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모 양에게 목숨 걸고 충언 드리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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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조용수

 

-조모 양 의사고시 합격 소식 들은 많은 의사들이 분노하는데, 뭐 사실 별로 놀랍지는 않다

-편입이니 의전이니, 의원님·교수님 자제와 그 가족관계가 더 낯익은 친구들을 많이 봤거든

-피안성정재영마방진 골라갈 때 나 같은 천것은 응급의학과 같은 기피과 채우는 게 불문율

 


1. 뭐 그리 대수로운 소식이라고 새삼

 

조모 씨의 딸인 조모 양이 의사고시에 합격했다고 한다. 소식을 들은 많은 의사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나는 사실 그 소식이 그닥 놀랍지 않다. 편입이니 의전이니를 통해 어느 의원님 자제 분, 누구 교수님 자제 분 등등 이름보다 가족관계가 더 낯익은 친구들을 의대 시절에 너무 많이 보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에서 의대 다녔으면 누구나 다 겪은 일이지 않던가? 그 친구들이 피안성정재영마방진을 골라갈 때, 나 같은 천한 것들은 응급의학과 같은 기피과들을 채우는 게 불문율이 아니었던가? 그러니 그게 뭐 그리 대수로운 소식이라고 다들 목에 핏대들을 세우는지 모르겠다.

 

 

조모 양은 긴 안목으로 먼 미래를 보고 병원과 과를 선택하시라. 피안성정재영마방진 같은 소위 인기과를 선택하지 마셔야 한다.


2. 조모 양은 인기과를 선택하지 마셔야 한다


넉넉잡아 두어 달이면 실제로 가운을 입고 환자 곁에서 밤을 새우게 될 조모 양에게 목숨 걸고 충언을 드리자면, 긴 안목으로 먼 미래를 보고 병원과 과를 선택하시라.

피안성정재영마방진 같은 소위 인기과를 선택하지 마셔야 한다. 어차피 거덜난 이미지, 실리나 챙기자는 식의 우를 범해선 안된다. 옛말에 살고자 하면 죽고 죽고자 하면 살 것이라고 했다.

 

지금처럼 잡음이 들끓을 때야말로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해야 할 시기다. 신체발부는 수지부모라 했다. 조모 씨의 딸이라는 명함이 사람들에게 훼상되는 일이 생겨선 안된다. 꽃길만 걷고 또 걸어야 한다.

1년만 빨리 의사가 되었다면 아주대 외상외과 이 교수님 밑에서 의사 생활 시작을 권유해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시기가 좋지 않다. 이 교수님은 5년 전 녹음파일과 함께 대한민국 의료계를 지키겠다며 해군함정에서 비장하게 출사표를 던졌지만, 코로나19에 발목이 묶이고 말았다.

 

기실 이 교수님은 워낙에 유명해서 뉴스만 잘 체크해도 일거수일투족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데, 코로나 환자의 헬기 이송을 시도하였으니 여의치 않았던 모양이고 최근에는 드론 구조에 매진 중으로 보인다. 이러한 행보는 이제 막 의사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조 모양이 가르침을 받기에는 적절한 환경이 아님을 뜻한다.

 

지금이 조 모양에게는 어디까지나 환자와 생사를 함께하는 전통적인 의사상을 쌓아야 하는 시기이다. 그렇다면 차선책으로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에 지망하며 조모 교수의 지도를 받아봄 직하다.

 

조 교수의 의심할 나위 없는 탁월한 실력, 그리고 흠잡을 곳 없는 자세는 어깨 너머로 훔쳐보기만 해도 어느새 한 명의 바이탈과 의사로 완성되어 가는 자신을 마주하게 만들게 틀림없다.

 

필시 5년간 100명쯤의 생명을 구하게 될 테고, 대신 그 사이 1,000명쯤의 환자를 잃게 될 터인데. 그렇게 피를 먹고 자라 인간으로서 그리고 의사로서 온전한 한 명의 몫을 하게 된다면, 과거의 논란쯤은 가볍게 웃어 넘길 수 있게 될 것이다.

3. 좋은 제자 덕분에 나도 정식 교수 자릴?


그때쯤엔 나도 좋은 제자 덕분에 주류 사회로 편입해 어쩌면 정식 교수 자리를 받게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나도 다른 정식 교수님들이 흔히 그러하듯, 환자도 안보고 논문도 안 써도 65세까지 등 따숩고 배부르게 살 수 있을테지.

 

마치 내가 의대생 시절 로얄들을 시기와 질투의 시선으로 보았듯이, 사람들은 (조)국밥처럼 든든한 내 동아줄을 하염없이 부러운 눈길로 쳐다보게 될 테지.

4. 개소리는 여기까지만 ㅋ


오늘 환자 하나 살렸으니 이해해주시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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