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미안, 이건희 컬렉션을 잃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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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길도형

 

-문화 예술에 약간 이해만 있어도 성공한 위대한 사업가들이야말로 뛰어난 컬렉터란 사실을 수긍

-한국의 전통 문화재와 미술품들은 이건희 회장의 문화 예술에 대한 애정과 심미안에 빚지고 있다

모든 미술품은 ‘Collection’한 사람의 안목, ‘심미안’이 핵심. 고흐 작품들은 ‘테오 반 고흐 컬렉션’

 

 

삼성 “이건희 유산 1조원 기부… 미술품 2만3000점 기증”

 

문화 예술에 대한 약간의 이해만 있어도 성공한 위대한 사업가들이야말로 뛰어난 컬렉터란 사실을 수긍한다. 500년 남루하고 비루한 조선의 문화에 미적 가치를 부여한 사람들은 1차적으로 식민지기의 일본인 사업가 또는 상인들이었고, 그 다음이 그로부터 영향 받은 간송 전형필 같은 분들이다.

 

 

모든 미술품은 그것을 ‘Collection’한 사람의 안목, 즉 ‘심미안’이 핵심이다.

 

해방 이후에는 ‘한국 브리태니카’ 사장 겸 <뿌리 깊은 나무>, <샘이 깊은 물>의 한창기가 있고, 그리고 한민족을 넘어선 세계적인 컬렉터 이건희 회장이 있다. 일본인들에 의해 ‘문화’와 ‘예술’이란 옷을 입은 조선의 유산은 간송과 한창기를 지나 위대한 컬렉터 이건희 회장에 의해 미학적 가치가 빛을 발하며, 이씨 왕조의 위상마저 격상시킨다.

 

물론 이씨 왕조 또는 조선적인 것의 독자성만으로는 절대 확보될 수 없는 것들이다. 오늘날 한국의 전통 문화재와 미술품들은 이건희 회장의 문화 예술에 대한 애정과 심미안에 전적으로 빚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만한 사람들은 알지만, 그들은 그것을 절대 대중들에게 말하지 않는다.

 

언론들마저도 인왕제색도 같은 미술품이 ‘국민품으로 돌아왔다’며 반색하는 기사를 써 제낀다. 어처구니 없는 것들이 언론이랍시고 지껄여댄다. 모든 미술품은 그것을 ‘Collection’한 사람의 안목, 즉 ‘심미안’이 핵심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작품들은 사실 동생인 ‘테오 반 고흐 컬렉션’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작가의 의도와 사유, 테크닉을 넘어서는 영적 감각, 뛰어난 컬렉터의 그것을 두고 ‘영감’이라고 한다. 컬렉터는 그 영감을 바탕으로 미술품을 고르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렇듯 영감은 사실 작가의 몫보다도 컬렉터의 몫으로 귀결시키는 게 맞다.

 

‘인왕제색도’며 ‘고려불상’ 백 날 국민 품에 갖다 안겨 봐라. 국가의 녹을 먹는 국공립 박물관 학예사들 안목에서 심미안을 기대한다는 게 연목구어란 사실은 내가 용산국박 개관 당시 유물 해설 원고를 정리해 봐서 익히 잘 아는 바이다. 그런 걸 문화재 해설이랍시고 원고를 넘겨 주고 다듬어 달라더라.

 

수천 점 했다. 그것도 귀찮으면 지하 수장고로 직행이다. 5.6급 공무원 학예사들 때만 되면 ‘무슨 무슨 展’ 하며 문화재며 유물들 이리저리 이동시키고 빌려주고 빌려오는 게 일이다.

 

그리고… 숟가락 얹는 데 조계사가 빠지면 그 또한 섭하다네.ㅎㅎ 뭐? 불교 유산이 있어야 할 곳은 사찰이라고? 뻑 하면 대웅전에서 즈그들끼리 술 처먹다 분풀이로 불 지르는 것들이 좀 솔직하게 말해라. 돈에 환장을 해도 좀 적당껏 해라. 아무리 시주에 공양으로 사는 게 중들이라지만 날로 먹을 걸 먹으려고 해야 할 거 아녀? 갖고 싶으면 경매를 통해서 돈 주고 정당하게 사들이란 말이다.

 

생각 있는 사람들이라면 오늘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하루를 보내야 하는 거다. 오늘 이건희컬렉션이 해체됐고, 그럼으로써 우리 사회는 위대한 컬렉터, 이건희 회장의 심미안마저 잃게 된 것이니까. 아,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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