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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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김주성 한국교원대 명예교수

 

-역사경험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균형감각 생겨. 이승만 독재? 김일성과 비교해봐야

-민주화 제2소강기 1960-70년대, 군사 쿠테타로 권위주의 세력 집권하는 세계적 추세

-국제정치 소용돌이 속에서 멸망했던 조선의 경험 반성해야. 국제사회 동향도 소개해야

 

 

4. 비교적인 시각이 전혀 없는 정치교육

 

정치단원의 내용을 보면 다른 나라와 비교하는 대목이 전혀 없다. 비교적인 시각이 없다면 균형감각을 키울 수 없다. 정치단원 첫 장부터 1960년의 4.19혁명, 1980년의 5.18 민주화 운동, 1987년의 6.10 민주 항쟁을 다루어 나갔지만, 나라 밖의 사정에 대한 이야기는 전혀 없다. 우리의 정치경험이 우리만의 것인지, 또는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난 것인지 알 수 없다.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난 것이라면, 우리나라의 정치경험을 비교적으로 평가하여 균형잡힌 시각을 갖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떤 역사경험이든지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우리는 균형감각을 가지고 가늠할 수 있다. 이승만 대통령의 정치에 대해서 두 가지 평가가 나온다. ‘독재정치’라는 것과, ‘부정부패로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이승만이 독재했다면, 적어도 북한 김일성의 독재와 비교해야 얼마나 심각한 것인지 알 수 있다.

 

김일성과 비교한 것만으로 부족하다면, 대만의 장개석 총통의 독재와 비교하고, 아니면 남미 아르헨티나의 페론 독재와 비교해도 좋았을 것이다. 물론 초등교과서에서 모두 비교할 필요는 없다. 그렇지만 세계적인 흐름 속에서 이승만 정권을 평가해서 서술해야 한다.

 

이승만 정권을 세계흐름 속에서 평가해보지 않고 우물 안 개구리식으로 좁게 평가해서 서술하고 있다. 북한의 김일성과도 비교하지 않았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에게 균형감있는 교육자체가 불가능하게 되었다. 이승만 정권이 공산국과의 대결하면서 국가생존을 도모해야 했던 어려운 국제적 환경이나 국내적 환경에 대한 아무런 지식도 제공하지 않았다. 오직 절대악처럼 무조건 타도되어야할 독재로 설정한 것이다. 어린 아이들의 순수한 마음을 오도하고 있는 것이다.

 

민주화의 제2소강기 시대에도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으뜸으로 성공한 나라였다.

 

이승만 정치를 평가하려면, 먼저 건국의 기틀을 닦는 어려움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져야 한다. 적어도 북쪽에 불온한 적대세력이 온존한 상황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신생국을 지켜내고, 6.25 후유증을 치유하고, 국가의 기틀을 닦아낸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는 상상체험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국초기의 어려움에 대한 언급도 전혀 없이 무조건 건국정치의 일면을 전면으로 부각시켜서 타도되어야할 대상으로만 서술하고 있다. 균형적인 시민의식을 키우려는 사회과의 서술태도가 아니다.

 

더구나 이승만 정권에서 “국민의 생활이 어려워졌다”고 서술하고 있다. 이것이 “경제적 실패”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사실이 아니다. 부정부패로 민심이 나빠졌다면 모르지만, 국민의 경제생활이 나빠졌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당시에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가 아니었으며,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1954년부터 1960년까지의 성장률은 평균 5.3%이다. 물론 고도성장기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당시 세계경제지형도에서 볼 때 결코 낮은 수준이 아니다. 경제지표를 검토하지도 않은 채 이승만 정부의 시대를 폄하하고 있다. 사회과에서 피해야할 가장 심각한 서술오류인 셈이다.

 

박정희 시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그 시대가 갖고 있었던 어려움, 그 시대가 갖고 있었던 과제, 그리고 비전 등에 대한 평가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격화되던 냉전, 베트남 전쟁, 중동 건설과 같은 변화무쌍한 국제환경 속에서 산업화의 꿈과 국방현대화의 꿈이 어우러진 박정희의 시대를 차분하게 조망해야 한다. 이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가 전혀 없이 무조건 독재로 전면 부정하는 것은 오도된 인식을 심어줄 뿐이다.

 

박정희 시대의 권위주의는 우리나라의 정치맥락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정치맥락에서도 충분히 짚어볼 수 있다. 적어도 민주화의 제2소강기를 대표하는 1960-70년대의 세계적인 정치흐름에서도 발견된다. 각국의 사정은 달랐지만 전체적으로 군사 쿠테타로 권위주의 세력이 집권했던 시기였다. 민주화의 제2소강기 시대에도 대한민국은 아시아의 4마리 용 가운데 으뜸으로 성공한 나라였다. 이런 성과에 대한 인식이 없다면 민주화 운동에 대한 이해도 사실 빈약해질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의 정치경험에 대해서는 거의 같은 경험을 했던 아시아의 용들의 정치경험과 비교하면서 살폈다면 초등 학습자들에게 균형감을 심어줄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와 같이 성공한 신생국들과 비교함으로써 우리의 밝은 면과 어두운 면을 함께 평가할 수 있었을 것이며, 민주화의 필연성도 저절로 깨닫게 되었을 것이다.

 

신생국으로서 성공적이었던 나라들뿐만 아니라, 선진국 또는 중진국이었다가 실패했던 나라들, 예를 들어, 남미의 여러 나라들과도 조금만이라도 비교했다면 훨씬 좋았을 것이다. 그랬다면 초등 학습자들이 우리의 정치과정에 대해서 풍부한 상상력과 이해도를 얻었을 것이다.

 

나아가 독재를 얘기해도 북한 또는 공산국가의 전체주의 독재와 비교만 해주었어도 독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줄 수 있었을 것이다. 나아가 민주주의에 대한 이해폭도 깊이 있게 해 주었을 것이다. 비교적인 시각의 서술내용이 없었다는 점이 뼈아프다.

 

국제사회에 대한 서술도 전혀 없다. 우선 우리나라는 주변 4강에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국제정치 또는 지정학에 대한 감각을 키워 주어야 한다. 그런데 교육과정에서조차 이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아쉽고 안타깝다. 조선이 국제정치의 소용돌이 속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멸망했던 경험을 반성하는 의미에서도 국제사회의 동향에 대한 서술공간이 마련되어야 한다. 나아가 UN을 비롯한 국제기구에 대한 서술도 필요하다.

 

<연재 리스트>

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1

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2

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3

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4

초등학교 민주시민 교육 진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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