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라틴어 역할, 동양에선 한자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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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주동식

 

-馬聯은 말레이시아, 印尼는 인도네시아, 佛蘭西는 프랑스, 和蘭은 홀랜드 즉 네덜란드

-葡萄牙는 포르투갈, 西班牙는 스페인, 希臘은 그리스, 瑞西는 스위스, 瑞典은 스웨덴

-比律賓은 필리핀, 墺地利는 오스트리아, 伊太利는 이탈리아, 伯林은 베를린을 나타내

 

 

馬聯, 이게 뭘 말하는지 아시는 분 계시려나? 이건 또 어떤가? 印尼.

 

馬聯은 ‘마련’ 즉, 말레이시아연방을 말하는 것이고, 印尼는 ‘인니’ 즉, 인도네시아를 말하는 것이었다.

 

무슨 해괴한 말이냐 하실 분들도 계실 텐데, 내가 어렸을 때 신문에서는 나라 이름을 저런 식으로 표기하곤 했다.

 

美는 미국, 日은 일본, 中은 중국, 印은 인도를 의미했다.

英(영)은 영국이다. England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전체로는 英吉利(영길리)라고 표기했다고 한다.

佛(불)은 佛蘭西(불란서) 즉 프랑스였고

獨(독)은 獨逸(독일)이었다.

 

和(화)는 和蘭(화란) 즉 네덜란드였다. 네덜란드의 다른 이름인 홀랜드를 저렇게 표기한 것이었다.

波(파)는 波蘭(파란) 즉, 폴랜드를 가리켰다.

포(葡)는 葡萄牙(포도아) 즉 포르투갈이었다.

서(西)는 西班牙(서반아) 즉 스페인을 가리킨다. 이건 에스파냐의 음을 한자로 표기한 것이다. 지금도 한글 성경에 보면 바울 서신 가운데 ‘서바나’란 지명이 나오는데, 이게 에스파냐 즉 스페인을 가리킨다.

 

瑞(서)는 瑞典(서전) 즉 스웨덴을 가리킨다.

希(희)는 希臘(희랍) 즉 그리스를 말한다. 그리스의 또다른 표기인 헬라의 음을 표기한 것이다.

참고로 라틴은 羅甸(나전)이라고 표기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희랍어, 나전어라는 말이 드물지 않게 쓰였다.

 

濠(호)는 濠洲(호주) 즉, 오스트레일리아를 말한다.

墺(오)는 墺地利(오지리) 즉 유럽 대륙에 있는 오스트리아다.

伊(이)는 당연히 伊太利(이태리) 즉 이탈리아다.

加(가)는 캐나다를 말한다.

瑞(서)는 瑞西(서서) 즉 스위스를 말한다.

 

서양에서는 지금도 학문을 한다고 하면 라틴어 교양이 필수적인 것으로 들었다.

 

베를린을 伯林으로 표기한 것도 떠오른다. 종림(柊林)이라는 한자어도 있었다. Hollywood의 holly가 호랑가시나무를 뜻하는데, 그게 한자로는 종(柊)이라고 해서 헐리우드를 柊林이라고 표기하기도 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웃기는 건 헐리우드의 헐리를 holy로 착각해 聖林, 성스러운 수풀로 번역하기도 했다고…^^

 

埃(애)는 埃及(애급) 즉 이집트다. 한글 성경에서는 ‘애굽’이라고 표기했다. 구약 출애굽기(出埃及記)가 바로 모세의 영도 아래 이스라엘 민족이 이집트에서 탈출하는 얘기다.

 

蒙(몽)은 蒙古(몽고) 즉 몽골을 가리킨다. 지금도 우리나라에서 몽골을 몽고라고 부르는 일이 많은 건 이 한자 표기의 영향이 남은 탓이다.

 

比(비)는 比律賓(비율빈) 즉 필리핀을 말한다. 이번에 봤더니 중국에서는 菲律賓(비율빈)이라고 쓰더구만. 물론 지들 표기로는 賓을 宾이라고. ‘손님 빈’ 자이다. 菲는 ‘엷을 비’다. 역시 야비한 중공넘의 새퀴들이 일부러 저런 한자를 쓴 것이라고 짐작한다.

 

베트남은 越南(월남)이라고 썼다. 지금도 월남이라고 부르시는 분들이 많다. 이 지명은 중국에서 베트남 지방을 부르는 호칭에서 연유한 것으로 안다.

 

미국의 아름다울 미(美)는 일제시대에는 쌀 미(米)를 썼다. 지금도 일본에서는 미국을 米國이라고 표기한다. 한국은 구한말 당시에는 美國이라고 쓰다가 6.25 이후 표기가 정착한 것으로 안다. 저 米는 원래 米利堅(미리견)의 줄임말이다. 즉 영어 American의 음을 한자로 옮긴 것이다. A 발음이 동양인들에게는 거의 묵음처럼 들렸기에 생긴 현상일 것이다.

 

아 참, 러시아는 露(로)라고 썼다. 露西亞(노서아)의 줄임말이다. 과거에는 俄羅斯(아라사)라고 쓰기도 했다는데, 내가 신문 지면에서 직접 본 적은 없다. 蘇(소)는 당연히 蘇聯(소련)을 말한다.

 

언제까지 신문에서 저런 표기가 쓰였는지 기억이 정확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70년대까지는 대부분의 신문이 저렇게 표기했다. 신문 제목에서, ‘伊, 결승에서 獨 4-0 大破’ 이런 식으로 제목이 나가곤 했다. 이탈리아가 가령 월드컵 등의 결승전에서 독일을 4대0으로 크게 이겼다는 뜻이다.

 

이런 표기는 신문에서 한글 전용이 일반화되면서, 특히 한겨레신문의 창간 이후 점차 사라졌던 것 같다. 지금도 아시는 분은 아시는 상식이지만, 이제는 모르시는 분들이 더 많을 것 같다.

 

옛날 신문에서 나라 이름을 한자로 표기했던 얘기를 하다보니 아무래도 한겨레신문 기억이 떠오른다. 한겨레는 전면 한글전용을 한다는 걸 엄청 내세웠는데, 실제 편집 역량은 거기에 따라가지 못해 우스꽝스러운 표기도 자주 등장했다.

 

기억나는 제목 하나.

 

‘인도에 강진’ 이런 식의 제목이었다.

 

얼핏 보고 인도에도 전라남도의 강진(康津)이 있나? 이런 생각을 했다. 물론, 원래 의미는 ‘인도에 강진(强震)’ 즉 큰 지진이 났다는 얘기였다. 과거 신문 편집에서 한자를 당연히 넣던 관행을 한글전용 편집에서도 버리지 못해서 생긴 현상이다.

 

그냥 ‘인도에 큰 지진’이라고 해주면 될 것을, 단 한 글자 넣어주는 수고를 못하고(또는 안하고) 저런 식의 말도 안되는 제목을 1면 지면에 넣나…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지금은 좀 나아졌으려나…? 한겨레 발 끊은 지가 오래라 어떻게 돌아가는지 잘 모르겠다.

영어나 서양 여러 나라들의 어휘의 공통 요소로 라틴어 기원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지금도 학문을 한다고 하면 라틴어 교양이 필수적인 것으로 들었다. 동양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한자가 그 기능을 한다. 나도 중국 졸라게 싫어한다. 그냥 중공이 아니라 중국 자체를 싫어한다.

 

하지만, 배울 건 배워야 한다. 한자를 모르면 지금 우리 어휘의 대부분을 제대로 이해 못하게 된다. 그냥 음을 알고 대충 쓰는 것과, 그 의미를 제대로 알고 쓰는 것은 천양지차다. 학자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학생들도 한자 배울 건 배워야 한다. 이렇게 가다가는 정말 중국넘들에게 다시 두들겨 맞으면서 한자 배우는 사태가 생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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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윤명2021.6.9 PM 18:44

    한자의 학습이나 사용은 중국의 호/불소와는 관계가 없다. 한자를 학습하고 그것을 사용하면서 이득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면 좋으나 그때는 이미 너무 늦다. 초등 때부터 한자를 조금씩 배워나가면 크게 어렵지 않다. 어릴 때부터 한자 영어 일본어 중국어 잘 배워 어른이 되어 외국어들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 그것도 개인의 능력이묘, 국력의 지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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