 좌파 사기질로, 5.18을 폭동으로 바라보는 우파 관점을 조정해야 승산 있어

-민주화 운동이냐 폭동이냐 따지는 건 무의미. 흑백 논리로 나누려는 건 단순 무식의 소치

-“5.18 제사 도시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야 한다” 외친 사람 뒤통수 치는 우파에겐 답 없어

 

 

어떤 우파 여성과 대화하다가 87체제 얘기가 나왔다. 이 분이 흥분하면서 “나도 87년 시위에 열심히 참가했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좌파들의 사기질에 속은 것이었다”고 분노하시는 것이다.

 

87년 시위가 좌파의 사기질이라는 시각으로만 바라보면 87년 체제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그런데, 87체제의 핵심은 결국 ‘국민 대중이 자신의 판단과 선택에 따라 최고 통치자를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걸 부정할 수 있나? 이걸 부정하면 대한민국을 건설해 온 민주주의와 공화국의 원리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구한말 이후 1백여 년이 넘는, 피흘려 쟁취해 온 근대화의 과정 자체를 송두리째 쓰레기통에 폐기해야 한다. 북한 김씨조선 체제와의 차별성이나 우월성도 주장할 수 없게 된다.

 

우파들이 5.18을 바라보는 관점도 이런 측면에서 조정할 필요가 있다. 80년대 민주화 투쟁, 즉 87년 체제의 성립에는 5.18이라는 거대한 상징 자산이 있다. 무작정 5.18을 부인하면 논리적으로 87체제를 부인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5.18이 민주화 운동이냐 폭동이냐, 이걸 갖고 따지고 싶어하는 경향이 우파 내부에 강고하게 자리잡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자면 무의미한 노력이다. 애초에 민주화가 뭔지 폭동이 뭔지조차 구분하지 못하는 시각이다.

 

좌파들이 역사를 순차적이고 시계열상의 진화 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는 반면, 우파들은 그저 단순 무식한 흑백 논리뿐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우리편 아니면 무조건 때려죽여야 할 적이라는 논리이다.

 

민주화 운동과 폭동은 그렇게 흑백 논리로,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개념이 아니다. 4.19 당시에도 분노한 군중들이 파출소를 습격해 총기를 들고 나왔고, 부마 항쟁 때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 혁명 당시의 난장판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저 모든 진통이 다 민주화 운동이자 폭동이다.

 

사회주의 좌파들이 민주화를 얘기하는 것도 무조건 사기질이고 혁명을 그런 식으로 미화한다고 하는데, 이것도 역시 우파들의 역사 인식 부재이자 심각한 무식의 발로이다.

 

사회주의자들도 민주화를 강력하게 요구한다. 특히 그들이 부르주아 민주주의, 즉 제도 민주주의라고 부르는 것을 주장한다. 왜냐하면 그 부르주아 민주주의라는 질서 안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이념과 사상, 도그마를 폭넓게 전파할 수 있는 공간이 열리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은 부르주아 민주주의가 궁극적으로 돈 많은 자본가들의 권력을 만들어내는 수단으로 전락하기 때문에 그걸 한 걸음 더 뛰어넘어 민중 민주주의, 즉 사실상 프롤레타리아 독재를 해야 한다고 주장할 뿐이다. 즉, 좌파들이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순차적이고 시계열상의 진화 발전이라는 관점을 취한다. 거기에 비해 우파들은 그저 단순 무식한 흑백 논리뿐이다. 이것 아니면 저것, 우리편 아니면 무조건 때려죽여야 할 적이라는 논리이다.

 

어느 쪽에 승산이 있을까? 어느 쪽이 더 경쟁력이 있을까?

 

5.18을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건 좌파들의 상징 자산으로 악용되어 친북 용공 반미 반일 반기업 반시장의 도구로 악용되는 것에 대한 비판이어야 한다. 실제로 현재 5.18은 그런 도구로 쓰이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5.18이 폭동이라느니 북한군이 침투했다느니 하는 헛소리에 매달리게 되면 우파는 백전백패이다. 실제로 5.18 당시 광주 시민들은 태극기 들고, 애국가 부르고, 거동 수상자 잡아서 대치하던 계엄군에게 넘기고, “북한은 경거망동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1980년 당시 5.18은 분명히 신군부의 헌정 질서 왜곡에 대한 항의였다. 대한민국 헌정 질서 수호를 위한 투쟁이었다는 얘기다. 이런 소리를 하면 “주동식 저 새끼는 역시 빨갱이”라고 욕을 한다. 실제로 그런 소리를 하는 우파란 인간들이 한둘이 아니라고 들었다. 병신새퀴들.

 

방구석에 틀어박혀 웅엥웅엥 헛소리나 까발리는 작자들이 광주에 가서 목이 터져라고 “광주가 5.18 제사의 도시에서 벗어나 미래로 가야 한다” “대한민국과 호남이 함께 가야 한다”고 외친 사람 뒤통수나 치고 자빠졌으니 인생이 즐겁냐?

 

우파 대부분이 그따위 인식에 머물러 있으니 답이 없다는 거다.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