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해진 대한민국의 영악해진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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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건순

 

-지식인은 비싼 사교육과 유학만으로 만들어져. 기자들은 8학군과 외고 출신들이 대다수이고

-그 사람들이 산업고, 수산고 등을 나와 주변부 노동시장 전전하는 청년들을 살필 수 있다고? 

-이제 그들은 보려고들 안혀. 그러니 발전소에서 죽고 지하철에서 죽는 거여, 애꿎은 청년들이

 

 

가난한 나라 아이들은 일찍 철들지만
부유한 나라 아이들은 일찍 영악해진다

 

철이 드는 것과 영악해지는 것은 다른 것이여. 상당히 다른 얘긴디 헷갈리면 안뎌. 일찍 영악해지는 것은 어른스러워지는 것과 거리가 멀어. 일찍 영악해지는 애들이 두고 보면 법적 성인이 된 이후에도 유아기적 행동 양식과 정서 반응을 보이든가 갑자기 퇴행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지.

 

지금 한국은 사실상 선진국, 경제대국이 되었지. 일찍 철이 들어야만 하는 아이들보다 일찍이 자연스럽게 영악해지는 아이들이 훨씬 많은 나라가 되었다는 것인디.

 

하지만 분명히 일찍 철이 들어야만 하는, 또래보다 훨씬 이르게 어른스러워지는 아이들은 분명히 존재하는 사회지. 구의역 김군이나 김용균씨는 그런 아이들이 커서 청년이 되었을 것인디, 과거보단 그런 아이들의 비율이 줄었겠지만 분명히 존재는 한다고.

 

 

이제 부유해진 대한민국은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이 그 일을 안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려는 노력말이여. 그러니 발전소에서 죽고 지하철에서 죽는 거여. 애꿎은 청년들이.

 

나라가 잘 살아. 그러면 일찍 영악해지는 애들이 훨씬 많아져, 일찍 철이 들어야 하는 애들보다. 근디 거기까지가 아녀. 전자와 후자의 격차가 너무 심하게 벌어져. 별 세상이 되어버리고. 성장과정에서 부대끼거나 소통, 어울림도 거의 없어져.

 

전자의 아이들과 전자 아이들의 부모가 후자의 아이들, 그 아이들의 가족들을 이해하지 못하게 되고. 무엇보다 언어권력과 발화권력, 활자권력을 가진 언론인과 지식인들이 일찍 철이 들어야만 하는 아이들과 그 아이들 생존의 공간을 조금도 모르거나 한사코 외면하여 그 범주 안의 사람들 아픔을 헤아리지 못하는 거. 그게 진짜 문제인 거 같은디…

 

갑자기 선진국이 되면서 얻게 된 우리 사회의 병리현상이 아닐까? 지식인은 철저히 비싼 사교육과 유학만으로 만들어진다. 기자들은 중산층 아들딸내미고 8학군과 외고 출신들이 대다수이고 그런디 그 사람들이 여상, 산업고, 수산업고등학교 나온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고?

 

대학진학 생각도 못했던 가정의 청소년들과 그렇게 성인이 되어 주변부 노동시장을 전전하는 청년들을 살필 수 있다고? 그들을 위한 정책까지 고민해보고? 웃기는 소리지. 퍽이나. 수능 날이면 토가 나와, 진짜. 아니,경찰 아저씨들이 말이여, 왜 지각한 애새끼들을 차에 태워 모셔다 드려야 허지?

 

곧 성인이 될 아이들 이제는 선거권도 가지게 된 애들이니 조금이라도 자기 책임을 알도록 가르쳐도 시원찮을 판국에 뭐 허는 개짓거리여? 근디 그것도 그거지만 관공서 출근들 늦게 하고 비행기 안 뜨고 온나라가 호들갑. 셀럽과 연예인들은 수험생 여러분들 응원한다 이 지랄.

 

그 날 우리가 어쩌면 진정으로 배려하고 격려해야 할 사람들은 수능을 안보거나 못 보는 학생들 아닌감? 그런디 온나라가 나서서 그렇게 그들을 타자화시켜 열패감을 앵겨주다니 이건 어쩌면…생각 좀 허고 살어야지. 생각 있는 사램이면 그날 수능을 안보는 학생들을 위한 멘트를 날려야하는 거 아녀? 주변에 그런 이들 보듬어주거나.

 

교수가 아니기에 사실상 지식인이 아니지만 책 쓰고 강의하는 사램인지라 늘 고민이 많다. 나는 과연 일찍 철이 드는 아이들, 일찍이 강제로다가 어른스러워졌어야만 하는 학생들과 그 학생들 주변인들의 삶을 얼마나 알고 있는가? 평소 그들과 소통하고 있는지? 그런 생각들 많이 허는디…

 

강북구 번동, 미아동. 남양주 있을 적에는 그래도 동네 애들허고 이야기 많이 허고 분식집에서 라볶이, 김밥도 사주고 그랬는디 종로 오고 나서는…

 

시상을 지대로 보는 법은 너무 간단해. 보이지 않는 사람을 보려고 애쓰는 것이여. 그래야 시상을 지대로 볼 수 있다고. 근디 이제 부유해진 대한민국은 지식인들과 언론인들이 그 일을 안혀. 보이지 않는 사람들을 보려는 노력말이여. 이건 진짜 아니라고. 잘못된 것이여. 그러니 발전소에서 죽고 지하철에서 죽는 거여. 애꿎은 청년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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