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과 전문가 인센티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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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민경우

 

-새로운 엘리트 세력이 정치권에 대거 진입. 지난 총선 서울지역 당선자 중 운동권이 42% 

-전문지식보다 조직과 행동에 능해. 전문화·산업화 사회의 문제 들춰내는 방식의 세력 확장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 공식 국가기구 뛰어넘어 해당 분야를 접수

 

 

<레짐 사이의 충돌>

 

1.
어느 사회든 그 사회를 지탱할 기간 요원들을 양성하는 시스템이 있다. 군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사관학교가 필요하고 법조인과 의료인력을 위해서는 법대와 의대가 있어야 한다. 한국은 지난 수십년간 나름의 방식으로 사회에 필요한 인력을 효과적으로 양성했다.

 

이건 진보와 보수와 같은 정치적 당파를 뛰어 넘는 사회기반 시스템에 대한 문제이다. 엘리트 충원구조에 대한 색다른 문제제기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10년대 이후이다.

 

2010년대 이후 지난 4.15 총선까지 이전 시기와는 결을 달리 하는 엘리트 세력이 대거 정치권에 진입했다. 4.15 총선 서울지역 당선자 중 운동권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은 총 21명으로 서울지역 국회의원 총 숫자가 49명이므로 무려 42% 정도에 이른다.

 

98년 김대중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각종 위원회가 설치되면서 시민단체 출신들이 대거 관료 사회에 합류하기 시작했는데 다양한 선거에서 당선된 사람들과 함께 보좌관 등의 신분으로 유입된 숫자를 합치면 우려할 정도의 규모이다.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에는 전통적인 엘리트 집단이 주류를 이루면서 신규 엘리트 집단이 조화를 이루는 형국이었다. 반면 문재인 정권이 창출되는 과정에서 후자가 하나의 세력을 이루기 시작한다. 조선 시대에 빗대면 훈구파가 물러나고 사림의 시대가 온 것이다.

 

2.
이들은 기존 엘리트층에 비해 다음과 같은 특징을 갖는다.

 

첫째. 공부나 전문지식보다는 조직과 행동에 능한 사람들이다. 80~90년대 한국사회는 급격히 전문화·산업화되었다. 시민사회단체는 여기에 이의를 제기하고 문제를 들춰내는 방식으로 세력을 확장했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공부보다는 누군가를 조직하고 현장에서의 순발력을 통해 입지를 넓혔다.

 

조국부부가 자녀의 표창장 위조하고, 윤미향이 공금을 횡령하여 축재하며 박원순이 여비서를 추행하던 시기는 모두 2010년대에 해당한다.

 

나는 그 세계에서 30년 이상을 보냈다. 경험에 따르면 밝히기 민망한 이야기들이 많다. 80~90년대의 대학은 제대로 학점을 따지 않아도 졸업을 시켜 주던 시대였다. 위에서 밝힌 21명의 국회의원 중 자기 이름으로 된 저서를 가진 사람도 거의 없다. 그나마 많은 책을 쓴 유시민조차 대부분 에세이이거나 여행기 같은 것이다.

 

이들이 갖고 있는 반지성적인 성향은 한국 사회 전체로 보다 매우 특징적인 것이다.

 

둘째. 2010년을 전후하여 본격 세력화에 나선다. 조국부부가 자녀의 표창장을 위조하고, 윤미향이 공금을 횡령하여 축재하며 박원순이 여비서를 추행하던 시기는 모두 2010년대에 해당한다. 이 또한 사림의 규모가 커지면서 그들 사이의 골육상쟁이 벌어지던 것과 유사하다.

 

3.
문재인 정부 들어 이들의 준동이 시작되었다. 이들은 자신의 존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영역에서 전문가적 식견과 경험을 쌓아 온 전문가 집단을 적폐 또는 기득권층으로 몰아세우기 시작했다.

 

환경단체의 활동가들이 원자력 산업의 과학자들을 대신했고 사법부의 보류인 검찰은 정치 모리배에 가까운 어용 검사들에 의해 유린되고 있다.

 

그들은 전문가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이를 위해 오랜 세월 특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라 시민단체의 추천을 받은 사람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해서 시민단체 활동가가 무슨 무슨 위원회의 고위간부가 되고 무슨 무슨 위원회는 해당 분야의 전문가 집단, 공식 국가 기구를 뛰어 넘어 해당 분야를 접수했다.

 

그들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란 기능적 지식인으로 전문 지식을 사용해 기득권을 탐하는 적폐 집단인 반면 그들 자신은 유기적·종합적 지식인으로 전문가들은 그들의 조언과 자문, 그리고 지도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것이 원자력에 대한 기초 소양조차 갖추지 못한 것이 너무도 병백한 환경 단체 활동가들이 원자력의 운명을 좌지우지했던 근거이고 덮어 놓고 친일잔재나 뇌까리는 허접한 지식인들이 정세를 쥐락펴락했던 동인이다.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런 사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문화대혁명 당시의 홍위병이거나 자코뱅당.볼세비키.차베스에서 이런 성향을 찾을 수 있다.

 

4.
나는 의사 파업이 일종의 레짐 사이의 충돌이라고 본다.

 

하나의 레짐은 전문가란 해당 분야에서 특별한 훈련과 식견을 쌓아온 사람이고 이들에 의해 고도 지식사회의 다양한 분야, 국방·치안·보건·교육·기후 등의 기본 인프라가 지탱되고 정치는 그 기초위에서 벌어지는 게임이라고 본다.

 

다른 또 하나의 레짐은 투철한 역사의식을 갖고 다양한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초월한 운동권 출신들이 모든 분야를 관장하는 사회이다.

 

그런 면에서 이번 싸움은 의사들만의 싸움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운명과 연관된 중요한 문제이다. 같은 의미에서 나는 의사들의 파업을 열렬히 지지한다.

 

<리스트>

의사 파업과 전문가 인센티브#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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