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일신방직 부지 재개발 논란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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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동식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유재산을 이렇게 공공이란 명분을 내세워 규제하는 게 맞느냐?”

-터럭 만큼 투자도 안한 자들이 공공이니 시민단체니 하는 간판 내걸고 숟가락을 얹어

-모든 일 배후엔 5.18 상징 자산. 기업체가 돈 벌면 공공으로 뺏어야 한다는 공짜 심리

 

 

오늘은 아침 10시 반부터 광주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 도시계획 변경 추진 상황 설명회에 다녀왔다.

 

우연히 이 행사가 열린다는 걸 알게 되어 갔는데, 몇몇 분들이 우려하신 것처럼 사전에 등록한 사람이 아니면 입장할 수 없다고 한다. 입장이 허용되지 않으면 자료라도 얻겠다는 생각으로 갔지만, 어찌어찌해서 들어갈 수 있었다.

 

광주 시청의 이상배 도시재생국장, 신재욱 도시계획과장 등이 설명회 취지와 사전협상제도 및 주요 추진 상황을 보고했고, 천득염 한국학호남진흥원장이 공장 건축물 보존 원칙, 함인선 총괄 건축가가 도시계획 변경 기본방향을 설명한 뒤 질의 응답. 

 

그동안 전문가들이 수많은 회의를 거치고, 내일 도시건축 공동위원회를 개최해 전문가들이 만든 개발 원칙과 방향성 등을 논의한다고 한다.

 

8만8720평에 이르는 부지를 어떻게 재개발할 것인가를 두고 이른바 전문가란 분들이 그동안의 논의 과정과 대충의 원칙을 이야기하는데, 이분들이 계속 “이렇게 민주적인 의사 결정 방식으로 사업을 하는 걸 보니, 역시 광주는 다르더라”며 칭찬한다. 어떤 전문가는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보존을 강조한 프로젝트는 사상 최초”라며 뿌듯해 하더만.

 

이들이 제안하는 것은 전체 27개 시설과 설비 가운데 14개를 보존하자는 것. 처음부터 보존 대상으로 못박은 발전소나 굴뚝, 고가수조 등은 빼놓고 하는 얘기다.

 

전문가들이 보존 우선순위 상위 10개 시설을 제시했는데, 이 가운데 가장 낡은 건물들이 1958년 건립한 2개이고, 80년대에 지은 건물도 4개에 이른다. 1958년 이후 심지어 80년대에 지은 건물도 근대문화유산인가 하는 의문.

 

보존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은 역사적 가치, 물리적 가치, 장소/경관적 가치, 사회/문화적 가치, 지속적 활용 가치 등이라고 한다.

 

붉은 선으로 둘러싸인 땅이 전방/일신방직 부지이고, 그 가운데 고동색으로 처리한 부분이 보존할 대상이라고 한다. 부지의 한가운데에 저걸 남겨두고 과연 뭘 만들 수 있을까?

 

발표가 끝나고 나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이라는 신분과 이름을 밝히고 질문했다.

 

“보존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을 보니, 지금 현재 광주 시내 건물들은 모조리 다 보존하는 게 맞겠다. 앞으로 광주 시내에서는 건물 하나도 허물지 말고, 새로 짓지도 말아야 할 것 같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사유 재산을 이렇게 공공이란 명분을 내세워서 규제하는 게 맞는 거냐? 광주가 다른 도시랑 다르다고 자랑스러워하던데, 그게 자랑할 일이냐?”

 

질문 도중에 뒤에서 어떤 자가 뭐라고 소리를 치기에 들어봤더니 “그런 소리 하지 마라. 기업에서 파견나온 거냐?” 이렇게 떠들어댄다.

 

“당신 지금 내 발언을 통제하는 거냐? 나는 기업체와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이라고 나도 고함을 쳤다. 이 자가 나중에 발언하면서 이름 밝히는 것을 들어보니 광주 시청 게시판에 계속 시민단체의 주장을 읊었던 인물이었던 것으로 기억이 난다.

 

이후에 나온 질문들도 들어보니 “공공이 나서지 않으면 이것은 천문학적인 불로소득을 기업에게 넘겨주는 것”이라느니 “광주시가 저 땅을 사들여서 공공 개발하는 게 어떠냐”느니 하는 소리가 나온다.

 

발표하는 전문가들 얘기 들어보니 협상 과정에서 설계도 공모할 예정이라고 한다. 사업주 측에서 이걸 받아들이지 않으면 허가가 안날 것 같은 분위기.

 

기가 막힌다. 남이 자기 돈 들여 산 땅에 터럭 만큼 투자도 안한 자들이 공공이니 시민단체니 하는 간판 내걸고 숟가락을 얹는다. 공공개발 비중이 커지면 그게 공공시설이 되고 거기에 시민단체 사람들 꽂아넣는 일자리가 생긴다.

 

이 모든 일의 배후에 5.18의 상징 자산이 있다. 내가 ‘정치의 산업화’라고 부르는 현상의 일환이다. 공공이 선이고, 기업/시장이 악이라는 발상들. 기업체가 돈 많이 벌면 공공의 이름으로 뺏어야 한다는 공짜 심리(자기도 숟가락 얹을 수 있다는 기대).

 

내가 광주의 문제로 반기업, 반시장 정서를 든 것이 이런 현실에 대한 고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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