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영방송 개혁(10) 사회적·문화적 다양성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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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근 선문대학교 교수

 

-다차원적 거버넌스 체계는 구성의 다양성 즉, 사회적·문화적 대표성이 우선 담보되어야

-국회 추천 숫자 제한하고, 정부 추천 인사 중 전문성·지역성 갖춘 인사들 의무 할당해야

-사회 대표성 강조하면 규율능력 결여 우려. 5인 이내 상임위원 중심의 이원구조도 고려

 

 

2) 사회적·문화적 다양성 보장
앞에서 언급한 다차원적 거버넌스 체계가 정당성과 효율성을 갖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구성의 다양성 즉, 사회적·문화적 대표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정치 지배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치권에서 추천하는 인사를 최소화하고 사회대표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1961년 독일연방헌법재판소 제1차 방송판결에 근거해 설립된 ‘방송평의회(Rundfunkrat)’ 모델처럼 사회 대표성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방법도 초기에 상당한 갈등과 부작용이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

 

•거번넌스 개편에 따라 새로 구성된 영국의 「BBC이사회」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 「BBC이사회」 의장으로 「BBC트러스트」 폐지안을 건의했던 ‘데이비드 클레멘티(David Clementi)’경이 위촉됐다.

 

“모든 영향력 있는 단체들이 공영방송에 대한 규제기구의 운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구체적 절차와 기구의 구성 등이 법으로 보장되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공영방송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사회대표성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성향의 명사집단이 되거나 사실상 집권 정파가 통제하는 조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다양한 사회영역을 반영할 수 있는 피추천 인사의 자격요건도 엄격히 해야할 것이다. 그렇지만 독일처럼 법으로 추천기구를 정하는 방법도 있지만 우리 정치문화에서 추천기구를 선정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국회 추천 숫자를 제한하고 정부(대통령) 추천 인사 중에 전문성과 지역성 등이 고려된 인사들을 의무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이 그나마 현실적으로 생각된다(이 경우에는 반드시 국회청문회나 공개토론회 같은 공개검증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실제로 2017년 새로 설립된 ‘BBC이사회’는 정치적 추천 대상을 크게 줄였다. 의장을 포함한 3인 상임이사는 ‘Ofcom’이 추천하고, 비상임이사 9인 중 4인은 문화부, 5인은 BBC가 독립적으로 추천하고 있다. 이같은 구성은 영국이 다원성을 반영할 수 있는 성숙된 정치문화가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상임이사로는 40년 방송계 경력을 지닌 스티븐 모리슨 (전) 그라나다 PLC 사장과 금융회사인 KPMG 부회장을 지낸 이던 애슐리 스틸이 임명 되었다. 이는 BBC가 역사상 최초로 절반에 가까운 이사진을 독립적으로 구성하게 됐다는 점에서 독립성이 강화되었다는 평가도 있지만 그 보다는 거버넌스 구조의 탈정치화 성향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 이 방식을 적용할 경우 외형적으로는 다양한 영역을 대표하는 인사들이 추천되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집권여당과 친화력이 강한 인사들로 모두 채워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공영방송 이사회는 형식적으로 사회대표성을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정치적 성향의 명사집단이 되거나 사실상 집권 정파가 통제하는 조직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에 존재하고 있는 수없이 많은 정부 산하 혹은 독립 위원회 구성이 방송통신위원회 같이 법에 규율되지 않는 한 집권 여당이 위원구성을 독식하고 있어 정권교체기마다 심각한 갈등이 유발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해왔다.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교체를 놓고 볼썽사나운 압박행위들이 발생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사회 대표성을 강조하다 보면 공영방송에 대한 규율능력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 그런 의미에서 5인 이내의 상임위원과 다수의 비상임위원으로 구성하는 이원구조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영국처럼 공영방송에 대한 감시·규제와 경영책임을 분리하는 이원체제로 거버넌스를 개편한다면, KBS와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중에 내부구성원(혹은 출신)을 다수 포함시키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방송통신위원회’ 산하에 ‘공영방송위원회’ 혹은 ‘수신료위원회’ 같은 감시·규제기구를 설립하고, 각 공영방송사의 이사회와 역할을 분담하는 것도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

 

<연재 리스트>

(1) 아전인수 또는 치매증후군 (2) 정치 예속화와 거버넌스 개혁
(3) 공영방송 후견체제와 이사회 (4) 거버넌스 개혁 논의의 기만성
(5) 예외적 의사결정구조의 환상 (6) 다수에 의한 민주성 환상
(7) 구성주의의 환상 (8) 이원(二元) 거버넌스 체계 #1
(9) 이원(二元) 거버넌스 체계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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