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미디어의 관계 중독에 빠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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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원재

 

-낯선 사람의 체온보다 그 정서적 관계에 위안을 얻는 게 훨씬 더 위험한 ‘자기 학대’

-인정 욕구, 자연적 욕구만큼 강력. ‘좋아요’ 통해 수치화된 만족 제공해서 문제 발생

-전시형 인격을 창조해 스스로 학대하면 결국 속은 텅텅 빈 껍데기만 남게 되는데…  

 

 

1.

타인의 삶에 관심이 많고, 이에 대해 함부로 떠들어대기 좋아하는 사람을 멀리하는 편이다. 그런 유형의 사람은 대개 제3자 앞에서 타인을 제멋대로 평가하면서 모종의 우월감에 젖어드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행위는 자신의 자존감을 고양하기 위한 일종의 자위행위인데, 아는 사람을 떠올리고 온갖 성적 망상을 펼치면서 하는 자위행위와 비슷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음침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다른 사람들 모두가 자기와 똑같이 음침하다고 확신함으로써 스스로를 정당화한다.

 

2.
소셜 미디어에 이런 사람들이 유독 많다. 일종의 관계 중독이라고 생각한다. 오프라인 관계보다 밀도가 낮은 온라인상 관계를 우후죽순 만들어가며 일종의 ‘네트워크 게임’들을 한다는 인상을 종종 받는다. 쉽게 친해지고, 쉽게 헤어지고, 쉽게 싸우고, 쉽게 씹어대고.

 

그렇게 만들어진 드라마들 속에 파묻히는 것. 홀로 있는 자기자신을 견딜 수 없기에, 혹은 스스로를 마주하지 못해서, 계속해서 관계에서 오는 자극들로 자신을 잊고, 또 관계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끌어올리는 사람들.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육체적 관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을 흔히 섹스 중독자라고 하는데, 글쎄, 나는 낯선 사람의 체온에 위안을 얻는 것보다, 낯선 사람과의 정서적 관계에 위안을 얻는 게 훨씬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고리타분한 사람이다. 이거, 자기 학대다.

 

소셜 미디어의 관계는 약상인이다.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약상인의 ‘을’일 수밖에 없다.

 

3.
나는 기본적으로 소셜 미디어를 내 생각, 글, 컨텐츠를 전시하는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 물론 피드백을 통해 스스로를 성숙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다른 이들의 생각, 글, 컨텐츠를 접하며 발전 기회로 삼기도 한다. 다만 온라인상 ‘관계’라는 요소는 여전히 좀 부담스럽고, 또 조심스럽다. 쉽게 친해진 만큼, 쉽게 절연하는 그 가벼움. 서로에 대한 이해나 신뢰가 구축되지 않은 채 ‘친구’라는 소셜 미디어상 관계로 형성되는 역할 놀이.

 

가벼운 관계들인만큼, 정치 코드와 같은 공통점이나, 제3의 캐릭터를 동반한 드라마를 동력으로 삼아야만 존재할 수 있다. 시작은 페이스북 모임이었지만 제법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클릭 몇 번으로 소멸되는 페이스북 친구 관계 수준으로 일방적으로 절하된 경우가 몇 번 있어서인지 온라인상 관계에는 더 조심하게 된다. 가만 생각해 보니 이거 나쁜 남자한테 다음 날 연락이 안 와서 서운한 소녀 감성이네.

 

4.
‘좋아요’는 곧 인정 욕구다. 사실 인정 욕구라는 건 꽤 자연스러운 거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존재감에 대한 어떤 확신을 필요로하고, 그런 확신이 곧 생존의 기반이 된다. 그래서 인정 욕구는 자연적 욕구만큼 강력하다. 문제는 소셜 미디어가 ‘좋아요’를 통해 이 인정 욕구에 대한 수치화된 만족을 제공하면서 발생한다. 내면이 단단하지 않은 사람들, 그러니까 자존감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자기자신에 대한 인정 욕구를 스스로에게서, 또 주위에게서 얻지 못하기에 이 ‘좋아요’ 숫자를 통해 충족하려 한다.

 

그렇게 불특정 다수의 아무 의미 없는 클릭 한 번을 얻고자 전시형 인격을 창조하고, 스스로를 학대하며, 좋아요를 주고받는 관계에 중독되고, 속은 텅텅 빈 채, 껍데기만 남는다. 자기자신을 인정하지 못하기에, 타인으로부터의 싸구려 관심을 통해 스스로를 인정하려는 애처로운 욕구다. 그래서 따봉은 마약이고, 소셜 미디어의 관계는 약상인이다.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약상인의 ‘을’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역시나 가장 큰 약상인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이고. 누군가 그랬던가. 자신들의 ‘고객’을 ‘이용자(User)’라고 부르는 업계는 두 곳뿐이라고. 마약 업계와 소셜 업계.

 

5.
오해하지 마시라. 이 글은 타인에 대한 일방적 비판이 아니다. 나 자신에 대한 성찰이기도 하다. 결론은 <‘좋아요’ 살인시대> 각 서점 절찬리 판매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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