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정형외과 의샘에게 완전 군기 잡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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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한정석

 

-회전근개 진단받고 재활 운동 처방을 받았는데 대충 대충했더니 3개월 만에 재방문

의사들 연구를 왜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 말을 들으세요? 수술로 끝날 것 같으세요?

-재활프로그램 이수하지 않으면 실손보험 감액하는 역 인센티브 부여하는 건 어떨까

 


오늘 동네 정형외과 의샘에게 완전 군기 잡힘. 1월에 망쪼든 회전근개 진단받고 재활 운동 처방을 받았는데, 머… 좀 어깨 윤활유 주사 맞고 나니 괜찮은 듯도 하고 집에서 굳은 어깨 푸는 도르래 기구, 고무줄 세라피 당기는 거 애들 장난 같기도 해서 대충 대충 하고 말았더니… 아이고, 나중에 어깨 통증이 다시 와서 결국 3개월 만에 재방문을 하게 됐다.

 

 

“여기는 결국 찢어질 겁니다. 한 1센티 정도 되겠네. 활액주사 맞으시고 내일부터 다시 도르래 운동 하세요.”


그런데 이 의쌤이 독특하다.진짜 열성적이고 환자 교육을 철저히 시키는 사람이었는데, 진료실에 들어가니 이전 진료 차트 훑어보고는 인상을 팍 쓴다. 왜, 어때서 왔냐고 물어 보지도 않는다. 팔 한 번 치켜 올려 보더니 대뜸 하는 말이.


“진짜…이러시면 안돼죠. 제가 몇 번이나 말씀드렸잖아요. 왜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으려 드세요. 수술하면 끝날 것 같으세요? 어깨 수술할 때 앉아서 합니다. 혈압 100으로 떨어트리고 해요. 그 상태가 어떤 상황인지 아세요? 하고 나면 끝인 줄 아세요? 진짜 힘듭니다.”


와, 난 한마디도 안했는데 의사는 내가 왜 다시 왔는지, 무엇 때문에 왔는지 훤히 알고 있는 거다. 귀신이 따로 없네. 내가 한마디 했다.


“회전근개에 염증이 있으면 스트레칭하지 말라고들 해서…아프기도 하고…”


의사가 갑자기 한 숨을 푹 쉬며 고개를 떨군다. 그러더니


“제가 그렇게 말씀드렸나요? 왜 가르쳐 드린 대로 안 하세요. 선생님은 희귀질환이 아니에요. 서울대, 고대, 연대 의사들이 연구한 걸 왜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 말을 들으세요? 지금 쯤이면 답 없을 수도 있어요”

“…….”


진짜 군기 쎄게 잡혔다. 결국 초음파 다시 찍어봐야 한다는데. 아무 소리 못하고 ‘아…네’하고는 검사실에 가서 처량하게 앉아 있는데 의사가 들어와서 보고는 이상하게 급친절하다. 그러더니 다시 조곤조곤.


“보세요, 여기 이 부분이 가늘어졌고 아래로 급격히 꺾였잖아요. 여기는 결국 찢어질 겁니다. 한 1센티 정도 되겠네. 활액주사 맞으시고 내일부터 다시 도르래 운동 하세요.”


물론 그 동안 인터넷과 유투브로 섭렵한 터라 의사가 말하는 게 무슨 뜻인지 알아들었다. 의사를 잘 만났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일 의사가 처음부터 ‘아, 힘드셨겠네요.’ ,’ 원래 재활운동이 귀찮고 힘들어요’, ‘다시 하시면 돼요’하면서 초음파 다시 찍자고 하면 아마 나는 ‘별 거 아닌 거 가지고 과잉 진료하네’하는 생각을 했을지 모른다.

이 의사쌤은 자신이 해야할 걸 하면서 환자가 그걸 이의 없이 수용하고 협조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소통한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을 나서면서 나 같은 게으른 이를 위한 회전근개 재활 프로그램 센터 같은 것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치료비용은 실손 보험이 된다. 그러니 보험회사들이 이런 재활 프로그램을 이수하지 않으면  지급액을 감액하는 역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이다. 그러는 것이 보험사도 환자도 이익 아닐까?

역시 개인의 자유의지란 믿을 게 못되니…인센티브에 반응하게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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