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lack Lives Matter? 아시안 혐오도 멈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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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재원

 

한 달 새 거리에서 약에 취해 구걸하는 흑인들에게 세 번이나 악의적 험담과 공격 받아

-지나가는 백인들 멈춰 서서 상황을 단지 바라볼 뿐. 우월한 진보 백인들 잘 모르는 세계

-백인에게 멸시, 흑인에게 적대감 받으며 생존해온 코리안 어메리칸의 삶을 되돌아본다

 

 

미국 생활에서 자동차에 의존하지 않고 유럽처럼 걷고 자전거를 주로 활용하며 자동차를 부수적으로 이용하자고 마음 먹었을 때 가장 걱정은 ‘안전’ 문제였다.

 

걸어 다니고 자전거로 다니면 아무래도 거리와 접촉면이 는다. 그러면 요즘 같은 시대에 백인 진보 교양인들에게는 천박한 표현일 수 있는 소위 빈민 ‘흑인 구역’에 잘못 들어서거나 흑인 트래시들로부터 공격받아 험한 일을 겪을 수 있어서다.

 

결과적으로 그 결정은 백번 잘한 결정이었다. 하지만 우려도 현실이 되었다. 걸어 다니다 보니 한 달 사이에 거리에서 약에 취하고 구걸하는 흑인들에게 모두 세 번이나 악의적인 험담과 공격을 받았다.

 

나도 외국 생활을 해 본 사람이라 사실 거리의 온갖 트래시들에게 사소한 시비 구실은 주지 않는 편이다. 그런데 미국은 정말 방법이 없네.

 

오늘은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맞은편에서 오던 흑인 좀비가(이미 난 스캐닝 완료) 내 뒤로 붙어 따라오면서 엄청난 분노와 경멸로 “일본으로 꺼지라”느니 하며 퍼붓는데, 내가 이 세계의 언어를 좀 아는데 뒤돌아 반응하면 곧장 폭력적인 난투극으로 가는 상황인지라 상황은 피했지만 정말 고민이 되는 것이다. 지나가는 백인들은 놀라서 멈춰 서서 이 상황을 본다. 단지 본다. 우월하신 인종의 진보 백인들은 잘 모르는 세계다.

 

지나가는 백인들은 놀라서 멈춰 서서 이 상황을 본다. 단지 바라볼 뿐이다. 우월하신 인종의 진보 백인들은 잘 모르는 세계다.

 

누군가는 흑인들이 쌓여 온 한이 많아서 그렇다는데, 이건 내 일상의 행동 반경에서 직접 느끼고 있는 흑인 트래시들로부터의 도전이자 위기감이다.

 

두 번째는 더 올라가면 안되는 것처럼 인식된 워싱턴 북쪽 빈민 흑인 구역에 산책길을 우회하면서 잠깐 버스 노선을 보려고 다가섰는데 앉아 있던 흑인이 일어나더니 침을 튀기며 나를 한 대 치려고 덤벼 들었던 상황이었다. 나도 갑작스런 상황에 놀라 반사적으로 주먹으로 한 대 치기 직전까지 갔다. 내가 대체 뭐를 잘못? 그냥 트래시들의 구역 자체를 피해야 하는 건가?

 

이게 한국이면 가만히 안 둬야 하는 상황인데 모면하려 걸음을 옮기니 내 뒤에 침까지 뱉으면서 저주를 퍼붓는다. 사실 이런 식의 대단히 공격적인 인종 공격은 유럽에서는 단 한 번도 겪은 적이 없다. 인종 차별은 분명 많이 겪었지만 말이다. 코로나 사태 이후에 흑인과 백인 트래시들로부터 이런 인종 혐오가 많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고매하고 부유한데다 진보적이기까지 한 백인 구역 동네에는 상점에도 하우스에도 온통 “Black Lives Matter” 구호가 붙어 있다. 오늘 백악관 뒤를 지나가는데 작년 봄 시위대가 16번가를 점령하여 큼직하게 “BLACK LIVES MATTER”로 아스팔트 위에 도색했던 것을 시장이 존치하기로 결정한 장소를 보았다. 이곳에는 <Black Lives Matter PLAZA>로 이름이 부여되어 최근 보수 공사 중이다.

 

1992년 LA의 흑인 폭동때도 백인 거주 지역으로 가는 길은 경찰이 완전히 막고 한인 지역으로 가는 길을 열어 놓고 흑인 폭도들이 한인 지역으로 몰려 가도록 만든 것도 그런 것이 아니었나.

 

간단하다. 차를 타면 조금은 더 안전하다. 좀비들이 앞에서 나타나면 눈의 셔터를 내려 버리고 우회하면 된다. 백인들에게는 멸시를, 비백인 유색 인종이나 흑인들에게는 적대감을 받으며 미국에서 투쟁하고 생존해 온 코리안 어메리칸들을 생각해 보게 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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