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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 이순철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과의 전투 80% 이상 국부군이 감당. 국부군이야말로 대장정의 주역
-국부군은 부패했고, 마오 인민군이 청렴? 인민군이 대륙 장악한 것이 역사의 올바른 경로?
-‘중국몽’ 찬양한 문재인 연설, 좌파 이념교육 결과물. 스스로 팩트 구성하는 지적 훈련 절실
중일전쟁 당시 일본 제국군과의 전투 80% 이상을 장졔스의 국부군이 감당했습니다. 이 전쟁에서 국부군이야말로 정말 ‘고난의 대장정’을 했습니다. 조직과 무기 편제에서 거의 1차 세계대전 당시의 무기로 무장했던 장졔스의 국부군은 최신의 무기로 무장한 일본군의 상대가 되지 않았습니다. 일본군은 항공모함 전력이 강력한데다 육군이 운용하는 전투기와 폭격기 전력이 강력해서 장졔스의 국부군을 궁지로 몰아갔습니다. 그래도 장졔스의 국부군은 일본군에게 항복하지 않고 엄청난 저항을 했습니다.
사실 당시 유럽 전선에서는 소련군이 이런 역할을 했습니다. T34전차의 ‘신화’는 오랫동안의 성능보완 통해 실현된 것일뿐 처음부터 독일군 기갑부대를 몰아붙이는 데 소용이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시아에서 중국군은 전투를 할 때마다 엄청나게 많은 병력이 죽거나 다치면서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소련군은 스탈린그라드 전투의 승리 이후 독일 육군과 싸우면서 중앙을 고착시키고 양측면으로 전차를 보내 치고 들어가는 방식을 반복사용하면서 승리를 거듭했습니다. 중요한 사실은, 소련군이 승리를 거두면서도 사상자는 독일군보다 더 많았다는 사실입니다.
소련군은 이렇게 많은 인명을 희생시키며 도무지 무너질 것 같지 않은 독일 육군 3백만을 붕괴시켰습니다. 이런 점에서 사실 동유럽과 북한이 소련에게 넘겨진 것입니다. 소련이 영국과 미국의 동맹이었기에 발생한 불행 중 가장 큰 것은 폴란드가 거의 자유폴란드군에 의해서 해방되는 분위기였지만 결국 소련에 넘겨진 것입니다. 윈스턴 처칠이 곤혹스러웠던 이유입니다. 발트3국도 그러했습니다. 핀란드는 두 차례 소련의 침공을 받아서 전쟁을 치렀습니다. 북한도 그렇게 소련의 완충국이 된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아에서 장졔스의 국부군이 기여한 바에 대해서는 보상이 없었습니다. 있다면 대만이 경제적으로 선진국 지위를 누리게 되었다는 것 뿐입니다. 오히려 장졔스는 ‘오명’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오명’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습니다. 저도 고교 때 윤리교사에게서 들었습니다. 장졔스 국부군은 부패했고 마오 인민군이 청렴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마오의 인민군이 대륙을 장악한 것은 역사의 올바른 경로였다는 엄청난 이야기를 숨죽여 들었습니다.

장졔스 국부군은 부패했고 인민군이 청렴했다는 조작된 기억이 전승되고 있다. 사진은 대장정 당시의 마오쩌뚱.
이런 담론은 입에서 입으로 전파되어, 웬만한 윤리와 도덕교사들이 다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반드시 전교조 교사들이 아니어도 그러합니다. 스스로 양심적인 교사라고 자부하는 윤리와 도덕교사들이 그렇게 알고 있는 것입니다. 세대에서 세대로 거쳐서 이렇게 전파되는 이런 지식을 뭐라 해야 할까요? 사회역사적 유전자의 하나입니다. 그런 지식이 내 고교 때 윤리 선생의 경우처럼 학생들에게 전파되는 효과는 매우 놀라운 것입니다! 기이한 현상입니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교사들 스스로 역사를 연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래서 사실을 알아보는 과정이 없이 대부분의 교사들이 그냥 쉽게 단정하게 됩니다. 그런 사전 정보를 접하고 대학에 들어와 <아리랑> 같은 책이나 <중국의 붉은 별>을 읽으면 마오의 중국 장악이 ‘정통의 역사’였다는 생각에 사로잡히게 됩니다. 그리고 <해방전후사의 인식>을 읽으면 대한민국이 미제국주의 신식민지라는 생각에 완전히 빠져들어서 돌아올 수 없게 됩니다. 거기에 <전환시대의 논리>를 읽고 나면 미국은 명분도 없이 전쟁을 일으키는 전쟁광 나라로 각인되면서 ‘미제국주의 타도’가 영화 인셉션의 주제처럼, 그야말로 선명하게 각인되는 테제가 되고 맙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방문에서 읽은 연설문은 바로 그러한 사상교양의 결과물인 것입니다. <중국의 붉은 별>과 <아리랑>은 중국 공산당의 옌안으로 가는 대장정과 거기 합류해서 공산주의 독립운동을 한 한국 독립운동가를 극적으로 미화합니다. 바로 그런 집단 기억의 연장에서 1930년대의 대장정을 극도로 미화하면서 ‘소국 대한민국이 거대한 봉우리 중국의 중국몽에 함께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표현으로 나오는 것입니다. 어떻게 해도 이 한계를 극복할 수 없습니다.
극복이 불가능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유추에 의해 가능합니다. 좌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마오의 인민군이 밤에 잠잘 때도 민가에 들어가지 않고 폐를 안 끼칠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면, 그토록 대학살의 주역이 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마오의 기쁨조를 고려하면 휘하의 군대를 그토록 청렴하게 운영할 수 없습니다. 사마천의 <사기>를 읽다 보면 중국의 인물 평가가 왜곡돼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령, 오기의 경우 분풀이로 30명을 죽이고 고향을 떠나서 증자의 문하에서 공부하다가 쫒겨났고, 노나라에 등용되기 위해 제나라 부인을 죽였다는 식의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지어낸 이야기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오히려 <한비자(韓非子)>나 <여씨춘추(呂氏春秋)> 등 전국시대 당대의 문헌에서는 오기를 권세와 재물에 초연한 현자와도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있습니다.
즉, 오기의 악행이라고 기록된 일화들은 한대에 편찬된 사서인 <사기> 외에는 전국시대 당대의 문헌들과 교차검증이 안 됩니다. 출전인 <사기(史記)>의 ‘손자오기열전(孫子吳起列傳)’의 내용은 어떤 노나라 사람이 오기를 비방한 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서 가운데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사기>의 내용조차 이렇게 객관성을 잃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 역사자료의 인물 평가는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습니다.
중국의 공산화 과정에서 이루어진 일 중에 가장 심각한 것이 대학살이었습니다. 소위 반제반봉건민주주의 혁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사람 죽이는 것을 파리 목숨 뺏는것보다 더 쉽게 자행했습니다. 이런 사실들은 지금도 계속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마르크스의 혁명이론에 근거하면, 생산수단의 손바뀜으로 생산관계가 재편되면서 생산력이 크게 향상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소련과 중국에서는 반대방향으로 갔습니다. 특히 농업 생산력 저하로 인해 만성적으로 굶는 인구가 엄청나게 생겼습니다. 이것이 잘못된 정책과 맞물려 중국의 경우 1950년대 말 무려 3천만 명 정도가 굶어죽었다고 합니다. 인민군이 그토록 청렴하고, 인민의 편에 있었고 단 한 줄기 벼이삭조차 건드리지 않을 정도였다면 3천만 명이나 굶어죽게 놔둘 리가 없습니다. 이것은 정말 설명이 불가능한 흑역사에 속합니다.
시간을 미래로 돌려서, 나는 중국이 왜 1996년부터 약 3년에 걸쳐 발생한 ‘북한의 대기근’을 지원하지 않았을까 몹시 궁금합니다. 이웃나라가 굶어죽는다면 지원하는 것이 맞습니다. 중국 역사에서 보면 아무리 전쟁중이라 해도 이웃나라에 흉년이 들면 지원했습니다. 서쪽의 진나라가 내륙의 진나라에 곡식을 지원한 사례가 있습니다. 하물며 혈맹인 북한에, 연 7~10%의 경제성장을 해가던 1997년경의 중국이 곡식 한 톨 지원하지 않았다는 것은 정말 납득이 안갑니다.
북한은 자존심 때문에 지원을 안 받았고 중국은 그냥 방치한 것입니다. 김대중 정부가 지원한 시기는 매우 늦었습니다. 2001년 북한 지원은 그러므로 아주 잘한 일입니다. 핵무기 개발로 은혜를 원수로 갚았지만 말입니다. 아무튼 중국은 곡식 한 톨 지원하지 않았으며 그래서 나는 중공군이 더 청렴했고 인민의 곡식 한 톨 안 건드렸다는 신화를 전혀 믿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장졔스의 국부군은 부패했고 마오의 인민군은 청렴했다는 신화는 부풀려진 것입니다. 나는 마오 인민군의 대장정 신화도 믿지 않습니다. 언론을 통해서 과장되게 부풀려진 것입니다. 이런 일은 역사적으로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를테면 마리 앙트와네트가 파리 시민들이 ‘빵을 달라’고 하자 ‘왜 빵만 먹으려 하죠? 과자 먹으면 되지’ 이렇게 말했다는 것이나, 4.19때 프란체스카 여사가 ‘밥을 달라’는 시위대의 말에 ‘빵을 먹으면 되지 왜 밥만 먹으려하죠’라고 말했다는 소문이 대표적입니다.
반복되어 되살아나며 스스로 만들어지는 이런 이야기들과 달리, 마오 인민군의 대장정 신화는 매우 의도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자신의 ‘가이아 이론’을 부정하고 친원전으로 돌아버린 제임스 러브록의 포지션을 보면서 더욱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됩니다. 가이아 이론에 물들어 앞뒤 생각없이 탈원전을 외치는 근본생태주의자들처럼 한국 좌파들은 여전히 마오와 홍군과 대장정의 신화에 집착합니다.
한국인들은 스스로 ‘팩트’를 구성할 줄 알아야 합니다. 마오의 인민군이 청렴했고 장졔스의 국부군이 부패했다는 테제는 팩트가 아니며 유입된 테제이고 놀랍게 대대손손 전파됩니다. 이런 것을 깊게 사유하고 성찰을 통해 사회역사적 유전자에서 삭제해야 합니다. 지식인인 전교조 선생님들이 이런 작업을 하시지 않으면 대한민국의 정상화는 점점 멀어져갈 것이라는 절망감을 갖게 됩니다.
<전교조 선생님들께> 리스트
#1 네덜란드와 핀란드의 독립 | #2 환경파괴 복마전 태양광 |
#3 핀란드 적백내전과 독립 | #4 홍군과 국부군, 기이한 상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