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와 털바퀴 그리고 털레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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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광조

 

-새가 멸종하는 제1 원인은 고양이. 미국에선 한 해 25억 마리 이상 고양이에게 죽어

-길냥이는 사람 욕심과 부주의의 결과. 예쁘다고 키우다가 귀찮다고 버린 무책임 산물

-현실적 공생방법은 새끼 못 낳게 하는 길뿐. 인위적인 밥 주기, 집 만들어주기 말아야

 

 

얼마 전 막내가 ‘털바퀴’를 아냐고 물어봤다. 길냥이를 뜻하는데 ‘털 달린 바퀴벌레’란 뜻이란다. 바퀴벌레처럼 번식하고 피해를 주니까 보기 싫다고 비하하는 말이라고 설명한다. ‘털레반’도 있다는데 길냥이에게 먹이를 주는 사람을 말하는데, 캣맘이나 캣대디는 어감이 좋아 탈레반처럼 전투적으로 길냥이에게 먹이를 줘서 개체가 늘어나고 음식물 쓰레기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라고 한다. 알아 보니 2020년 9월쯤 생겼고, 2021년 6월쯤에 사용이 늘어났다고 한다.

 

고양이는 사람의 시각에 예쁘고 사랑스럽다. 눈도 동그랗고 발도 통통하다. 그러나 고양이가 성을 내는 모습을 보면 소름이 끼친다. 눈을 표독스럽게 뜨고, 털은 곤두서고, 발에 숨겨 둔 칼날이 나오고, 날카로운 이가 드러난다. 조금 전 그 고양이인가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 나는 고양이가 무섭다. 아마 어릴 때 발톱으로 할퀸 기억이 있어서일 것이다.

 

다들 고양이가 집에서 얌전히 잠만 잘 것이라고 생각들 하는데 실제 행동 반경이 넓다. 아파트에 갇힌 고양이는 집에만 있지만, BBC 다큐멘터리 <고양이의 은밀한 사생활>을 보면 밤새 집을 나와 수 킬로미터를 돌아다니다가 아침에 조용히 집으로 들어온다. 그동안 사냥을 한다. 희생물은 새, 쥐 등이다. 고양이는 세계자연보전연맹이 뽑은 100대 외래종 중 하나다.

 

길냥이의 배설물이나 쓰레기는 감당할 수 있다. 청소하면 되니까. 하지만 새의 멸종은 그걸로 끝이다. 돌이킬 수 없다.

 

새의 최대 천적은 어떤 동물일까? TV를 보면 뱀이 자주 나오지만, 정답은 고양이다. 냥이는 나무를 자유롭고 오르고 또 재미로 사냥을 한다. 크기만 작았지 타고난 사냥꾼이다.

 

미국의 조사에 따르면, 새의 멸종 원인 1위가 고양이다. 한 해 25억 마리 이상의 새들이 고양이에게 죽는다고 한다. 호주에서는 제비갈매기 111쌍의 서식지가 고양이 한 마리 때문에 번식에 실패했다는 보고가 있었다.

 

길냥이는 사람의 욕심과 부주의의 결과물이다. 예쁘다고 데려다 키우다가 귀찮다고 버린 무책임의 산물이다. 고양이는 개보다 도시에서 생존력이 강하다. 도시를 점령하는 건 시간 문제다.

 

문제는 피해가 많다는 점이다. 일단 새를 비롯해 다른 동물이 멸종의 위기에 몰린다. 사실 나는 그게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한다. 배설물이나 쓰레기는 감당할 수 있다. 청소하고 되돌릴 수 있다. 하지만 새의 멸종은 그걸로 끝이다. 돌이킬 수 없다.

 

길냥이를 사람의 힘으로 없애기는 잔인하고 거의 불가능하다. 동네 냥이를 잡아 옮기면 다른 고양이가 들어온다. 현실적인 냥이와 공생 방법은 새끼를 더 못 낳게 하는 길뿐이다. 그리고 불쌍해도 도시라는 환경에 맡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인 밥 주기, 집 만들어 주기는 하지 않는 게 좋다고 본다.

 

욕심으로는 울 아파트에 자리잡은 새끼냥이는 두 마리 다 건강하게 오래 살았으면 좋겠다. 주는 밥 먹고 새 사냥은 안 하고 다른 냥이는 못 들어오게 막고 번식은 안 했으면 좋겠다.

 

며칠 전 아침 출근길에 보니 냥이 물그릇에 흙이 묻어 있었다. 깨끗이 닦고 물을 채워줬다. 냥이가 먹고 남은 흔적도 보는 대로 치운다. 지저분하다는 말 나올까 봐 걱정이다. 정 주지 않겠다고 굳게 결심하지만 자꾸 관심 가고 신경이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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