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공’ 속에서 살고 말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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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임건순

 

 

이십대 후반 서른살 초반.

 

비슷한 또래 내지 서너살 어린 80~86년생 사이 분들과 이야기할 띠가 많았다.

 

동병상련 어쩌고 하면서 생활고와 가난의 힘겨움을 토로하는.

근디 정말 경악헌 게 숨만 쉬어도 한달 최소 백만 원, 그냥 기본적으로다가 백오십만 원. 월세 제외하고 이 정도는 나간다는 말들을 쉽게 하더라.

 

오십이면 한달 생활비 쇼당 본다는 내 이야기는 쉽게 입이 안떨어질 정도로 놀랐는데 월세 포함한다면 모르겠지만 최소 한달 생계비가 1인 가정이 120 언저리에서 150정도라니;;;;;

 

한 달에 180 벌면 실질적으로 내맴대로 쓸 수 있는 돈이 저축 안한다고 해도 30~50밖에 안된다는 말들 듣고 벙쪘는디.

 

맛집도 가주고 옷도 사주고 경조사도 다 참여하고… 그런데도 생활고이고 가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느꼈던 당혹감은 아, 내가 이상한 사램이 아닐까 그리고 그냥 젊은 사람이지만 난 이들과 가치관, 문화, 생활양식 조금도 공유하는 바가, 접점이 없겠구나라는 확신. 인간관계를 할 필요도 없고 할 수도 없겠구나라는 생각.

 

확실히 소비문화, 소비를 통한 삶의 만족도, 기본적으로 내가 이 정도는 쓰면서 입고 먹어야 한다는 생각. 아무리 소득이 적어도 인문학과 예술을 한다고 해도 젊은 분들 보면 저런 것들이 짱짱해 보이던디… 작가라는 게 늘 자신을 고립된 채 살아야하고 인간관계는 독이 될 여지가 많지만, 그냥 내가 인지상정의 세계에서 너무 멀어지고 정말 외딴 섬처럼 사는 게 아닌가 싶어 인간적으로 겁날 때가 많다.

 

여자 만나고 어쩌고도 나발이고 남자도 안만나고 같은 연구소 사램들과도 어울리지 않고 그렇게 산 세월이 많았는디(야구로 만난 사람들은 열외) 가치관과 사고에서 너무 차이가 나니, 같은 동시대인 한국인, 같은 세대 조선인이라는 생각이 조금도 들지 않으니 그 낯설음에 무서운 게 많았던 거 같다.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

 

조선에 살아도 조선인이 아니고 한국인이 아니고… 뭐 아무렴 어떤가 타인에게 폐만 안끼치며 살다가 깔끔하게 가면 그만이지.

하지만 무서울 때가 많다. 그리고 헬조선이 청년들 구조적 착취가 심한 나라지만 청년들이 말하는 생활고에는 엄살과 거품이 없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고.

 

안 만나고 살련다. 남자든 여자든. 무서운 사램들이 많다. 조선어를 쓰고 말한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한편으론 고맙다. 진공 속에서 산다는 느낌을 늘 가지게 해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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