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개혁(8) 이원(二元) 거버넌스 체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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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근 선문대학교 교수

 

-정치권력에서 독립된 방송시스템 구축에 필요한 법·제도, 우리나라는 전무한 실정

-KBS만 국가기간방송으로 규정. MBC는 공영방송으로 규정할 법적 근거 전혀 없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받는 영국 BBC조차 규제 체계 놓고 논쟁 끊임없이 이어져

 

 

5. 공영방송 거버넌스 개혁방안

쳇바퀴 돌듯 반복되고 있는 KBS와 MBC를 둘러싼 정쟁은 이제 공영방송 구조 개혁에 대한 진정성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 때문에 공영방송 정책이 실종되고, 진정한 구조개혁 논의가 사라진 덫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공영방송 개편 논의는 공영방송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방송 더 나아가 방송구조 전반에 걸친 구조 개편과 연관되어 있다.

 

공영방송 이념은 ① 공영방송의 책무와 공익적 목표 ② 공영방송의 정치적·경제적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적 토대 ③ 공영방송의 공적 책무를 가능케 하는 안정적 재원구조 3가지 토대위에서 구현될 수 있다. 이 중에 여기서는 공영방송 거버넌스 구축에 필요한 법·제도적 개선방안만 살펴보고자 한다.

 

1) 이원(二元) 거버넌스 체계 도입 #1
공영방송이 외적 압력으로부터 독립되어 공익적 목표들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제도적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하고 이에 필요한 법·제도적 근거가 요구된다. 특히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된 방송시스템을 구축한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기 때문에 이를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를 필요로 한다.

 

그럼에도 우리나라의 공영방송 관련 법적 근거는 매우 취약 아니 거의 전무하다. KBS만 국가가 소유하고 있는 국가기간방송으로 규정하고 있을 뿐 MBC는 공영방송으로 규정할 어떤 법적 근거도 없다. 법적 근거에 의해 공영방송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규제 편의성이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주기 위해 만들어진 통념상의 공영방송체제인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영국 BBC조차 규제체계를 놓고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공영방송이라는 개념자체가 관념적이어서 완벽한 공영방송 체제란 있을 수 없다. 가장 이상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는 영국 BBC조차 규제체계를 놓고 논쟁이 끊임없이 이어져왔다. 2002년 BBC이사회를 폐지하고 만든 ‘BBC트러스트’에 대해서도 ‘Ofcom’은 BBC 공익적 역할을 심의·규제하겠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결국 2017년 ‘BBC트러스트’를 해산하고 경영은 ‘BBC이사회’가 규제·감독은 「Ofcom」이 나누어 맡게 되었다. BBC를 감독하는 기구가 의사결정을 같이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었다. 이는 공영방송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규제방식의 변화추세를 잘 보여주고 있다.

 

공식적으로 BBC 트러스트가 폐지된 것은 2016년 12월 15일 BBC에 대한 왕실 칙허장이 발부되면서 부터다. 그렇지만 준비 등을 이유로 2017년 4월까지 유보되었다. 이처럼 BBC의 규제·감독권을 「Ofcom」에게 부여했다는 것은 BBC를 ITV 같은 상업방송사들과 균형 있게 규제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샤론 화이트(Sharon White) 「Ofcom」 의장은 ‘BBC와 다른 방송사간의 공정경쟁과 차별화’에 규제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는 전통적인 BBC의 공적 책무는 물론이고 시장 행위들을 규제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역설적으로 BBC의 시청자 확대를 위한 서비스 및 플랫폼 다각화는 모색한다는 의미로도 읽힌다(김지현, ‘오프콤, BBC 규제원칙 공개…‘시장질서 강조’ 신문과방송 2017년 4월호(통권 556권) 참조).

 

실제로 거버넌스 개편이후 처음 발표된 <2018/2019 BBC Annual Plan’에서는 BBC의 온라인 서비스 강화를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공영방송과 전체 방송·통신영역을 두 기관이 분리해 규제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BBC 트러스트」 설립 초기부터 논란이 되어 왔다. 때문에 「Ofcom」이 BBC에 대한 심의·규제를 지속적으로 요구해 왔고, 「BBC 트러스트」는 이에 대하여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위협하는 것이라고 반발하였다.

 

하지만 결국 2017년 「Ofcom」의 의견이 받아져 「BBC트러스트」가 해산되고, 경영을 담당하는 「BBC 이사회」가 다시 부활하고 규제는 「Ofcom」이 담당하게 되었다. 때문에 외형적으로는 공영방송 경영기구로 「KBS이사회」와 「방송문화진흥회」를 두고 규제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관할하는 우리나라와 유사한 형태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연재 리스트>

(1) 아전인수 또는 치매증후군 (2) 정치 예속화와 거버넌스 개혁
(3) 공영방송 후견체제와 이사회 (4) 거버넌스 개혁 논의의 기만성
(5) 예외적 의사결정구조의 환상 (6) 다수에 의한 민주성 환상
(7) 구성주의의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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