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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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윤식 하나로텔레콤 전 회장

 

-백인이 줄었다기보다 흑인과 라틴계 많이 늘어. 뉴욕 등 대도시, 백인이 과반 못넘어

-60년대 미국 여성들 하이힐에 선정적인 모습 과시. 지금은 화장은 커녕 브라도 안해

-워싱턴 정가, 한반도 미군 철수 언급하는 학자와 관료들 늘어.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30년 만에 돌아와 보니, 미국도 많이 변했다.

 

우선 백인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고, 따라서 그들의 세가 많이 위축돼 있다. 백인 수가 줄었다기보다, 흑인과 라틴계 인구가 많이 늘었다. 특히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는 백인 인구가 과반을 넘지 못한다. 내가 사는 부르클린Brooklyn은 백인 30%, 흑인 30%, 라틴계가 20%다.

 

식당을 가나, 공원을 가봐도, 흑백이 자연스럽게 어울려 지내는 것을 보니 옛날, 1960 년대 내가 LA에 살 때와는 참 격세지감隔世之感이 든다. 당시 와트 폭동Watts riot이 발생해서 수많은 사상자를 내고 특히 한인 상점들이 집중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때만 해도 흑인이 백인 동네에 나타나면 무조건 검거하거나, 조금이라도 저항하면 가차없이 사살해도 경찰은 감옥에 가지 않던 시대였다. 지금은 뉴욕 14th District에 AOC(Alexandria Ocasio-Cortez), 코테즈라는 갓 30대의, 바텐더 출신, 라틴계 여성이 하원의원으로 당선돼서, 당당하게 경찰 폐지 내지 축소를 외치고 있다.

 

1960년대 당시 내가 처음 미국에 와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것이 이름다운 미국 여성들이었다. 당시 미국 여성들은 남성을 위해서 존재했고, 남성들은 기사도chivalry를 발휘해서 여성을 보호했다. 식당에서 여성에게 의자를 빼주고, 나갈 때는 문을 열어줘야 했다. 지금 모르는 여자에게 문을 잡아줬다가는 잘못하면 여성 차벌주의자로 고소 당할지 모른다.

 

뉴욕 같은 대도시에서는 백인 인구가 과반을 넘지 못한다. 사진은 뉴욕의 브루클린 전경.

 

1960년 당시 미국 여성들은 미장원에서 잘 세팅시킨 머리에다, 진한 화장을 하고, 허리를 최대한 잘록하게 잡아매고, 날카로운 하이힐을 신고 최대한 선정적인 모습을 과시하고 걸어다녔다. 지금 미국 여성들은 화장은 커녕 대부분 브래지어braza도 안하고 나타난다.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매일 밤 대도시마다 수십명이 총에 맞아 죽는다. 지난 50년 동안 그 많은 죄없는 목숨이 희생됐건만, 총기 컨트롤 입법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총기소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개인의 자유이기 때문에 절대로 침범할 수 없다 한다. 이 개인의 자유가 극한으로 가면 코로나 백신 맞기를 거부하기까지 이르른다.

 

뉴욕 식당가 세계 각국의 chef들이 뽐내는 각양각색各樣各色의 요리들 그 황홀한 별미는 하나도 달라지지 않았다. 코로나 때문에 뉴욕의 대부분 유명 식당들이 식당 앞 길거리에 포장을 치고 손님을 맞는 광경만큼만 좀 달라졌을 뿐이다.

 

뭐니뭐니 해도 미국의 가장 큰 변화는 세계를 대하는 태도다. 바이든Biden 대통령은 노골적으로 “나는 세계 대통령이 아니다. 미국의 대통령일 뿐이다.”라고 했다. 베트남과 아프간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 사람들이 더 이상 미국이 다른나라의 안보나 민주주의에 신경을 쓸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이 마치 도망치듯이, 아프간에서 모든 모멸과 수치를 무릅쓰고 황급히 철수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청와대가 난데없이 문정권 말기에 종전선언을 들고나오는 이유도, 워싱턴 정가에 한반도 미군 철수를 언급하는 부류의 학자와 관료들이 점점 늘어가는 까닭에 있다. 종전선언 이후에는 당연히 미군철수 얘기가 나오게 되어 있다. 우리 입장에서 이것은 우리의 피할 수 없는 얼마 머지않은 장래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궁극의 미군 철수를 무조건 반대할 일이 아니라, 미군 철수를 최대한 지연시키면서, 하루속히 우리의 자주국방 능력을 튼튼히 해서 북한과 대등한, 나아가서 월등한 국방력을 갖춰야 한다. 북한의 국방력이란 결국 중국의 것임으로, 우리의 국방력이 최소한 중국과 맞설 수 있는 수준까지는 올라가야 한다.

 

특히 국제정세를 움직여 북한의 핵을 포기토록 하고, 안되면 우리도 미국의 묵인하에 자체 핵을 개발할 수 있도록 양해를 구해야 한다. 미군이 철수하면서 우리의 자체 핵 개발을 동결시킴은 우리로 하여금 북한과 중국앞에 무릎을 꿇으라는 이야기와 같다. 미국은 변했다. 앞으로도 계속 변해나갈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현재 대면하고 있는 가장 심각한 과제다. 화천대유는 소꼽장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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