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로는 왜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는가

<<광고>>



¶글쓴이 : 정용훈

 

-원자로에 쓰이는 우라늄은 농축도가 맥주 수준, 핵무기에 쓰이는 우라늄은 농축도가 양주 이상

-원자로 출력 밀도가 TNT 에너지 밀도 근처로만 오르면 원자로 구조 무너져. 핵분열 반응은 쫑

핵폭탄은 구조 망가지기 전 빠른 속도로 중성자 증식 일어나. 화염볌이 원폭이면 석탄은 원자로

 


원자로는 왜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는가?
맥주-양주 비유의 유효성과 한계.

핵분열 반응은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이 중성자를 흡수한 후 깨지면서 막대한 에너지와 함께 여러 개의 중성자를 내놓는 반응이라 결국 중성자 인구(?)가 점점 늘어나야 출력이 증가한다. 남자와 여자가 만나 자식을 낳는데 둘보다 많이 낳아야 인구가 유지되는데 중성자도 비슷하게 둘 정도 낳아야 중성자 인구가 보존된다.


중성자 1개만 낳아도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만나 다음 핵분열이 가능하기는 하지만 중성자를 딱 1개만 만들면 그놈이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 외에 다른 놈과 눈이 맞으면 그냥 잃어버리고 말아서 핵분열은 그 길로 끝이다. 부부가 자녀를 둘만 낳아도 인구가 유지되지만 결혼을 절반만 하는 실정이라면 넷을 낳아야 유지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여하간 중성자가 우라늄과 결혼을 하지 않을 경우가 많기 때문에 1개의 중성자가 사라지면 2개 정도의 중성자가 생겨야 전체 인구가 유지되는 수준이다.

 

 

원자로는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그냥 녹아내릴 뿐이다.


원자로(경수로 기준) 핵연료에는 우라늄-235가 3% 내외, 플루토늄이 1% 남짓, 우라늄-238(특별한 조건이 아니면 중성자 만나도 핵분열 X)이 90% 이상 들어 있어서 중성자가 소수의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를 만나도록 잘 설계를 해야 한다.

 

원자로에는 핵연료 외에도 구조물도 있고, 물도 있어서 중성자를 이들이 먹어버리지 않도록 각별히 구조를 잘 설계해야 한다. 혹여 중성자가 원자로 밖으로 토끼는 경우가 생기면 핵분열 반응은 그 길로 끝이다. 원자로 밖으로 탈출하는 중성자도 고려해 구조를 만든다. 그래서 형태가 구에 최대한 가깝게 만든다. 적어도 가로와 세로가 비슷한 규모로.

그렇게 둘 정도 낳아서, 하나는 어찌저찌 잃어버리더라도 하나가 무사히 우라늄이나 플루토늄과 만나 다음 세대의 핵분열을 이어가면 핵분열 반응이 유지된다.

그러다가 여하간의 원인으로 원자로 출력이 갑자기 올라가면 원자로 온도도 갑자기 올라간다. 온도가 점점 더 올라가면 원자로는 더이상 원래의 모양을 그대로 유지하지 못하고 망가지게 된다.

 

앞에서 중성자 둘을 낳아 잘 길러 1개라도 우라늄-235나 플루토늄-239를 만나도록 잘 설계해 놓은 구조가 깨지는 것이다. 그러면 중성자 인구는 급감하고, 핵분열 연쇄반응은 종치게 된다. 거기서 끝!

상식적으로 원자로의 출력 밀도가 TNT 에너지 밀도 근처로만 올라가도 원자로 구조를 지탱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원자로 구조는 무너지고, 핵분열 반응은 쫑이 나고 만다. 따라서 원자로는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TNT 수준에도 미칠 수 없다. 원자폭탄은 TNT의 수백 만~수억 배의 밀도를 가진다.

이것은 90% 이상의 우라늄-235 농축도를 가진 무기급 우라늄을 연료로 쓰는 원자로에도 똑같이 일어난다. 출력이 폭주해서 원자로의 형태가 무너지는 시점이 되면 그 길로 핵분열 반응은 죽어버린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경수로 원자로에서는 출력이 증가하는 사고는 가능해도 핵폭발은 불가능하다. 90% 이상의 농축도를 가진 우라늄을 장전해도 똑같이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원자로에 쓰이는 우라늄은 농축도가 맥주 수준이라 불이 붙지 않고, 핵무기에 쓰이는 우라늄은 농축도가 양주 이상이라 불이 붙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은 이해를 쉽게 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나온 설명이다. 위에 이야기한 것을 한 줄로 설명할 길이 없으니 하는 수 없이 결론만 잘 전달하는데 집중할 수 밖에 없다.

맥주-양주로 이해해도 결론적으로는 맞으니 그렇게 이해하면 되겠다. 하지만 메커니즘에 대한 설명이 딱 맞지는 않는다는 것은 알아두면 별로 도움이 안된다.^^

핵폭탄은 구조가 망가지기 전에 말도 안되는 수준의 빠른 속도로 중성자 증식이 일어나도록 구조를 만들어 놓았다. 말도 안되게 빨리 증식 시키려면 중성자 2개가 나오면 최대한 많이 우라늄-235나 플루토늄이 흡수하도록 해야 하므로 농축도를 높여 우라늄-238이 거의 없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중성자를 먹고 입 씻어버리는 우라늄-238이 있으면 증식이 빨리 되기 어려우므로 우라늄-238을 최대한 제거하는 것이다.


결론:
원자로 출력은 핵폭탄에 비해 말도 안되게 느리게 증가하는데, 증가하다 보면 구조물이 무너지는 정도의 온도가 되고 구조는 결국 무너지고 만다. 그러면 연쇄반응은 거기서 끝!
원자로는 핵폭발을 일으킬 수 없다.
최악의 경우 그냥 녹아내릴 뿐이다.


화염병에는 신나나 휘발유를 넣어야 폭발(폭발은 아니지만)이 일어난다. 화염병에 석탄을 넣어서 던지면? 그냥 검은 돌이지, 뭐. 폭발은 안 일어난다. 화염볌이 원폭이라면 석탄은 원자로다.


쓸데없는 소리:
석탄도 미세 분말로 만들어 뿌리면 폭발이 일어난다. (원폭)
덩어리로 태우면 타기만 할 뿐 절대 폭발은 못 일어난다. (원자로)
밀가루도 미세 분말로 공기 중에 뿌리고 불 붙이면 폭발한다.(원폭)
밀가루를 뭉쳐서 불 붙이면 맛있다.(원자로)


여기서 원리는 반응 속도. 가루로 만들면 표면적이 엄청나게 늘어나서 산소와 아주 잘 반응하므로 폭발적 반응이 능하나 뭉쳐 놓으면 표면적이 말도 안되게 줄어 불 붙이기도 어렵다.
연탄에 구멍이 없으면 태우기 어렵고, 구멍을 내면 태우기 쉽고, 가루로 만들어 뿌리면 폭발도 일으킬 수 있다.

 

페이스북 게시글에 달린 댓글 :

김0태 : 머깨문들은 ‘아! 모르겠고…’ 그냥 위험하데~ · 

Yong Hoon Jeong : 맥주나 양주나 다 술이다? ^^ ·

 

이0원 : 폭발이 일어나는 우라늄의 순도는 얼마인가요? 

Yong Hoon Jeong  : 20%로도 폭탄을 만들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실용적이지 않아서 90% 이상의 고농축을 씁니다. 원자로를 저농축으로 만들 수도 고농축으로 만들 수도 있고, 폭탄도 저농축으로도 고농축으로도 만들 수 있습니다. 폭탄은 저농축이 비실용적. 원자로는 고농축이 비실용적(비용)입니다. 

심0영 : 고농축을 위해서 원심분리기를 사용한다는 정도까지만 알고 있습니다

 

J. Lim : 원자로가 핵폭탄처럼 터져 뚜껑(?)이 날라간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원자로 내부 수소 농도가 올라가는 수소폭발이었다는 사실. 한국 원자로는 수소폭발을 방지하는 장치가 있다는 사실. 우덜 이니는 판도라 영화만 봤으니 이런 거 모르겠지만.

Yong Hoon Jeong : 원자로 내부에는 산소가 거의 없어서(radiolysis로 생기는 미량의 산소) 수소폭발이 불가능하구요. 격납건물 내부에서는 가능한데 말씀하신 피동재결합기가 있어서 생기는 족족 물로 만들어버려서 폭발농도 도달이 불가능하죠.

G. Lee Yong : 분명이 수소폭발과 핵융합을 같다고 생각하는 대학생도 있을 겁니다.

Yong Hoon Jeong : 그럴 수 있겠네요. ㅎㅎㅎ 후쿠시마는 수소폭탄.

 

이0호 : 원자로에 폭탄을 투하하면 원자탄 같은 효과를 내는 건 아닌가요?

Yong Hoon Jeong : 전혀요. 핵폭탄은 폭발력을 얻기 위한 물건입니다. 방상능은 부차적인 것이구요. 원전에 폭탄 투하해도 원자로 녹는 사고 정도로 이어지는 것이고 핵폭발과는 무관합니다. 잘 돌아가는 원전에 폭탄 터뜨리면 그냥 원자로 꺼지고 맙니다.

이0호 : 저는 그동안 한국에서 전쟁나면 북한이 핵발전소에 미사일을 쏠 것이고, 그러면 그게 핵미사일이 된다고 알고 있었거든요. 순 거짓말이었네요.

 Yong Hoon Jeong : 핵폭탄이 터지면 주변 1킬로미터 정도는 진공이 됩니다. 타버리고 녹아버립니다. 그리고 그 후 진공을 향해 어마무시한 바람이 쏠려 들어오면서 다시 초토화 됩니다. 이걸로 90% 정도 사망자가 나오고 방사선 피폭으로는 10% 정도 죽습니다.

핵심이 엄청난 폭발력입니다. 일반 폭탄은 TNT 수 톤 정도가 맥스. 원폭은 TNT 수천 톤~수백만 톤으로 비교가 불가합니다. 원전에 폭탄 떨어뜨려도 폭발력은 폭탄 폭발력 뿐입니다. 수 톤 TNT 정도죠. 사실 원자력 하는 사람들은 원전 더하기 폭탄이 원폭이라는 것은 상상도 못하는 상상입니다. ㅎㅎ 그래서 소통이 안되나 봐요.

이재호 : 와… 그동안 반핵하던 분들한테 엉터리 소리 들었네요.

 

Gordon Lee : 애도 아니고 대학생 중에도 원자로 사고 나면 원폭된다고 생각하는 사람 많더군요. 그렇게 쉽게 원폭되면 북한은 김일성 때 핵개발 성공했겠죠. ㅠㅠ

Yong Hoon Jeong :  메커니즘을 모르고 단어만 조합하니 뭐든 가능해지죠. ㅎㅎ 하얀 고무신 신으면 면역 생긴다? 

toze qmr60zad rq0escxv oo9gr5id q9uorilb kvgmc6g5 cxmmr5t8 oygrvhab hcukyx3x d2edcug0 jm1wdb64 l9j0dhe7 l3itjdph qv66sw1b”>
to”>J. Lim : 실제로 주변에 물어보면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대부분입니다.
ton”>
Yong Hoon Jeong : 정말 상상도 못한 오해죠. 상대가 어떤 수준의 오해를 하는지 모르니 소통이 안되었던 거죠. 
 
toze qmr60zad rq0escxv oo9gr5id q9uorilb kvgmc6g5 cxmmr5t8 oygrvhab hcukyx3x d2edcug0 jm1wdb64 l9j0dhe7 l3itjdph qv66sw1b”>
to”>Jay Lim : 판도라 영화 보면 나오는데, 원전 단계별 안전 제어설비가 하나같이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나고, 안전을 위해 이중화되어 있음에도, 원전을 끄는 마지막 셧다운 장치도 고장이고…개연성 1도 없는 영화라 여기까지 보다 딴 데 돌렸습니다만. 결국 원전이 폭탄 불꽃처럼 터지는 장면이 나온다고 하더군요.
toze qmr60zad rq0escxv oo9gr5id q9uorilb kvgmc6g5 cxmmr5t8 oygrvhab hcukyx3x d2edcug0 jm1wdb64 l9j0dhe7 l3itjdph qv66sw1b”>
to”>Yong Hoon Jeong : 뭐, 워낙 혼란스럽게 묘사해서 논평할 가치도 없죠. 그냥 폭발시키고, 방사성 물질이 시커먼 색으로 보이고 난리도 아니죠.

 

J. Kan : 알면 알수록 안전하고 효율적인 청정 에너지원을 바보 멍텅구리들이 폭발 타령, 위험 타령.

Yong Hoon Jeong : 우리 경수로는 핵폭발은커녕 대형 출력폭주도 불가능하죠. 그냥 죽어버리고. 죽고 난 뒤 냉각이 불가능한 경우 녹는 게 최악의 시나리오일 뿐이죠.

 

 H. Ko : 원폭과 원자로를 가르는 기술은 핵분열 속도를 제어할 수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은데, 만약 규제가 없다면 우리나라가 원폭을 만드는 건 비교적 간단한 것인가요?

Yong Hoon Jeong : 폭탄이 더 쉽습니다. 화염병 만들기거든요. 원자로는 엔진이구요. 

 

J. woo : 원자로에 폭탄을 떨어트려서 원폭과 비슷한 효과가 나는 방법은 우주에서 떨어지는 벙커버스터 폭탄이 떨어져서 폭발력으로 인해 노심이 물 밖 공중으로 튕겨나가게 하면 반응속도가 원폭만큼은 아니지만 히로시마의 얼마 분의 얼마 정도는 가능하지 않을까요? 뚜껑이 날아가지 않고 옆에서 벙커버스터 효과가 나고 밀폐는 유지 되어야 합니다. 원자로에 직격하는 게 아니고 충격 지진만으로 어떻게 될 것도 같은데.

Yong Hoon Jeong  : 불가능합니다.

J. woo 한국형에서는 안되더라도 다른 나라 원자로는 이론상 가능할 법도 같습니다. 물에서 나오면 반응이 빨리지기는 하니까요. 

Yong Hoon Jeong :  물에서 꺼내면 그 즉시 반응 중지됩니다. 물이 없으면 중성자가 우라늄을 못 알아봅니다. 반응이 거의 일어나지 않아요. 그래서 가압경수로는 물이 끓기만 해도 반응은 죽어버립니다. 

J. woo : 아하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언제 책을 읽고 전공은 아니지만 공부 했었는데 체르노빌이랑 헷갈렸습니다. 체르노빌과 원자탄이 윈자력에 대한 일그러진 이상한 이미지를 만들어 놓았네요.

Yong Hoon Jeong : 네. 체르노빌은 물이 달아나면 출력이 올라갑니다. 완전 반대. 그래도 핵폭발은 못 일어나구요. 출력 폭주만 일어납니다.

 

<<광고>>



No comments
LIST

    댓글은 닫혔습니다.

위로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