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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대호
-올초 낸 책 <나는 죄인입니다> 어디를 봐도 부정 선거에 대한 주장 찾아볼 수 없어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표를 얻어 8강에라도 진출해 보려는 교활한 수작
-탐욕 가득하고 무능 무책임한 위선자, 독실한 신자인 척하는 것도 일종의 퍼포먼스
황당하고 심각하고 개탄을 금치 못할 사건이 끊임없이 일어나지만(조성은-김웅-공수처 등), 제 눈에는 초특급 황당&심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거의 거론하지 않는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당사자는 황교안입니다.
9월 7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 12명이 ‘체인지 대한민국, 3대 약속’ 발표회를 했는데, 황교안이 자신의 세 번째 공약/메시지로 4.15 부정 선거 문제를 거론했습니다. “4.15 총선은 무효며, 특검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것이 첫 번째 황당한 사건입니다.
그런데 한때 엄청난 정치적 비중이 있는 황교안의 주장을 보수든 진보든 가릴 것 없이 메이저 매체 어디에서도 전혀 취급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이나 진보 논객들도 “총선 불복하냐?”고 공격하지 않았고, 국힘당에서도 비중 있는 인물들이 황교안을 비판하는 것을 본 적이 없습니다. 작년에 253개 지역구의 국회의원 후보 중 한 명에 불과했던 저의 말을, 거두절미하고, 완전히 왜곡하여 총공격을 해대던 관영/진보 언론도 거의 외면했습니다. 총선 불복 프레임을 걸면 정치적으로 유리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두 번째 황당한 사건입니다.
황교안이 부정 선거라고 주장하는 근거를 보면, 2012년 대선 직후 김어준이 하던 주장도 있고(개표 분류기 조작 내지 오작동), 실물과 상관없이 자행한 전산 프로그램 조작이라는 주장(서울, 경기, 인천 모두 민주당과 미통당 득표 비율이 63대 36)도 있고, 최근에 투표함을 까서 발견한 좀 특이한 실물(투표지)에 근거한 주장도 있습니다. 그 중에는 한 번도 접은 흔적이 없는 투표지가 30~40%라는 것을 부정 선거의 증거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황교안이 올 초에 낸 <나는 죄인입니다>.
그런데 저는 투표를 숱하게 했지만 투표지를 한 번도 접어 본 적이 없습니다. 구부리긴 하지만 투표함 안에서는 펴지게 집어넣는다는 얘깁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부정 선거 주장이 틀렸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제대로 반박하려면 각 주장에 대해 긴 설명이 필요할 겁니다. 이 글의 요지는 부정 선거론의 근거를 반박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그 동안 이러저러한 주장의 근거를 살펴 봤는데, 다양한 형태의 특이한 투표지도 다 (부정하게 집어넣지 않아도) 투표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현상이라는 주장이 상당히 설득력이 있습니다.
아무튼 황교안의 주장의 근거가 너무나 허술해서 놀랐습니다. 황교안 정도가 1년 이상의 침묵을 깨고 부정 선거를 주장하려면 사실적 논리적 근거가 튼실해야 하는데 전혀 아니니… 이것이 세 번째 황당한 사건입니다.
황교안은 미래통합당 대표였고, 공천 과정은 물론, 선거 전략 수립에 가장 큰 힘을 행사했던 사람입니다. 게다가 4.15 총선은 부정 선거라는 주장은 최근에 몇 지역 투표함을 까면서 나온 것이 아닙니다. 총선 직후부터 제기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년 몇 개월 동안 황교안이 교통사고로 식물인간 상태로 누워 있었던 것도 아닌데, 도대체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다가 이런 주장을 하는지? 부정 선거는 일개 시민이든 정치인이든 목숨을 걸고 막거나 밝혀야 하는 것이기에 큰 힘이 있고 가장 큰 책임이 있는 황교안의 1년에 걸친 침묵이 도대체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올 초에 낸 291쪽 짜리 책 <나는 죄인입니다> 어디를 보아도 부정 선거(가능성)에 대한 주장이 없습니다. 이것이 네 번째 황당한 사건입니다.
사실 정치인도 알고, 기자들도 알고, 국민들도 알 겁니다. 황교안의 부정 선거 주장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는” 시민들의 표를 얻어, 8강에라도 진출해 보려는 수작이라는 것을!!
어쩌면 황교안은 자신의 주장이 국힘당과 보수에게는 신뢰성 실추라는 타격을 줄지언정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면 자신은 정치적 이익을 볼 것이라고 생각하고 야심차게 던졌는데, 찻잔의 태풍 이상으로 발전하지 않아 내심 당혹스러워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이익이 된다면 집의 기둥을 뽑아서 장작으로 쓸 심뽀입니다. 물론 이는 황교안만의 문제는 아닐 겁니다.
황교안은 아주 독실한 기독교 신자(전도사)로 알려져 있습니다(저는 기독교든 천주교든 불교든 독실한 신자에 대해서는 일단 기본 점수를 줍니다. 솔직히 호감을 더 줍니다). 그래서 정치 전략이나 술수는 잘 몰라도 사심은 없는 사람일 거라는 얘기를 좀 들었습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 만들고 공천하는 것을 보고, 선거 지휘하는 것을 보고(그 과정에서 그 바쁜 와중에 어렵사리 최고위를 두 번이나 열어 저를 제명 처분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생까고 있습니다), 또 4.15 당일 밤 11시경 무책임하게 떠나는 것을 보고(뒤에 들어보니 김종인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목했다고 하더군요), 또 지난 1년 몇 개월 동안 죽은 듯이 지내는 것을 보고, 또 책을 보고, 무엇보다도 최근에 대선 후보로 나와 설쳐대는 것을 보니, 이 자는 희대의 위선자요, 사적 탐욕으로 가득한 자입니다. 무능하고 무책임하면서 교활한 자입니다. 어쩌면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척하는 것도 일종의 퍼포먼스가 아닐까 합니다.
끔찍합니다. 이런 자가 법무장관에, 대통령 권한 대행에, 제1 야당 대표로 그 중요한 4.15 총선을 지휘했다니! 박근혜 대통령은 정말 인사가 망사가 되었습니다. 안종범 같은 자나 황교안 같은 자를 중용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