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네거티브와 이재명 네거티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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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기표

 

-선거시기 네거티브는 잘 먹히지 않아. 투표 방향 정한 이후에 들어온 정보는 튕겨내

-최근 진행되는 윤석열 이재명 네거티브, 위험성 높아. 드라마적 요소 갖고 있기 때문

-지지율 도망갈 곳 없어 당장은 안 빠지겠지만, 2~3개월 안에 치명적인 전환 불가피

 

 

나는 “선거의 꽃은 대선”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 “선거의 꽃은 고소 고발”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많다. 여기서 고소고발은 주로 네거티브 때문에 발생한다.

 

1>
작전권에 평시작전권과 전시작전권이 있듯이 선거용 네거티브도 평시와 전시가 구분된다. 여기서 전시란 선거시기를 말한다. 다시 말해 선거에 임박한 네거티브와 선거와 시간적으로 멀리 떨어진 네거티브는 효과가 다르다.

 

일단 선거시기의 네거티브는 잘 먹히지 않는다. 선거에 임박한 상황에서는 네거티브가 제기되더라도 유권자는 선거때니까 의례 나오는 얘기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고, 무엇보다 이미 투표 방향을 정해둔 이후에 들어온 정보에 대해서는 튕겨내는 속성이 있다. 즉 일반적인 유권자들도 일단 마음을 정한 뒤에는 <확증편향> 속성을 띤다.

 

이 때문에 치명적인 네거티브는 “선거”보다 훨씬 이전에 제기되는 네거티브다. 과거에 이회창 아들 병역 문제를 제기한 이해찬은 대선 1년 6개월 전부터 관련 네거티브를 시작해서 선거 끝까지 밀고 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네거티브가 득표율에 큰 영향을 주지는 못햇다고 볼 수 있다. 선거전은 결국 진영대결로 귀결되었기 때문이다).

 

2>
최근에 진행되는 윤석열, 이재명 네거티브는 위험성이 높은 네거티브라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는 이유는 일단 아직 선거 표심이 확정되기 전 네거티브이기 때문이다. 즉 사람들은 아직까지는 추가 정보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아직 열어놓고 생각하는 단계다.

 

두번째, 이 네거티브들이 드라마적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적 요소란 돈, 권력, 재벌, 룸싸롱, 막장 뭐 그런 드라마에서 많이 나오는 요소들이 등장한다는 얘기다. 이렇게 되면 사람들이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되고, 구전에서 구전으로 넘어 다니기 좋은 상태가 된다.

 

 

얼마 전에 엄마랑 밥을 먹다가 뉴스를 봤는데. 이재명이 나오자 모친께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아휴 저 인간 저… 형수한테 욕이나 하고…”

 

이재명이 자기 가족을 상대로 차마 글로 쓸 수 없는 욕지거리를 날린 그 녹음 파일이 우리 엄마한테까지 전파가 되었다는 얘기다(나는 절대 주지 않았다). 선거전이 격화될수록, 반대편의 선거 조직을 타고 네거티브가 급속하게 확산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상황인 듯 보였다.

 

3>
윤석열의 경우 자기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도 아니고, 부인 문제가 무슨 문제냐? 라고 치부할 수 있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논리적으로’ 그럴 뿐이다. 한국적 정서는 부인 문제를 사실상 후보 본인과 비슷한 차원으로 본다. 그런데 이 문제를 처리하면서 윤석열은 ‘한계’를 드러냈다.

 

짐작컨대 윤석열 캠프는 출마선언 시점에서 부인 네거티브를 털고 가려고 시도했던 것 같다. 시점 선택은 좋았다. 출마선언과 동시에 이 문제를 털고 갈 수 있다면, 매우 이상적인 스타트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시점 선택의 정확성에도 불구하고 디테일의 미숙함이 오히려 문제를 심화시켰다.

 

네거티브 대응에 있어서 ‘전면부정’을 기조로 할 경우 추상적인 부정을 중심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 해명을 한답시고 “쥴리”라는 구체적인 키워드를 던지는 바람에 보다 더 집중적인 대중의 관심을 초래했다. 인터넷으로 만들어진 현대 세상은 직업적 검색꾼들로 구성되어있는데 여기에 대고 ‘쥴리’라는 검색어를 던져 준 것 자체가 패착이었다. 정치적 경험 미숙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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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대응에 있어서 ‘털고가기’를 기조로 잡는 경우 <전면부정> 보다는 어느 정도는 사안을 시인하면서 대중의 이해를 구하는 방식이 많이 동원된다.

 

털고가기 전략의 ABC는 김구라가 보여준 적이 있다. 김구라가 공중파 데뷔 전에 막말 캐릭터로 활동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한테 뭔가 약간 정제가 덜 된 말을 던졌는데 그게 10년 쯤 뒤에 문제가 되었다. 과거의 발언이 갑자기 “이슈”가 되자, 이 때 김구라는 정계은퇴(?)를 선언해 버렸다. 대중의 상상을 뛰어넘은 과도한 자해(?)로 이 스캔들은 순식간에 정리되었다.

 

그리고 1년 쯤 뒤에 그가 복귀했을 때 아무도 이 문제를 재론하지 않았다. 윤석열도 이런 패턴을 참고하는 것이 좋을 뻔했다. 내가 보기엔 마이크 선택도 ‘부인’이 아니라 후보 자신이 하는 게 더 좋았을 것 같다. 다시 말해 선긋기보다는 ‘안고 가기’로 갔어야 했다. 애당초 털고가기 전략이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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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1~2위가 모두 매우 헤쳐나오기 힘든 위험한 네거티브에 빠져있다. 그 바람에 전례없이 변동성이 커지는 대선이 되고 있다. 지형상 지지율이 도망갈 곳이 없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지지율이 많이 안 빠지겠지만, 이 상황은 불과 2~3개월 안에 치명적인 전환을 맞을 수밖에 없다.

 

선거의 꽃은 대선이다. 한 나라의 최종권력이 어디로 가는지 결정된다는 의미에서 그렇고, 매우 집약적인 <인물정보>가 극단적으로 집결하는 선거이기 때문에도 그렇다.

 

심각한 내상을 가슴에 입고 피투성이가 된 채로 선거의 꽃을 통과하기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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