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움을 갚는 일본인의 ‘의무와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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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vy Lee

 

-여유 있는 사람이 베푸는 데 최소한의 감사한 마음 보이지 않으면 섭섭해질 수밖에

-비용 문제 넘어 도움과 혜택 받으면 상응하는 마음의 빚 갖는 게 사람 도리이자 자세

-일본인의 철학은 의무(아무리 갚아도 모자르다)와 의리(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

 

 

몇 달 전 모 병원 원장님과 탤런트(아재) 그리고 게스 청바지를 OEM하신 후 회사를 매각하시고 큰돈 벌으셔서 지금은 투자 사업을 하시는 회장님과 골프를 친 적이 있다.

 

모 병원 원장님은 개인적으로 이미 알고 있는 상태였지만 함께한 탤런트와 투자 회사 회장님은 그 골프 행사로 당일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날 행사는 그늘집 비용이 지원이 안되어 현장에서 현금만으로 비용을 치뤄야 한다라고 사전 공지가 나간 상태였다. 우리 일행은 골프를 치고 9개 홀을 돈 뒤 그늘집에서 간단한 요기거리와 맥주를 마시고 나왔는데 아마도 비용이 7,8만 원 정도 나온 것 같았다.

 

마침 나는 현금이 없어 같이 동행하신 병원 원장님이 그늘집 비용을 모두 내셨는데, 투자 회자 회장님께서 그늘집 비용이 골프 마치고 1/n로 정산하는 게 아닌 현장 현금 결제라는 사실을 아셨고 병원 원장님이 그늘집 비용을 모두 내주셔서 매우 미안해 하시면서 어쩔 줄 몰라하는 것이다(물론 나는 병원 원장님과 이후 골프 때 그분의 캐디 피를 내가 내주었다).

 

내가 알고 있고 내 주변에서 돈 꽤나 있다고 하는 분들의 모습들이다. 결국 그분이 캐디 피를 모두 내어 주시고, 카톡방을 따로 만들어 나중에 저녁이나 함께하자고 하시면서 단톡방을 만들었다.

 

게스 청바지를 OEM하셨고 그 회사를 팔아 거대한 부를 축적하신 분도 그분 입장에서 단돈 7,8만 원이 새 발의 적혈구만큼 자그마한 것이겠지만 그러한 호의에 정말 감사해 할 줄 아는 것이 사람의 인정이라는 것이다.

 

작년 5월달에 시그니엘 2백 평에 사시는 모 회장님의 초대를 받아 1인당 30~50만 원짜리 식사 대접에 시그니엘 거의 꼭대기에 있는 프라이빗 바에서 한 병에 1백만 원씩 하는 와인을 마신 적이 있어 너무 감사하고 죄송하여 우리는 다음에 근사한 곳에서 모시겠다라고 제안한 적이 있었는데.

 

그 회장님 말씀이 “니네들이 해 봐야 얼마나 하겠냐? 나는 모 골프장 옆에 할머니가 하시는 칼국수집이 하나 있는데, 나중에 골프장 같이 가서 칼국수나 하나 사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일본인의 감사와 고마움에 대한 철학은 의무와 의리라는 내재적 사상에서 유래되었다.

 

여유가 있는 사람이 없는 사람에게 대접하고 베푸는 것은 그다지 큰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그렇더라도 최소한의 감사 인사와 고마워하는 마음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아무리 부자인 사람도 섭섭하기 마련이다.

 

이를 남녀 관계에 투영시켜도 마찬가지인 듯 싶다.

 

나의 경우를 말해보면 나는 데이트 비용을 내가 100% 가까이 아무 생각없이 거의 부담하였기에 이런 일로 신경전을 펼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같이 보낸 시간이 즐거웠다”, “옵하가 신경 써 줘서 고맙다”고 말해 주고 나를 신경 써 준다라는 느낌이 들면 그걸로 만족한다.

 

물론 나 역시 매번 고급 식당에서 식사하고 고급 코스를 다니면 부담이 되긴 하지만, 상식 수준보다 조금 더 쓰는 범위에서 아무 생각없이 100%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상대가 당연시 여기고 고마운 마음을 가지지 않는다면 솔직히 서운한 마음도 살짝 들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비용 문제를 넘어서 상대에게 물리적인, 정신적인 도움과 혜택을 받으면 그에 상응하는 마음의 빚을 가지고 있는 게 사람의 도리이자 자세가 아닐까 싶다.

 

일본어의 대표적인 말 중에 “스미마셍(済みません)”“아리가또우고자이마스(有難うございます)”라는 말이 있다.

먼저 済みません은 “미안하다”는 의미로 통용이 되는데, 원래의 속뜻은 済ます(스마스)가 “마치다, 끝내다”라는 의미이고, 스미마셍이 이것에 대한 부정어로 “아직 마치지 않았습니다”라는 표현이 되는데, 이에 대한 속뜻은 “상대방의 미안함에 대한 마음이 아직도 끝나지 않았습니다”라는 뜻이며 그러한 것을 “마음속에 지니겠다”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아리가또우고자이마스(有難うございます)에서 有難う(아리가또우)를 직역하면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인데, 이에 대한 속뜻은 “상대방의 호의와 은혜를 받았는데 갚는 것이 어려울 정도”라는 의미이다.

 

이러한 일본인의 감사와 고마움에 대한 철학은 의무와 의리라는 내재적 사상에서 유래되었다고 하는데, 의무는 “아무리 갚아도 모자라는 것”을 말하고, 의리는 “받은 만큼 돌려 줘야 한다라는 마음가짐”이다.

 

이러한 일본인들의 감사에 대한 철학에 비추어 생각해 보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배려가 충만하다면 애초부터 누가 얼마를 썼는지 원망할 마음이 없는데 반해, 서로에 대해 배려가 없다면 당연히 원망하는 마음이 싹틀 것이니 그런 만남은 하지 않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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