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본 한국 기업의 해외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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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Zachäus Sük

 

-군대 전역 후 구직에 애먹어. 토익 공부 미친듯이 해서 겨우 전공 살린 무역회사에 입사

-제조업 생산 해외 이전 일반화. 신입 사원 이력서 해가 갈수록 절박함이 강하게 느껴져

-왜 한국 탈출할까? 기업은 생명체와 같아. 존재 위협받으면 생존을 도모할 수밖에 없어

 

 

군대를 전역하고 직장을 구할 때 무척 애를 먹었습니다. 보잘 것 없는 스펙의 예비역 육군 중위를 반겨 주는 곳은 보험회사밖에 없었습니다. 토익 공부 미친듯이 해서 겨우 전공을 살릴 수 있는 수출 무역 회사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이 일에 종사하면서 인도네시아에서 업무를 담당하곤 했는데 그곳 어르신들이 저를 좋게 보셨던지 저에게 “남자는 잘 교육 받은 여자와 꼭 결혼하여야 하고, 인도네시아에서 정착할 생각이 있다면 반둥 여자와 결혼을 하라”고 권하시곤 하셨습니다.

 

반둥은 자바 섬의 서남부에 위치한 도시로 ‘교육 도시’로도 불렸습니다. 동남아시아 최고의 명문 대학이기도 하였던 반둥 공대가 위치하였고 인도네시아의 권력은 반둥에서 나온다는 말이 있듯이 반둥에는 인도네시아 육군 사관 학교가 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오랜 기간 네덜란드의 식민지였습니다. 인도네시아의 문자는 알파벳을 사용하는데 발음이 독일어와 비슷합니다. 아베체데… 이런 식으로 발음합니다. 네덜란드어와 독일어가 비슷하기 때문이겠지요. 1942년 일본 해군의 연합 함대와 육군이 영연방 해군와 미 해군, 네덜란드군을 간단히 제압하면서 인도네시아는 1945년까지 일본의 식민지였습니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생산은 해외에서 진행하고 한국에는 본사의 핵심 인원만 상주 근무하는 것이 점점 일반화하고 있습니다.

 

1945년 일본군이 철수하면서 인도네시아 무장 조직과 네덜란드군 간에 독립 전쟁을 시작하였고 상당수의 일본군 패잔병과 일부 조선인 등이 인도네시아인과 함께 네덜란드군에 맞서 싸웠다고 합니다. 이중에는 나가노 정보 학교 출신들이 상당수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미국의 압박으로 네덜란드가 결국 식민 통치를 포기하면서 인도네시아는 독립 국가가 되었고 무장 조직의 지휘관이었던 수카르노가 대통령이 되면서 아주 최근까지 군 출신들이 국가를 경영하였습니다.

 

저는 자바섬 의 서쪽 지역에서 업무를 볼 때가 많았습니다. 관광객들이 절대 가 볼 일이 없는 이 위대한 나라의 깊은 곳에서 일할 수 있었던 것은 무척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인도네시아는 동남아 최강대국이며 호주의 가상 적국이기도 합니다. 엄청난 영해와 지하자원, 인구가 있는 무한한 가능성의 나라입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대의 무슬림 국가지만 이슬람교가 국교는 아닙니다. 실제로 기독교도들도 많고 지카르타에는 큰 가톨릭 성당들도 많습니다. 여성들이 히잡을 종종 쓰는 것을 제외하면 세속주의 국가입니다. 실제로 술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고 삔땅 맥주는 아주 유명합니다. 솔직히 한국 맥주보다 맛있습니다^^.

 

저의 동료들은 제가 감리교 신자인 것을 알면서도 배려해 주었고 지금도 개인적으로 교류하고 있습니다. 종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가끔 파업할 때 무슬림 형제단이 몰려오곤 하였는데 절대 한국 사람들은 건드리지 않았고 현지인 직원들도 저희를 보호해 주었습니다. 인도네시아 사람들은 대부분 한국 사람들을 무척 좋아했고 의리도 있었습니다. 도움을 받으면 꼭 갚으려 했고 자존심도 강했습니다.

 

물론 자카르타를 제외하고는 치안이 불안하고 공권력이 잘 작동하지 않았고 지역민들이 알력 행사도 사실 있었지만 잘 풀어 보려 노력했었습니다.

 

제가 종사하는 분야에서는 이미 일찍부터 생산 기반을 해외로 이동시켰습니다.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저의 선배들이 생산 기반을 완전히 해외로 전환시켰습니다. 많은 한국 기업들이 한국을 탈출하는 것이 확연히 보이는 지금 저는 많은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제조업 분야의 경우 생산은 해외에서 진행하고 한국에는 본사의 핵심 인원만 상주 근무하는 것이 점점 일반화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취업 기회는 현저히 감소하고, 신입 사원 이력서는 해가 갈수록 절박함이 강하게 느껴지고 있습니다. 미주, 유럽 대학 출신자들의 이력서는 너무 흔해지고 있고 어학은 더 이상 자랑거리가 못됩니다.

 

왜 기업이 한국을 탈출할까요? 기업은 하나의 생명체와 같습니다. 존재가 위협받으면 생존을 도모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제의 개념을 착취와 피착취,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의 투쟁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사람이 지금 국정의 핵심에 있습니다. 기업들이 생존에 위협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저는 평범한 회사원이고 회사에서 주는 급여에 감사함을 느끼고 소득세를 낸다는 것에 자부심을 가지는 소시민입니다. 이런 제가 봐도 이 땅의 기업이 이 땅이 아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찾아간다면…. 지금 세대는 물론 다음 세대에게 남길 것은 절망뿐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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