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리학의 이해#2 말과 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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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정광제

 

-논리학에서 다루는 사고는 이론적으로 말·글로 표현된 사고. 내용이 아니라 형식을 문제 삼아

-사고 중에서도 말이나 글로 표현될 수 있는 것 특히 추리(reasoning)만이 논리학 대상이 된다

-참·거짓을 가릴 수 없는 문장들의 공통점은 주장이 없다는 것. 동의할 수도 반대할 수도 없어

 

 

바른 생각을 가지는 것은 이론과 실천적인 면에서 중요하다. 그리고 어떻게 바른 생각을 가질 수 있느냐 하는 것은 생각이 행동, 또는 말과 글로 표현되기 이전의 사고의 문제이다.

 

논리학에서 다루는 사고는 실천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이론적으로 말이나 글로 표현된 사고이며, 그 사고의 내용이 아니라 사고의 형식을 문제 삼는다.

 

우리는 생각할 때 통상 말로써 생각한다. 그러나 물론 어떤 예감이나 갑작스럽게 떠오르는 직관과 같이 아직 말이나 글로 옮겨지지 않은 생각도 있다. 그렇지만 논리학에서 다루는 사고의 형식이나 법칙은 말이라는 매체(medium)를 통해서 표출된 것에서 발견될 수밖에 없다.

 

생각이 머리 속에 있을 때에는 꽤나 명석한 것 같으나 말이라는 매체를 통해서 표현될 때에는 애매해지기도 하고 표현의 부족을 느끼게 되는 게 사실이다. 그 표현의 애매성 또는 불완전성을 없애는 기술이 있다면 그것은 문장을 구성하는 능력을 넘어서는, 근본적으로는 논리훈련의 문제와 능력일 것이다.

 

논리학은 전통적으로 흔히 사고의 법칙을 다루는 학문으로 규정되어 왔다. 그러나 사고라는 것이 모두 논리학의 대상은 아니다. 사고 중에서도 말이나 글로 표현될 수 있는 것만 논리학의 대상이다. 그 중에서도 추리(reasoning)만이 논리학의 대상이 된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사고가 추리는 아니기 때문에, 논리학은 사고일반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사고 중에서도 말이나 글로 표현될 수 있는 것, 그 중에서도 추리(reasoning)만이 논리학의 대상이 된다.

 

논리학은 추리 중에서도 그 추리의 심리적 과정이나 절차를 다루지 않는다. 추리의 정확성이 논리학의 과제이다.

 

어떤 전제들에서 한 결론을 끌어내는 경우 그 결론을 유도해 낸 추리의 정확성이 논리학에서 다루어지는 대상이다. 이 추리의 정확성을 따지기 위해서도 생각은 말로 옮겨져야 한다. 여기에서 말(discourse)이라는 것은 어떤 낱말이 아니라 하나의 생각을 나타내는 낱말들의 연결이다. “저런!” “개자식!” 같이 낱말로 된 말도 있으나 문장(sentence)이나 문장들로 된 말도 있다. 

 

논리적 추리에 사용되는 말은 낱말로 된 말보다는 문장이나 문장들로 된 말들이다. 그런 문장들은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즉, ① 참도 거짓도 아닌 문장 ② 참 또는 거짓인 문장이 그것이다.

 

논리학은 추리의 정확성을 다루는 학문이기에, 앞으로 다루어질 문장들은 참, 아니면 거것인 문장이라야 한다.

 

참과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문장을 서술식 문장(declarative sentence)이라 한다. 예를 들면 “노인들은 지혜롭다”, “학생들은 수업중이다”와 같은 문장들이다.

 

참도 거짓도 아닌 문장들은 문법적으로 말하면 의문문, 명령문, 감탄문 등이다. 예를들어 “지금 주식시황이 어떻습니까?”와 같은 의문문은 참도 거짓도 아니다. “이 의자에 앉으세요”라는 명령문이나 “이 그림 멋지구나!”와 같은 감탄문도 역시 참 거짓을 가릴 수 없다.

 

특히 감탄문의 경우, 참 거짓을 가릴 수 없음은 그것이 단순히 주관적 느낌을 표출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참 거짓을 가릴 수 없는 문장들에 있어서 공통점은 주장(assertion)이 없다는 데 있다. 주장이 없기 때문에 동의할 수도 없고 반대할 수도 없다.

 

반면에 낱말들이 모여 어떤 주장을 이루는 경우, 즉 참 거짓을 가릴 수 있는 경우 이런 문장을 명제(proposition)라고 한다.

 

명제는 논리적 추리로 구성되어 있다. 논리학에서 문제삼는 것은 추리의 과정이 아니라, 어떤 명제에서 다른 명제가 도출되었을 때 그 추리의 시발점과 종착점의 관계이다. 즉, 전제와 결론을 문제 삼는다. 물론 이 전제와 결론들은 참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명제로 되어 있다.

 

명제는 문장과 다르다. 다음은 4개의 서로 다른 문장이지만 같은 명제이다.

 

비가 온다. (한)
It is raining. (영)
Il pleut. (프)
Es regnet. (독)

 

문장은 어떤 자연적 언어(langage)의 고유한 표현이지만 명제는 언어의 차이를 초월한 논리적 문장이다. 왜냐하면 참 거짓을 가릴 수 있는 문장은 모두 논리적이며 명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연재 리스트>

1. 논리학 연재를 시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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