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하는 병원에 손가락질 이제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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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용수

 

-판데믹 시기에 코로나 의심 환자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건 전국적 현상. 특정 병원 탓할 수 없어

-정부 지침 내리기 전부터 격리실 확충하고 지역 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 소화. 욕할 걸 욕해야지

-할 수 있는 것 이상 하는데 돌아오는 건 손가락질. “열심히 하는 게 무슨 의미냐” 회의의 목소리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의 납득못할 진료거부…확진아닌 의심만으로 응급환자 외면

 

광주 소방과 어느 기자의 환상적인 콜라보레이션 결과물이 나왔다. <스트레이트뉴스>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어서 중앙지인지 지방지인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본 기자가 광주 소방본부로부터 입수한 ‘구급 이송 현황’ 자료에 따르면”이라는 자료 출처 제시로 볼 때, 광주 소방과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는 뉴스 회사인 것 같다. 소방이든 기자든 우리 병원에 평소 얼마나 불만이 많았으면 제목부터 기똥차게 뽑아냈다.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의 납득 못할 진료 거부… 확진 아닌 의심만으로 응급 환자 외면”

 

확진자가 아니라도 의심 환자는 응급실에 수용이 어려운 게 당연하다. 식당에 들어갈 때 하는 체온 측정과 마찬가지다. 체온이 높은데 확진자가 아니면 식당에 출입시켜 주나?

 

판데믹 시기에 코로나 의심 환자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딱히 전남대병원이나 조선대병원을 탓할 거리도 안 된다.

 

판데믹 시기에 코로나 의심 환자를 모두 수용하기 어려운 것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딱히 전남대병원이나 조선대병원을 탓할 거리도 안 된다.

 

다른 뉴스를 인용하자면.

 

“국회 국민의힘 강기윤 의원(창원 성산, 보건복지위원회 간사)은 전국 16개 지자체로부터 받은 「발열 환자 병원 수용 거부 현황」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 발생 이후 현재(2021년 8월 기준)까지 전국에서 2,959명의 환자들이 병원 응급실서 한 차례 이상 진료를 거부당했다고 밝혔다.”

 

전남대병원에서 수용하지 못한 환자가 118건이라는데, 급히 통계치를 뽑아본 결과 동일 기간 우리가 수용한 의심 환자수는 7천 명을 훌쩍 넘는다.

 

다른 병원 2개 합쳐 30명을 거부할 때 전남대병원은 홀로 118명이나 거부했다는데, 비교할 걸 비교했으면 한다. 그 2개 병원이 수용한 환자수는 몇 명인가? 이런 식이면 ‘0명 수용 30명 거부’ 병원이, ‘1만 명 수용 100명 거부’ 병원보다 더 열심히 했다고 평가할 지경이다(분모를 생략해서 자료를 과장되어 보이게 하는 전형적인 수법). 실제로 전남대병원은 정부에서 지침을 내리기 전부터 격리실을 확충했고, 그 결과 지역 내에서 가장 많은 환자를 소화 중이다. 제발 욕할 걸 욕해라.

 

전남대병원은 권역 응급 의료 센터이며 지역 거점 병원이다. 로컬 병원에서 전원되어 오는 환자의 비율이 전체 환자수의 60%를 넘으며, 다른 병원에서 치료가 안 되어 오는 만큼 중증도 또한 압도적으로 높다. 전국 응급실 중에서도 가장 중증도 높은 몇 개 병원 중 하나다.

 

즉, 광주 전남북에서 코로나 의심 증상을 가진 중증 환자가 모두 몰리는 응급실이 바로 우리다. 지역 거점 병원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실제 격리 구역 외에도, 상황에 따라 응급실 내부의 일반 구역이나 소생실도 환경 및 동선 조절을 거친 후 일정 수준의 감염 리스크를 안고 환자를 보고 있다. 환자의 중증도가 너무 높아 수용하지 않으면 환자가 사망할 것 같을 때다. 물론 이마저도 모든 영역이 포화되면 어쩔 수 없다. 다른 병원에 기댈 수밖에. 우리가 모두를 살릴 방법은 애당초 없잖은가?

 

소방뿐만 아니라 많은 로컬 병원이 우리를 원망하는 것 잘 알고 있다. 실제로 전화로 마찰도 많다. 입씨름하는 스트레스를 받느니 차라리 환자를 받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런데 어쩔 수 없다. 자원은 한정되어 있으니까. 환자의 상태 및 남은 격리실 상황을 토대로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이렇게 생각하면 아주 쉽다. 당신말고도 수십 개나 되는 병원에서 한두 명씩 전부 전원 문의가 걸려 와 있다고.

 

우리는 할 만큼 하고 있다. 아니 할 수 있는 것 이상을 하고 있다. 그런데 자꾸 이런 식이니 지금 사기가 말이 아니다. 돌아오는 건 손가락질뿐인데, 우리가 굳이 이렇게까지 열심히 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회의어린 목소리가 내부에서 번지고 있다. 그러니 당장 그 손가락질을 거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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