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글쓴이 : 권융희
-탈북자들이 키가 아주 쬐끄만한 게 깡마른 체구에 깡다구들은 다 좋다. 그런데 막상 일을 해보면
-“남미 애들이라도 데리고 다니세요. 아니, 저런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무슨 이사짐을 합니까?”
-아니 총 무거워 들고 뛰지도 못하는 사람들 데리고 누굴 상대로 전쟁을 한다고 맨날 저 지랄인지?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코리아 익스프레스죠?” 넵! 코리아 익스프레스입니다. “혹시 코리아 익스프레스 직원 구하시나요?” 넵! 이삿짐 센터야 용역업체이니 1년 12달 사람을 구하죠. 혹 일자리가 필요하셔서 전화하신 거면 지금 저희 사무실로 오셔 보실래요? 라고 하니 대략 30대 초반에 얼굴이 까무잡잡하면서 키가 아주 작고 깡마른 사람이 사무실로 들어선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자기는 탈북자인데 모 회사 달라스 지점에서 일을 하기로 하고 뉴욕에서 식구들을 다 데리고 달라스로 왔단다.
그 회사 건물 준공 공사가 자꾸 연기되어 달라스에 온 지 벌써 몇 개월째 돈만 까먹으면서 놀고 있는데, 뉴욕에 있을 때 누가 그랬더란다. 달라스엘 가 어려운 일이 생기면 코리아 익스프레스를 찾아 가보라고. 마침 코리아 익스프레스에서 직원모집 광고가 신문에 계속 나오길래 찾아본 거랜다. 그래, 그럼 내일서부터 출근을 하라고 하고 그 다음날서부터 같이 일을 시작했다.

암튼 난 정은이를 보면 참 한심한 생각이 든다. 아니 총이 무거워서 총을 들고 뛰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누구를 상대로 무슨 전쟁을 한다고 맨날 저 지랄인지?
그래, 그 냥반하고 같이 일을 하러 돌아 다녀보니 이 이삿짐은 예수나 석가에 버금가는 참을성과 인내심, 지구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그 냥반은 완전 참을성도 없고 지구력도 없고 인내심도 없고 이런 힘든 일은 단 한번도 안 해본 사람이다. 그래, 뭐 처음부터 모든 걸 다 잘 하는 사람은 없는 거고 어디 첫술에 배부른 게 있으랴 라는 심정으로 계속 데리고 다녔는데, 그것도 한 3일 일을 하고 나니 그 다음날서부터는 제대로 걷지도 못한다.
그 다음날, 뉴스코리아에 칼럼을 연재하고 계신 80대 주 모씨의 대저택 이사짐을 나르는데 그 냥반이 하도 일을 못하니 그 주모 씨가 그 냥반만 따라 다니면서 아주 손가락 질을 해대면서 잔소리를 한다.
“아니 무슨 젊은 사람이 이렇게 힘이 없냐고? 아니 무슨 이삿짐 센터 직원이 이렇게 일을 못하냐고? 아니 무슨 이삿짐 센터가 이런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일을 하냐고?”
그래 내가 옆에서 지켜보다 아이고 회장님 그렇게 쫓아다니면서 계속 잔소리를 하면 사람이 주눅이 들어서 일을 더 못하니 제가 이거 오후 5시 이전에 다 끝내드리고 갈 테니까 제발 걱정하지 마시고 제발 그렇게 쫓아다니면서 잔소리좀 하지 마세요 라고 하니, 아니 저 사람이 지금 $100만불 자리 새집을 마루고 페인트고 문짝이고 다 망가뜨려 놓고있는데 어떻게 잔소리를 안 하냐고 한다.
그래 도저히 안되겠어서 한 3일 집에서 쉬시라고 하고 그 다음 주에 며칠 가정집 이사를 나르다 하루는 갈랜드에서 오후에 1베드룸 이삿짐을 나를 게 있어서 그 냥반 딱 1명만 데리고 나갔는데, 그때까지도 달리로 물건을 나르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니 30대 중반의 손님이 그걸 지켜보고 있다 하는 말이 아니 아무리 사람이 없어도 그렇지 뭐 저런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이삿짐을 하냐고 대놓고 나한테 투털거린다.
그런데 그 집에 가정용 냉장고와 화장대, King Size Mattress가 있었는데 마침 그 킹 사이즈 매트리스를 2층으로 올릴 때가 되어 그 냥반 보고 그 킹 사이즈 매트리스를 앞에서 잡으라고 하니 그걸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얼굴이 씨뻘개져서 이렇게도 들어보고 저렇게도 들어보고 이렇게 저렇게 해보기는 하는데 그게 꿈쩍도 안 하니까 손님이 2층에서 참 한심하다는 듯 그걸 웃으면서 지켜보고 있다.
“아! 아저씨, 저리 비키세요! 내가 할 테니까.”
하면서 손님이 그걸 번쩍 들어서 2층으로 올려버렸다. 그 다음에 다시 가정용 냉장고를 아파트 2층으로 올리는데 내가 앞에서 달리를 잡고 그 냥반더러 밑에서 밀어 달라고 하니 역시 얼굴이 씨뻘개져서 마치 당장 숨이 넘어갈 사람처럼 땀을 뻘뻘 흘리면서 이렇게 저렇게 밀어보려고는 하는데 너무 힘이 없다 보니 그 냉장고가 꿈쩍도 않는다. 그러니 그걸 2층에서 지켜보고 있던 손님이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들면서 다시 내려와
“아! 아저씨 저리 비키세요! 내가 할 테니!”
라고 해서 다시 손님 덕에 그걸 간신히 2층으로 올렸다. 그 다음 화장대를 다시 2 층으로 올려야 하는데 그걸 트럭에서 내려서 2층 계단에 비스듬하게 세우기까지는 했는데 그걸 내가 밑에서 들 테니 계단으로 올라가 그걸 들어 주세요 라고 하니 역시 얼굴이 씨뻘개져서 땀을 뻘뻘 흘리면서 어떻게 해보려고는 하는데 그 화장대가 얼마나 무거운지 꿈쩍도 안 한다.
그렇게 한 10여 분을 이렇게 저렇게 들어 보려고 하다 도저히 안 되겠던지 자기가 밑에서 들을 테니까 나더러 위에서 들으라고 한다. 그니까 그걸 위에서 지켜보고 있던 손님이 소리를 버럭 지르면서
“야! 이 냥반아! 그걸 당신더러 위에서 들으라고 하는 건 당신이 그걸 밑에서 들었다 놓치면 당신이 거기에 깔려 죽을 수가 있기 때문에 당신더러 그걸 위에서 들으라고 한 거야! 저리 비켜! 내가 할 테니!”
라면서 손님이 내려와 그걸 번쩍 들어서 손님이랑 그걸 2층으로 올려 버렸다. 그렇게 진짜 어렵게 그 집 일을 다 끝나고 나니 손님이 나를 부르면서 아저씨, 저 아저씨 좀 저 쪽에 가 계시라고 하세요 라고 해서 그 냥반을 한 30미터 떨어진 트럭 조수석에 가서 앉아 계시라고 하고 아파트로 들어갔더니 손님왈! 아저씨 얼마 드리면 되겠어요 이런다. 그래 알아서 주세요 라고 하니
“내가 드리기로 한 돈은 다 드리는데 이삿짐 계속 하시고 싶으시면 남미 애들이라도 좀 힘 좀 쓰는 애들을 데리고 다니세요. 아니, 저런 사람을 데리고 다니면서 무슨 이삿짐을 합니까?
난 내가 이걸 나를 수가 없어서가 아니라, 난 내가 피곤해서, 내가 귀찮아서 그냥 이삿짐 센터를 부른 건데, 결론은 무거운 건 내가 다 날랐잖아요? 이럴 거면 내가 뭐하러 $500씩 주고 이삿짐을 부릅니까? 그냥 내가 내 친구 불러서 그냥 내가 다 해버리고 말지?
이삿짐을 계속 하시려면 한국 사람이라고 어서 일도 못하는 한국 사람만 데리고 다니지 말고 쫌 똑바로 하세요!”
이런다. 덕분에 내가 이 이삿짐 시작하고 대략 10수 년만에 나보다 한 10살은 적은 새파란 젊은 놈한테 손이 발이 되도록 잘못했다고 죄송하다고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싹싹 빌면서 일장훈계를 듣고 나니 아무래도 도저히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그날 저녁 차고지로 가 그 $500을 다 그 냥반 손에 쥐어주면서,
“우리 친구님은 이사짐은 도저히 안될 것 같으니까, 이러다가는 사람이 죽거나 다칠 수가 있으니까, 한번 다른 짭을 찾아 보시라”
고 하니 그 냥반이 펑펑 운다. 나 이거라도 안 하면 식구들 데리고 다 길바닥에 나앉야 한다고. 그래 내가 조만간 렌터카 사업 쪽으로 해볼라고 하는데 그때 제가 다시 전화를 드릴 테니 일단 집에 가서 기다리고 계시라고 해서 간신히 돌려보내기는 했는데 그리고는 대략 한 달 정도 후에 전화가 왔다. 달라스에서 어떻게든 살아 보려고 했는데 달라스에서는 도저히 살 길이 없어 애들 데리고 다시 뉴욕으로 간다고, 그동안 고마웠다고.
암튼 그 이후에도 탈북자들을 몇 번 만나보기는 했지요만 대체적으로 탈북자들이 키가 아주 쬐끄만한 게 깡마른 체구에 깡다구들은 다 좋다. 그런데 막상 같이 일을 해보면 이 이삿짐은 지구력이나 인내심, 참을성이 예수나 석가에 버금가야 하는데 지구력이나 인내심, 참을성, 규칙적인 생활은 그냥 꽝이다.
암튼 난 정은이를 보면 참 한심한 생각이 든다. 아니 총이 무거워서 총을 들고 뛰지도 못하는 사람들을 데리고 누구를 상대로 무슨 전쟁을 한다고 맨날 저 지랄인지? 한국은 남과 북의 분단도 심각한 문제 입지요만 통일이 되어도 그것도 큰 문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